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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문어 모자를 다시 쓰다


  • ISBN-13
    979-11-7040-333-3 (0481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열림원 / 도서출판열림원
  • 정가
    12,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04-3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서호준
  • 번역
    -
  • 메인주제어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시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215 * 130 mm, 120 Page

책소개

“차갑고 발랄한” 시로 “문학을 멀리까지 가져가 보는 모험”을 포기하지 않는 서호준 시인의 『그해 여름 문어 모자를 다시 쓰다』가 열림원 시인선 시리즈 ‘시-LIM’ 두 번째 시집으로 출간되었다. 전작 『소규모 팬클럽』, 『엔터 더 드래곤』에서 게임 서사와 언어를 시로 호출하며 “변방적 활력”을 발생시킨 그는 이번에는 더욱 정교한 말의 변칙들로 모험을 감행한다. 이번 신작 시집 『그해 여름 문어 모자를 다시 쓰다』는 서호준 시인이 정해진 경로를 거부하고 더 많은 낯선 것들과 접속하며 시의 지형을 확장한 모험 일지이다.

 

시집 곳곳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문어 모자”는 이 시집의 퀘스트 헬멧이다. 우스꽝스럽고, 다소 과장되어 있으며, 이상하게도 눈물이 나는 형태. 문어 모자를 다시 쓰는 순간, RPG 게임의 숨겨진 맵처럼 메타버스, 이세계물, 게임 서사, 비정규 노동, 번역되지 않는 감정들이 겹겹이 얽혀 나타난다. 익숙한 일상은 갑자기 낯설어지고, 엉뚱한 상상은 현실보다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무심하고 유쾌한 문장 안에는 ‘하루 더 버티기 위해 쓰는 시’, ‘삶의 부조리를 견디는 말의 힘’이 깃들어 있다. 서호준 시인의 시는 독자를 ‘읽는 자’에서 ‘행위하는 자’, 즉 ‘모험가’로 변화시킨다. 읽고 나면 쓰고 싶게 만드는 시, 기묘한 현실과 현실적인 기묘함을 바라보게 하는 시, 그리고 죽음을 사유하고 체험하게 만드는 시. 만약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세계가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이세계물”(「타일, 개, 맘무게」)처럼 느껴진다면, 이곳이 우리에게 맞지 않는다면, 우리는 ‘시’라는 “외부자의 언어”를 통해 다른 가능성의 문을 열 수밖에 없다. 우리는 다시 모험을 시작한다.

 

“하루 더 살기 위하여 시를 향해 돌진하는 바보 기사.

쓰기의 동맹, 오늘은 서호준과 함께 더 먼 곳으로 간다.”

—송승언(시인)

목차

시인의 말

 

1부 항구를 떠도는 철새

가벼운 마음

에그드랍

목공

비처럼 오르기

뼈 한 피에 두 대째

타일, 개, 맘무게

아울베어ㆍ예티

문어 모자

디 알파인

랜서

아홉 시 라이더

다음 엄마

눈 내린 다음 날

동명삼인

문어 모자

내 왼손은 맨손

갯벌 행진곡

털비누

 

2부 (?~?)

벽돌짐

이스마엘

디 알파인

그러나 8월에라도

돌아온 곳은 발코니

그해 여름

감귤 8톤 팔기

시인의 언덕

묵독

동명삼인

불안한 살인마와 너의 식탁은

벵골 놀이터

악령

불가리아 양치

해몽

 

3부 나의 누더기 지구

감귤 트럭

나는 슬픈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노력의 천재 푸네스

수염고래

문어 모자

열을 위한 회상

눈물 난사다

돌멩이와 돌멩이 요리사

디 알파인

켄터키 후라이드

어깨 위의 천사

미간의 일

시인 머리로 할 수 있는 몇 가지 놀이

보보타

나의 다정한 윤리 선생님

에스컬레이터에서 아기 돌보기

옷핀은 쉴 새 없는 피뢰침

(부록) 거개의 시

 

해설

시인의 언덕을 오르는 기사 이야기 | 송승언(시인)

본문인용

불빛이 꾸물거린다. 나는 트럭으로 돌아가 썰매 모터를 내렸다. 그리고 다음 의뢰에서 만나게 될 목격자들에게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악당이 되는 걸 받아들여야 인간이 될 수 있다고.

