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속에서
제대로 된 질문은 제대로 된 인생을 만들어낸다. 특별히 인생의 전환점에서 던지는 질문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오순절 성령강림일에 세례를 받은 삼천여 명은 그들의 인생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에 있었다. 베드로의 복음 선포를 듣고 처음에는 너무 놀라서 혼란스러워했으나 곧바로 자신들이 가야 할 길의 방향을 묻는 질문을 던졌고, 그 결과 ‘그 길을 걷는 자’로서 구원받은 삶을 시작한다. ▷197쪽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그 길을 걷는 자’인 까닭은 바로 그리스도께서 “나는 길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 14,6)라고 선언하셨기 때문이다. ▷12쪽
우리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순간뿐 아니라 날마다의 일상에서도 자주 던져봐야 하는 질문들이 있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와 ‘나는 무엇을 찾고 있는가?’이다. 이는 하느님과 예수님이 인간에게 던지신 첫 번째 질문이기도 하다. 하느님이 인간에게 던지신 첫 번째 질문은 “너 어디에 있느냐?”(창세 3,9)이고, 예수님께서 인간에게 던지신 첫 번째 질문은 “무엇을 찾느냐?”(요한 1,38)이다. ▷198-199쪽
언젠가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 안에 있는 한 마리 양만 쓰다듬지 말고 우리 밖에 있는 아흔아홉 마리 양을 찾아 집을 나서라”고 당부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소수의 사람만을 상대하는 교회는 결국 병에 걸리고 맙니다. 양 떼를 찾아 밖으로 나가지 않고 은둔과 고립을 고집하는 목자는 목자가 아니라 양털을 꼬불꼬불 파마하는 데 시간을 쏟는 미용사일 뿐입니다." ▷70쪽
강론 내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언급이 한 번도 없었다면, 그것은 마치 표지에는 예수님이 그려져 있지만 본문에는 예수님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책과 같다고 할 수 있다. ▷187쪽
강론이 사람의 영혼을 깊이 건드렸다면, 그것을 들은 이는 다른 것에 관심을 쏟을 여지가 없을 것이다. 사목자를 붙들고 ‘칭송’하기보다, 오순절에 베드로의 복음 선포를 들었던 사람들처럼 ‘그렇게 살려면 제가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하고 묻게 될 것이다. ▷199쪽
완벽한 사람으로만 이루어진 교회 공동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공동체에서 살다 보면 다소 불편한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어쩌면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일 수도 있다. ▷3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