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으로 전하는 사랑과 위로의 선물
― 지향, 이창봉, 신호철 3인 시화집 『선물』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겸임교수이고 지난 5월 1일 현대시학회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 이창봉 시인과 미국 시카고문인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향 시인, 역시 시카고문인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화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신호철 시인이 의기투합하여 삼인 삼색의 개성을 살린 시화집 『선물』(달아실 刊)을 펴냈다.
총 60편의 시-이창봉, 지향, 신호철 각각 20편-로 구성된 이번 시화집은 신호철 시인의 그림과 지향 시인의 사진을 함께 싣고 있다.
이창봉 시인은 서두에서 “어두운 터널 끝에 빛이 기다리고 있듯이 이 시집 속에 담긴 위로의 마음은 오로지 그대의 것”이라며 “지금은 힘들고 고독할지라도 이 순간도 결국은 지나갈 것입니다. 어둠이 짙을수록 별빛이 더 선명하게 빛나는 것처럼 어려운 시간은 결국 당신을 더 강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고통과 아픔을 닦아 줄 손길, 그 모든 감정이 지나가면 더 나은 날들이 다가올 것을 믿기에 소망을 이 시에 적어 드립니다. 시를 보고 걷는 한 당신은 푸른 초원에 닿을 수 있을 겁니다. 언제나 일어설 힘이 필요할 때 당신이 혼자라고 느낄 때 시들이 어둠 속에 빛나는 작은 위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라고 말한다.
지향 시인은 “슬픔의 무게는 얼마일까요?”라는 질문과 함께 “저마다 자기만의 추억을 안고 사는 사람의 마음은 무게가 있습니다. 지나온 시간만큼 후회와 회한으로 얼룩진 삶은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엇갈림, 희비극, 맞닥트림 같은 단어가 주는 무게감, 각자의 인생은 다 달라서 결코 우리는 각자 아픔의 무게들을 가늠하지 못합니다. 예상하기 힘든 무겁고 아픈 인생, 인생이 그렇네요. 별거 아니라고 손사래 쳐도 운명은 무거운 돌덩어리 같으니까요. 잘 가라 손 흔들 찰나에도 영원한 이별을 고하는 시간이 올 수 있으니까요. 새로운 시작은 손바닥으로 우리 삶의 무게를 재보는 것, 거기서부터 시작 아닐까요? 어릴 적 건빵 안에서 찾은 작은 별사탕 한 개로도 행복했던 마음. 오늘부터 행복이란 추억의 별을 마음의 주머니에서 모으면 어떨까요? 시 한 편에 눈물 한 방울, 글 한 줄에도 고개 끄덕일 수만 있다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그대들에게 언제나 반짝이는 별 주머니가 마음 한편에 가득해서 폭풍 같은 슬픔이 다가와도 한 개씩 꺼내보며 넉넉한 위로를 받기를, 행복도 불행도 기쁨도 슬픔도 당당하게 맞이하길 원하고 바라고 기다립니다.”라고 말한다.
신호철 시인은 “빈 들은 빈 들이 아니”라며 “빈 들이라 하지만 빈 곳은 없습니다. 땅속에는 셀 수 없는 씨앗이 잠자고 그곳을 걸을 때마다 발바닥이 간지러워요. 발끝을 세워 걸어야 해요. 한 톨의 씨앗도 깨워선 안 되니까요. 봄에 깨어나기 위해 씨앗들은 잠들어 있겠지요. 빈 들에도 셀 수 없는 단어들이 잠들어 있어요. 그를 깨울 때는 그는 깊이 잠들었고, 그가 나를 깨울 때는 너무 멀리 있었어요. 그와 내가 만날 특별한 시간과 장소는 없어요. 삶의 여러 갈래 길에서 만날 당신, 꿈틀려만 주세요. 봄을 기다리는, 빛나는 초록을 꿈꾸는 빈 들은 빈 들이 아니랍니다. 나와 네가 만나 피워낼 꽃 한 송이, 별 하나 품고 잠든 빈 들은 빈 들이 아니랍니다.”라고 말한다.
이창봉 시인, 지향 시인, 신호철 시인 세 사람 모두 자기만의 개성을 지녔지만, 이번 시화집이 독자들에게 ‘사랑과 위로의 선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서로 다르지 않다.
진짜 선물은 그 자체에 있지 않다. 진짜 선물은 선물을 고르는 마음과 선물을 포장하는 그 마음에 있다. 이번 시화집이 바로 그렇다. 당신에게 어떤 선물을 줄까 고민하는 마음, 어떻게 포장하면 좋을까 하는 그 마음, 그런 마음이야말로 이번 시화집이 당신에게 주는 진짜 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