_「목공」에서

 

말을 전하는 데에는 두 사람이 필요하다. 잊는 데에는 온 세상이 필요하고

_「타일, 개, 맘무게」에서

 

요즘에는 다녀온 뒤 또 다녀오고 또 다녀온 사람도 많고, 돌아오지 못한 사람이 꼭 전해 달라고 쓴 수기도 유통되어 만만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모험이라는 건 죽음을 옆구리에 끼고 다음 기수에게 전달하는 것이라는 말은 꼭 해야겠다.

_「아울베어ㆍ예티」에서

 

입과 코를 가린 사람들 광장에 모인다

너는 달리면서 시를 썼다

어쨌든 몸을 반복적으로 움직이면 쓰게 되는 그것은 몸으로 쓴 시가 아닐 것이다

굳이 메뉴에 없는 이름을 그렇게 큰 소리로 외쳐 대는 게

 

위안이 될 수 있다는 거

_「랜서」에서

 

아무래도 생몰연대는 (?~?)가 보기 좋았다

곱게 태어나지 못해서 곱게 죽지 못했다는 뜻

그러면 이입할 수 있으니까

이상한 이모티콘 같기도 하고

우는지 미친 사람인지 알 수 없을 때

세계의

통각이 열린다

_「아홉 시 라이더」에서

 

그해 여름 파도를 데려왔소. 입술이 푸른 사람. 입술 주변에 오그라드는 반월 무늬를 두른 사람. 그해 여름 문어 모자를 다시 쓰다. 갈빗대를 간질이는 편지 한 통 받다. 양편에 길게 솟은 잔투리나무들이 사례들려 여름을 간헐적으로 뱉다. 나가 볼까, 나가면 바로 있을까.

_「그해 여름」에서

 

시인이 되려면 자가 한 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아빠가

감시 카메라 눈치를 보며

벽에다

엄청 긴 낙서를 하면서

 

또 시인이 되려면

곤조가 있어야 한댔는데

그 말까지 듣고는 언덕

정상까지

힘을 내 볼 수 있었던 것이다

_「시인의 언덕」에서

 

당신은 무엇을 보셨습니까, 유령을 보았습니다, 은행 벽을 통과했습니까, 우리 모두를 통과했습니다. 진술이 전부 일치했으므로 유령은 항변할 수 없었다. 그보다는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유령은 빈 이마를 쓰다듬으며 자신이 왜 죽었는지를 떠올렸다.

_「묵독」에서

 

나는 그가 내리는 메시지에 집중했다. 그것은 은유투성이로 자꾸 삶을 무언가에 빗대어 번역하기 곤란했으며 마치 삶을 한꺼번에 살아 버린 것마냥

실성하였음.

_「눈물 난사다」에서

 

그는 시 속에 산다. 암자가 있고, 새벽부터 물을 길어 온다. 시를 읽어 볼까. 그러나 그는 시를 읽지 않고 시가 보이면. 사랑해. 머리만 내놓고 말하는 것이다.

 

물이 넘치고 있다.

 

너는 네가 쓴 시를 읽는다. 좋아. 그가 머뭇거린다.

_「(부록) 거개의 시」에서

서평

이세계(異世界)와 이 세계를 넘나드는 모험의 시, 

시를 향해 돌진하는 바보 기사

서호준의 세 번째 신작 시집 『그해 여름 문어 모자를 다시 쓰다』

 

“차갑고 발랄한” 시로 “문학을 멀리까지 가져가 보는 모험”을 포기하지 않는 서호준 시인의 『그해 여름 문어 모자를 다시 쓰다』가 열림원 시인선 시리즈 ‘시-LIM’ 두 번째 시집으로 출간되었다. 전작 『소규모 팬클럽』, 『엔터 더 드래곤』에서 게임 서사와 언어를 시로 호출하며 “변방적 활력”을 발생시킨 그는 이번에는 더욱 정교한 말의 변칙들로 모험을 감행한다. 이번 신작 시집 『그해 여름 문어 모자를 다시 쓰다』는 서호준 시인이 정해진 경로를 거부하고 더 많은 낯선 것들과 접속하며 시의 지형을 확장한 모험 일지이다.

