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사람을 살린 돼지 ‘구진심’이 전해 주는 다양한 동물 이야기는
쉽고 재밌지만, 깊고 불편하기도 합니다. ‘동물권’이란 단어를 애써 쓰지 않아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배우게 됩니다.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서
동물을 존중하는 법을 알려 주고 싶다면 천천히 읽어 주기에 좋은 책입니다.
•남형도_머니투데이 기자, 작가
생김새가 다르고 사는 방식이 다를 뿐 동물도 기쁨과 슬픔과 고통을 느끼는,
똑같이 소중한 생명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 사실을 종종 잊어버리는 친구들에게
이 동화를 권합니다. 이야기 속 동물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세요.
•박재호_전 TV동물농장 방송작가
“사는 동안이라도 행복하고 싶어요!”
사연 있는 동물들이 진심으로 전하는 우리 곁 동물 이야기
우리 인간의 삶은 동물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습니다. 동물의 고기를 먹고, 동물의 털을 가공해 입으며, 동물의 터전을 파고들어 살 집을 짓고, 동물의 희생을 오락 삼아 즐거움을 얻기도 해요. 이처럼 기본적인 인간 활동은 동물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동물이 사람을 살리고 있는 셈이지요. 하지만 이용하고 나면 가차 없이 버리는 인간 때문에 동물은 고통받고 있습니다. 빠르게 멸종하고 있습니다.
《반려 돼지 구진심의 특별한 동물 상담》은 눈에 직접 보이지 않아 잘 와 닿지 않는 동물권의 현실을 담은 동화예요. 쓰러진 엄마를 구해 일약 슈퍼스타가 된 반려 돼지 ‘구진심’의 목소리(SNS)를 통해 사람들의 이기심 때문에 고통받는 동물들의 현실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들려주어요. 이 이야기는 인간이 동물들 덕분에 살고 있다는 것, 동물도 존중받아야 할 귀한 생명이라는 것, 그래서 동물의 삶을 함부로 훼손해선 안 된다는 것을 알려 주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골똘히 생각해 보는 시간을 선사합니다.
1. 인간과 동물을 이어 주는 사랑스런 돼지 ‘구진심’ 이야기
이 책의 주인공 돼지 구진심은 인간과 동물의 언어를 모두 이해하는 캐릭터로, 인간에게 동물의 실상을 전하는 매개자 역할을 해요. 처음에 진심이는 믿기지 않을 만큼 처참하게 살고 있는 동물들을 만나거나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큰 충격을 받아요. 이 세상 모든 동물들이 자신처럼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행복하게 사는 줄 알았으니까요.
그러나 좁고 지저분한 공간에서 열악하게 살아가는 축산 돼지, 산 채로 털을 뽑히며 피를 흘리는 오리,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화장품 안전성 실험에 이용되는 토끼, 삶을 송두리째 뺏기고 구경거리로 전락한 오랑우탄, 평화로운 터전에서 쫓겨나 도로에서 죽음을 당하는 고라니, 관광객 때문에 잠조차 편히 잘 수 없는 안경원숭이를 보며 가려져 있던 진실을 조금씩 깨달아요. 생각보다 많은 동물들이 자유롭게 먹고, 마시고, 움직이는 기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을요.
진심이는 아주 작은 힘일지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행동하기로 합니다.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사람들에게 동물의 실상을 알리고, 댓글로 소통하면서 동물 복지․동물의 권리․동물의 행복에 대해 진심을 담아 목소리를 내요. 진심이의 이러한 모습은, 속속들이 알지 못하더라도 동물들의 현실을 인지하고, 관심을 가지고, 작은 행동이라도 실천에 옮기는 것이야말로 동물이 보다 행복해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2. 동물의 아픔을 공감하고 동물권을 지켜주세요
인간과 삶의 방식이 다르다고, 인간처럼 말하지 못한다고 해서 동물에게 권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부터 인간의 먹거리가 되려고, 인간 대신 위험한 실험에 이용되려고, 인간에게 따뜻한 털을 주려고 태어난 것은 아니지요. 동물도 인간만큼이나 소중한 생명이며, 그 누구도 동물이 행복할 권리를 뺏을 수는 없어요. 인간의 편의를 위해 동물이 사육되고 희생되는 현실을 완전히 바꾸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동물들이 사는 동안만이라도 최소한의 배려와 존중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 인간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동물의 행복한 공존을 위해 함께 노력해요
이 이야기를 쓴 안지은 작가는 책 말미에 ‘인간은 동물 덕에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지만, 동물은 인간 덕분에 풍요롭고 행복하게 사느냐’고 묻습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대답하기 어려울 거예요. 오히려 부끄럽고, 동물들에게 미안해서 절로 고개가 떨어질 것입니다. 지금처럼 아무렇지 않게 생태계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을 이용하는 대상으로만 본다면, 우리 인간의 삶도 머지않아 무너져 내릴 거예요. 이 책은 동물의 아픈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어 줄 것입니다.
