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속으로
한때 시장을 선도하던 기업이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과거의 성공 공식에 집착함으로써 몰락의 길을 밟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통 산업에서 장기간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던 회사가, 돌연 등장한 혁신 스타트업의 사업 모델에 대응하지 못해 급격히 시장에서 지위를 잃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과거 방식이 유효하다는 믿음에 사로잡혀 제품이나 서비스의 본질적인 혁신 대신, 이미 틀에 박힌 전략을 고집하는 사이, 소비자의 기호와 기술 환경은 빠르게 변화해 버린다. 결과적으로 경쟁에서 밀려난 회사는 시장 흐름에 뒤처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 p.26
제1원칙 사고는 과학의 본질적 발전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과학은 기본적으로 자연 현상 뒤에 숨겨진 법칙과 원리를 발견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가장 근본적인 진리를 찾는 제1원칙 사고와 밀접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다. p.51
스페이스X가 보여준 시스템적 접근은 우주 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정도로 강력한 영향을 끼쳤다. 이전까지 우주 산업은 국가 기관이나 일부 대기업만이 막대한 비용과 긴 시간의 개발 주기를 감수하며 주도했지만, 스페이스X는 시스템 전체를 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설계하는 방식을 통해 우주 진출의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추었다. 특히 로켓을 발사한 뒤 폐기하는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로켓을 반복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술적으로 증명해 업계 전반에 큰 충격을 주었다. p.92
뉴럴링크는 전극 소재와 형태뿐 아니라, 전극으로부터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신호처리 및 전송 방식까지도 근본적인 원리에서부터 새롭게 접근했다. 전극은 폴리이미드계 폴리머를 기반으로 만들어 생체 적합성을 높였고, 전극 표면을 PEDOT:PSS*나 이리듐 산화물과 같은 특수 재료로 처리하여 신호 감도를 극대화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신호 품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 p.111
‘가설적 사고(hypothetical thinking)’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설적 사고란 특정 아이디어나 해결책이 현재로서는 완벽하지 않거나 현실성이 떨어지더라도 일단 가능한 시나리오로 상정하고, 그 아이디어가 실제로 구현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상상하며 논리적으로 검증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에서 기존에 유통망이나 생산 방식, 기술적 제약 등을 당연히 받아들이지 않고 “이 제약이 없다고 가정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던져 본다면, 기존의 제약 조건을 제거한 상태에서 근본 요소를 새롭게 연결하고 결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 과정에서 때로는 너무나 극단적이거나 심지어 불가능해 보이는 아이디어도 가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p.150
페이팔은 기존의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었던 온라인 소액 결제 및 송금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개인과 소규모 사업자들이 훨씬 쉽고 저렴하게 온라인 거래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전자상거래의 성장을 촉진하는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 페이팔의 성공은 금융 거래의 본질을 파고들어 기존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한 제1원칙 사고의 또 다른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으며, 이후 핀테크(FinTech) 산업 발전의 중요한 기폭제가 되었다. p.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