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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되는 아이들

미디어 세상에서 현명한 부모로 살기


  • ISBN-13
    979-11-6909-385-9 (03180)
  • 출판사 / 임프린트
    주식회사 글항아리 / 주식회사 글항아리
  • 정가
    17,5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05-01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송지혜 , 박소영 , 김은주 , 박성열 , 김희연 , 홍지선 , 박민현 , 이태엽
  • 번역
    -
  • 메인주제어
    육아: 이슈 및 조언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디지털 #미디어 #중독 #육아 #아동 #청소년 #디지털네이티브 #육아: 이슈 및 조언
  • 도서유형
    종이책, 반양장/소프트커버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0 * 200 mm, 260 Page

책소개

“아이들은 점점 중독되고 있다

중독에 취약한 뇌를 우리는 보호할 의무가 있다”

 

내 아이는 스마트폰에 중독된 걸까

정신건강의학과 여덟 명의 조언

 

요즘 부모들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라면 의사들은 단연 이것을 꼽는다. “아이가 스마트폰에 중독된 것 같아요.” 때로 이런 질문이 덧붙여지기도 한다. 하루에 10시간씩 하는데 중독이 아닐 수 있나요? 미디어 때문에 틱이 발생하기도 하나요? 지금이라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리 고민해도 또렷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 건 정말로 정답이 없어서다. 미디어 세상을 미리 겪어본 인류는 없다. 모두에게 처음이니 시행착오를 통해 형성된 직관도 없다. 그러나 가장 믿을 만한 조언은 있다. 중독된 아이들을 직접 만나고, 최신 연구를 검토하면서 지식을 쌓은 의사들의 조언이다.

이 책은 위와 같은 질문을 매일같이 받아온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여덟 명이 집필한 것이다. 이들이 소속된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의 ‘속마음 시리즈’는 그동안 부모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문제들을 다뤄왔다. 친구 없는 자녀들의 고민을 다룬 『아이들이 사회를 만날 때』, 학습 능력 향상법을 다룬 『공부하는 뇌, 성장하는 마음』에 이어 이번 『중독되는 아이들』에선 미디어 문제를 논한다.

간결하고도 단호한 의사들의 말은 믿음직하다. 모호한 서술로 자의적인 해석을 요하는 구절은 없다. 저자들은 명확하고도 구체적인 서술로 정보를 일상과 연결시킨다. 예컨대 ‘미디어를 최대한 멀리하는 게 좋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적어도 생후 18개월까지는 미디어 노출을 일절 금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하루에 몇 시간 이상 게임을 하면 중독’이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게임 중독은 시간보단 영향 면에서 따져봐야 할 개념으로, 물질 중독과 행위 중독 가운데 무엇에 더 가까운지 연구 중’이라고 말한다. 답변들 사이사이에 소소한 팁들도 있다. 영상통화는 괜찮은지, 미디어를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할지, 사용 시간은 어떻게 모니터링하면 좋은지……. 책은 미디어의 모든 면을 아우르고 있다.

 

 

유아기에는 왜 미디어를 전면 금지해야 하나 

뇌 발달에 미디어가 미치는 영향

 

전반부에서는 아이들의 발달을 단계별로 조명한다. 대부분의 시간을 부모와 보내는 유아기부터 학교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학령기, 아이와 어른의 경계에서 갈팡질팡하는 청소년기까지.

그중 유아기는 미디어 노출에 가장 조심스러워야 할 시기다. 이 시기 아이들의 뇌에선 ‘기초 공사’가 한창이다. 보고 듣고 만진 모든 것이 뉴런 사이를 이으며 시냅스를 형성한다. 식물의 가지치기를 떠올려보면 쉽다. 생후 2~3년까지 시냅스(가지)가 무작정 늘어났다가, 생후 6년쯤 되었을 땐 자주 사용된 시냅스(건강한 가지)만 남기면서 뇌의 효율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유아기에 디지털 미디어를 많이 사용한다면 그와 관련된 시냅스가 많이 남는다. 그런데 미디어는 매우 직관적이고 단편적이다.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기에 전두엽을 자극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그 활성을 떨어뜨린다. 전두엽이 인지 발달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익히 들어 알 것이다. 사고력과 자기 조절력, 문제 해결 능력 등을 관장하는 영역이 미디어 때문에 방치된다면, 이 부분이 ‘잔가지’로 취급될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학령기엔 미디어가 학습에 영향을 미친다. 길고 복잡한 글 대신 짧고 단편적인 콘텐츠를 즐기다보니 문해력이 떨어진다. 섬뜩한 것은 문해력과 함께 공감 능력도 저하된다는 점이다. 우리는 읽기를 통해 겪어보지 못한 세계를 상상하며 타인을 이해해간다. 한편 짧게 토막 난 미디어 콘텐츠는 깊은 공감을 이끌기엔 불충분해 공감 능력이 점점 쇠퇴할 수 있다.

