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뛰고, 함께 웃고,
때로는 기다려 주고 서로 다독이며
우리는 친구가 되었어요
오늘날 반려동물은 더 이상 집에서 기르는 동물이 아니에요. 나와 일상을 살아가는 가족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지요. 우리는 동물과 좋았던 순간, 힘들었던 순간을 함께하고 끈끈한 감정을 주고받습니다. 사람의 말로 대화를 할 수는 없지만, 몸짓 언어로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어요. 특히 어린 시절 갖는 반려동물과의 경험은 정서 발달에 도움을 줍니다. 다른 생명을 관심 있게 살피게 되고, 마음을 나누면서 감수성도 풍부해지지요.
책고래아이들 시리즈 신간 《오월이의 봄》은 봄처럼 아이들에게 찾아온 오월이의 풋풋하고 설레는 하루하루를 담은 동화입니다. 나리 학교 교장 선생님네 반려견 오월이는 점박이 오형제 중에서 막내였어요. 홀로 여섯 마리나 되는 강아지를 돌보던 할머니를 대신해 교장 선생님이 오월이를 키우게 되었어요. 친구도 없이 집 마당에서 노는 것이 심심했던 오월이에게 나리 학교 1학년 아이들이 찾아왔습니다. 학교 가는 길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러서 말을 걸어 주고 간식을 챙겨 주는 민이, 겉으로는 심술궂은 척 장난꾸러기이지만 오월이와 친해지고 싶은 진석이 등 마음씨 고운 아이들이 하나둘 다가옵니다.
민이의 새 운동화를 오월이가 물어 가면서 벌어진 소동, 아이들과 오월이가 숨이 멎을 듯 운동장을 뛰었던 운동회 날, 아빠의 출장길을 몰래 따라나섰다 혼쭐이 났던 일…. 소박하지만 가슴 뛰는 행복한 일상이 책장 곳곳에서 펼쳐집니다. 읽고 나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푸근해지고 입가에 미소를 짓게 되지요.
글을 쓴 민승희 작가는 오랫동안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아이들과 함께했어요. 아이들과 보낸 반짝이는 시간을 이야기 속에 정성 들여 녹여 냈지요. 책 속 곳곳에 아이들과 반려견 오월이를 향한 다정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또 시인, 수필가로 활동하며 쌓아 온 글에 대한 애정이 오롯이 작품에 담겨 있습니다. 정갈하고 서정적인 글이 독자의 마음에 잔잔하지만 긴 여운을 남깁니다.
《별 아저씨》, 《코끼리가 꼈어요》 등 그림책 작가로 작품 세계를 단단하게 다져 가고 있는 한담희 작가는 《오월이의 봄》에서도 개성 넘치는 그림으로 눈을 사로잡습니다. 나리 학교 아이들과 오월이의 모습을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표현해 글에 더욱 생생한 기운을 불어넣었지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만큼 버려지고 괴롭힘을 당하는 동물에 관한 소식도 종종 들려오곤 합니다.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요. 《오월이의 봄》은 반려견의 관점에서 본 세상의 모습이 담겨 있어요. 나와 함께 살아가는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생각해 보게 만들어요. 나아가 살아 숨 쉬는 존재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품게 해 주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