 

시집 곳곳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문어 모자”는 이 시집의 퀘스트 헬멧이다. 우스꽝스럽고, 다소 과장되어 있으며, 이상하게도 눈물이 나는 형태. 문어 모자를 다시 쓰는 순간, RPG 게임의 숨겨진 맵처럼 메타버스, 이세계물, 게임 서사, 비정규 노동, 번역되지 않는 감정들이 겹겹이 얽혀 나타난다. 익숙한 일상은 갑자기 낯설어지고, 엉뚱한 상상은 현실보다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무심하고 유쾌한 문장 안에는 ‘하루 더 버티기 위해 쓰는 시’, ‘삶의 부조리를 견디는 말의 힘’이 깃들어 있다. 서호준 시인의 시는 독자를 ‘읽는 자’에서 ‘행위하는 자’, 즉 ‘모험가’로 변화시킨다. 읽고 나면 쓰고 싶게 만드는 시, 기묘한 현실과 현실적인 기묘함을 바라보게 하는 시, 그리고 죽음을 사유하고 체험하게 만드는 시. 만약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세계가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이세계물”(「타일, 개, 맘무게」)처럼 느껴진다면, 이곳이 우리에게 맞지 않는다면, 우리는 ‘시’라는 “외부자의 언어”를 통해 다른 가능성의 문을 열 수밖에 없다. 우리는 다시 모험을 시작한다.

 

“하루 더 살기 위하여 시를 향해 돌진하는 바보 기사.

쓰기의 동맹, 오늘은 서호준과 함께 더 먼 곳으로 간다.”

—송승언(시인)

 

“죽고 싶다고 말하는 건 

우리의 스포츠잖아.”

 

내일 죽을 사람의 말투로 

오늘을 쓰는 유머 감각

 

이 시집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퀘스트 아이템, “문어 모자”는 단지 장난스러운 장식이 아니다. 그것은 ‘살기 위해 쓰는’ 행위의 헬멧이며, 현실을 통과하기 위해 필요한 갑옷이다. 이 모자를 쓰고 서호준의 화자는 죽지 못한 자(반-존재)들의 이세계를 유영한다. 현실의 규칙과 시의 규칙, 문법과 서사, 정체성과 어조가 고르지 않은 페이스로 흔들리며 중첩되는 문장들. 그것은 일종의 버그처럼 생겨났다가 일시적 광휘를 발하고, 곧 다시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사라진다. 그러나 그 자리에 남는 건 어떤 감정도, 명확한 개념도 아닌, 그냥 어딘가를 떠도는 “동맹”의 가능성이다. 

 

“말을 전하는 데에는 두 사람이 필요하다.

잊는 데에는 온 세상이 필요하고”

 

무력한 존재들의 연대

이름 없는 감정의 교환, 말없는 동행

 

『그해 여름 문어 모자를 다시 쓰다』는 바로 그 ‘포털’로 기능한다. 이 시집을 읽는다는 것은 정해진 의미를 해석하는 행위가 아니라, 다른 세계의 규칙을 스스로 다시 짜는 참여자, 곧 모험가가 되는 일이다. 게임, 애니메이션, 이세계물, 인디 감성, 소규모 팬덤의 언어로 이루어진 이 시집은,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도피가 아니라 현실을 변주하고 돌파하기 위한 시적 장비다. 시인과 함께 낯선 맵을 돌파하며, 독자 역시 “하루 더 살기 위하여 시를 향해 돌진하는 바보 기사”가 된다. 이 시집의 핵심적인 상징인 “문어 모자”를 쓰고 출발하자. 우스꽝스럽고 이상하며, 어딘가 눈물이 나는 형태. 그것을 다시 쓴다는 것은 다시 출발하겠다는 의지이자, 다시 살아 보겠다는 선언이다.

저자소개

저자 : 서호준
198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2016년 독립 문예지 『더 멀리』를 통해 시를 발표하기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소규모 팬클럽』 『엔터 더 드래곤』이 있다. 현재 인디 게임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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