3. 귀엽고 풍성한 그림에 담긴 따뜻한 세상
이 책의 진짜 주인공은 진심이를 찾아온 동물들입니다. 하나같이 어렵고 고되게 살고 있어서 짠하고 불편한 마음이 들지요. 그럼에도 이 동화가 마냥 슬프지 않은 이유는, 더 나은 삶을 갈망하는 동물들의 희망찬 미래와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차츰 변해 가는 사람들의 면면을 밝고 풍성하게 표현해 준 그림 덕분입니다. 또한 단순히 동물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기보다, 동물들의 힘듦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돕는 상징적인 그림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글뿐 아니라, 그림을 보면서도 독자들이 많은 것을 느끼고 곱씹어 볼 수 있습니다.
❚ 줄거리
내 이름은 구진심 : 구진수 씨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는 반려 돼지 진심이는 갑자기 쓰러진 엄마를 구한 일이 방송을 타면서 하루아침에 SNS 스타가 됩니다. 조금은 인기에 취한 진심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돼지도 깨끗한 게 좋아 : 진심이는 가족과 나들이를 가던 중, 우연히 축산 돼지 트럭과 마주치고 짐짝처럼 실려 있는 점박이와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그제야 축산 돼지의 열악한 사육 환경을 듣고 큰 충격을 받은 진심이는, 그날 밤 SNS에 가족의 화목한 일상 대신 점박이의 이야기를 올립니다.
오리답게 살고 싶어 : 늦은 밤 하얀 오리가 찾아와 진심이에게 하소연을 합니다. 사람들 패딩을 만드는 데 필요한 털은 얼마든지 내줄 수 있는데, 너무 아프고 고통스럽다고 말이에요. 진심이는 명심 오빠의 오리털 패딩을 떠올리며, SNS에 털이 뽑힐 때 오리가 겪는 고통을 헤아려 달라고 말합니다.
토끼의 눈을 지켜 줘 : 토끼가 진심이를 찾아와 친구가 실험실에서 목이 부러져 죽었다는 끔찍한 이야기를 전해요. 진심이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말하는 토끼의 놀라운 사연을 듣고, 토끼에게 4723호 대신 ‘예쁜 눈’이라는 새 이름을 지어 줍니다.
고라니가 먼저 살고 있었어 : 옆 동네 아파트에 새끼 고라니가 나타났다는 뉴스를 보고, 진심이는 근린공원에서 늘 마주치던 바로 그 고라니라는 것을 알아채요. 서둘러 공원에 간 진심이는 어미 고라니에게서 도시 개발로 인해 터전을 잃고 로드킬을 당하는 동물들의 비애를 듣게 됩니다.
오랑우탄은 구경거리가 아니야 : 사람들이 스타 오랑우탄 탄이에게 열광하지만, 동물보호단체가 탄이를 해방시켜야 한다고 시위를 벌입니다. 진심이는 사람들의 구경거리로 살아가는 전시동물의 현실을 알게 되고, 자신이 언론 취재에 시달렸던 경험을 토대로 전시동물의 고달픔을 호소하는 글을 올립니다.
안경원숭이를 깨우지 마 : 진심이는 명심 오빠가 필리핀 보홀에서 안경원숭이 보호 시위에 참가한 사실을 뉴스로 접하고 깜짝 놀랍니다. 그리고 자신이 동물복지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낸 것이 명심 오빠를 변화시킨 계기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