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속에서
“그럼 사사 언니네 회사 사람은 왜 죽은 건데?”
“꼬치.”
“꼬치?”
“사인은 닭꼬치구이의 꼬치야.”
언니는 만담가 같은 몸짓으로 보이지 않는 꼬치를 덥석 입에 무는 시늉을 했다.
“오노 씨는 그때 닭꼬치구이를 먹으면서 운전했대. 그런데 차가 충돌해서 에어백이 터졌고, 그 충격으로 꼬치가 목구멍 깊숙이 콱 박혀서…….”
48p.
“음, 그런 물리적인 이유가 아니라 말장난이나 한자 퀴즈와 비슷한 이유가 있다거나? 예를 들어 그 글씨를 쓰면 다른 단어로 보인다든가, 쓰는 방식으로 누가 썼는지 드러난다든가.”
“구체적으로, 이를테면?”
“거기까지는 아직. 아무 생각도 안 나.”
참으로 막연하다. 그 글씨를 쓰면 다른 단어로 보인다니……. 가타카나 ‘이(イ)’와 ‘히(ヒ)’를 합치면 한자 ‘화(化)’로 보인다, 뭐 그런 뜻일까. 그 아이들의 성씨에 그런 부수의 조합이 있었던가?
203p.
“‘설문 조사’라는 이야기야.”
“……제목이 단순해서 좋네.”
“줄거리는 이래. 한 여자가 거리에서 설문 조사를 받아. 유명한 화장품 회사의 시장조사였지.”
“흠흠.”
“여자는 사은품에 혹해서 설문에 응했는데, 자존심을 부려서 수입, 저축액, 직업 등을 조금 부풀려서 대답해.”
“호오.”
“그런데 그게 실은 납치범의 사전 조사라.”
“으엉?”
“불행하게도 납치 대상으로 점찍힌 그 여자는 얼마 후 납치돼서 살해당했다는 결말.”
231-23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