베트남으로 도주한 적색수배자의 갑작스런 송환요청, 비밀리에 송환팀이 급파된다!
서울에서 두 건의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첫 피살자인 투자회사 대표는 대낮에 여의도 한복판에서 총격으로 살해되고, 두 번째 피살자는 현직 경찰 정보관이다. 총기살인사건과 경찰살해사건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이지만, 두 건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어려워 경찰 수사는 난황을 겪고 있다.
그때 베트남으로 도주해 숨어 있던 금융사건 적색수배자 백상균이 베트남 경찰주재관 민준에게 송환을 요청하며, 두 사건의 범인을 지목한다.
이 작품은 펀드 횡령사기의 주범 백상균이 갑작스럽게 송환을 요청하면서 그를 데려오기 위해 급파된 비밀 송환팀의 활약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전체적으로 두 개의 이야기 구조로 전개되는데, 먼저 백상균의 송환을 두고, 얽혀버린 기관들의 속내가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경찰은 수사 주도권을 잡기 위해 송환팀에 베테랑 경찰들을 합류시키기로 하고, 국정원은 대공혐의점을 포착하면서 블랙요원을 은밀히 투입해 송환팀을 백업하는 동시에 감시한다. 대통령실은 백상균의 송환을 원치 않으며, 차라리 그가 베트남에서 제거되기를 바란다. 송환팀은 정부와 정보기관들의 서로 다른 계획들을 품고 베트남 하노이로 급파된다.
본격적인 송환작전이 펼쳐지는 베트남의 3박 4일이 이야기의 중심 스토리다. 자수한 적색수배자를 비행기에 태워 데려오기만 하는 일인 줄 알았지만, 정작 도착한 송환팀에겐 감당하기 어려운 난관들이 놓여 있다. 백상균의 일탈로 서서히 드러나는 내막은 송환팀을 혼란에 빠트리고, 이제 새로운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과연 이들은 온갖 장애물을 극복하고 무사히 적색수배자를 송환할 수 있을까?
베트남 배경으로 펼쳐지는 비공개 송환팀의 눈부신 활약
송환팀은 모두 네 명으로 구성되었으며, 경찰청 외사국의 이준 경감이 공식적인 팀장 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경찰특공대 출신의 대테러 전술 전문가 하반장이 송환팀 작전을 주도해 나간다. 서로 다른 계획을 가진 팀원들을 원팀으로 끌고 가는 리더이자, 신뢰받는 큰형님이다. 그의 조원이자 이번에 같이 합류한 강력계 박경사는 유도 국가대표 출신의 특채 경찰관으로 몸을 쓰는 데 능하고,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경찰청 외사국 인터폴계 이준 경감과 베트남 경찰주재관 김민준 경감은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한 사이로, 이번 송환작전을 이끌어낸 주역이다.
일사천리로 진행될 줄 알았던 송환은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한다. 하반장과 박경사는 적색수배자 송환에 대통령실까지 연루되었다는 걸 도착해서야 뒤늦게 알게 되고, 민준과 준에게 큰 배신감을 갖는다. 난처한 민준과 준은 작전에 더 많은 변수들이 섞여 있다는 걸 털어놓고, 경찰뿐만 아니라 검찰, 국정원, 대통령실까지 타깃을 노린다는 걸 알게 된다.
비공개 송환의 내막을 확인하자 송환팀은 납치와 총격에 대비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백상균의 연락을 기다린다.
이제 단순한 송환이 아니라는 걸 인식한 송환팀은 현지 사정을 모른 채 명령만 하달하는 소속 기관들의 무거운 압박감을 견뎌야 하는 한편, 국제적인 사태로 비화할 수 있는 폭발력 가진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삼중고 속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경찰들의 활약은 보는 내내 긴장감을 자아낼 뿐만 아니라, 경찰들의 심리에 깃든 불안과 위기감도 실감하게 된다.
전직 경찰 출신 변호사 작가가 경찰소설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 작품을 집필한 장우성 작가는 실제로 오랫동안 경찰의 길을 걸었다. 서울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장,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계장, 경기경찰청 수사과장 등을 역임하고, 경찰청 외사수사과장으로 퇴직했다. 현재는 유명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그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계장으로 근무할 때 광역수사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시나리오 감수 요청을 받았는데, 그때 감수한 작품들이 〈베테랑〉, 〈사바하〉 등이었다.
시나리오를 감수하면서 이것보다 더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어릴 적 꿈이 영화감독이었고, 고등학교 때는 영화 트리트먼트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던 작가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영상화에 대한 바람도 함께 담았다.
미리 본 독자들 대부분 영화처럼 장면들이 계속 떠올랐다고 할 만큼 작가는 경찰의 풍부하고 전문적인 경험을 녹여내 경찰 세계의 리얼리티와 디테일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의 마이클 코넬리나 일본의 요코야마 히데오와 같은 수준 높은 경찰소설 작가가 부재했던 한국에서 장우성 작가의 출현은 앞으로 미증유나 다름없는 한국 경찰소설 분야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