물론 미디어가 학습을 방해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쇄물보다 미디어가 학습에 더 효과적인 조건도 분명 존재했다. 예컨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에게 이야기 텍스트를 학습시킬 때는 디지털 미디어가 더 효과적이었다. 더 근사한 것은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인쇄물로는 읽기 학습이 어려운 난독증 아동이라도 디지털 기기가 제공하는 기능과 함께라면 텍스트를 완주할 수 있다. 텍스트를 음성으로 만들어주는 TTS나, 텍스트와 함께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를 활용하는 멀티모달 학습 등이다. 영어에 한정된 이야기긴 하지만 난독증 친화적 글꼴(Dyslexic, OpenDyslexic 등)도 개발돼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청소년기에는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이 시기 아이들의 뇌에선 또 한 번 대공사가 벌어진다. 편도체, 해마, 시상하부 등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가 폭발적으로 발달한다. 인지 기능을 맡는 전두엽도 한편에서 열심히 발달 중이지만 변연계의 속도를 따라잡긴 어렵다. 결과적으로 이성보다 감성의 힘이 더 센 불균형이 초래된다. 이것이 사춘기의 본질이다.

이성보다 감성의 힘이 더 강한 이때는 미디어를 조절하기도 쉽지 않다. 호기심이 강하고 충동성이 높은 데다, 멋진 모습으로 또래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도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대체로 미디어 조절을 힘들어한다고 해서, 과도한 미디어 사용을 청소년기의 특징쯤으로 치부하고 간과해선 안 된다. 어떤 청소년은 정신적 어려움과 사투하는 과정에서 미디어에 과도하게 의존하기도 한다. 외로움을 잊어보고자 SNS에 탐닉하거나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자 게임에 빠져드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미디어는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할 유일한 창구일 수 있다. 야단치거나 미디어를 금지하는 것보다는 그 수면 아래를 들여다보는 게 우선이다.

 

 

정서적 전염에 대한 우려

ADHD 치료제로 인정받은 기능성 게임

 

책은 후반부에서 더 구체적인 문제들로 나아간다. 아이들의 일상을 지배하는 SNS부터 부모들의 원성이 자자한 게임 중독, 갈수록 더 복잡해지는 디지털 범죄까지.

그중 SNS는 이미 사회의 연장이 된 지 오래다. 일상의 즐거움을 나누고 또래와 교류하는 플랫폼에서 얼마나 심각한 일이 벌어질까 싶지만 실상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한 예로 트위터에는 ‘#우울계’ 해시태그를 달고 활동하는 계정들이 있다. 자신의 우울감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계정들이다.

문제는 이런 교류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감정은 ‘정서적 전염’을 통해 남에게 옮아갈 수 있고, 이 현상은 SNS에서 유독 강하게 나타난다. 우울한 사람끼리 모여 있다면 우울감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 계정 특성상 자해나 자살을 자주 언급하는데 이는 곧 친숙함으로 이어진다. ‘우울계’에선 스스로를 해치고 싶다는 생각은 물론 생각을 실행으로 옮겼다는 인증 사진, 자해나 자살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까지 공유된다. 그 속에서 청소년은 점차 자신의 고통이 평범한 것이라 생각하게 되고, 실제로 자신을 해칠 수 있다.

게임은 어떨까. 게임을 많이 하는 아이를 두고 ‘중독자’라며 꾸짖긴 하지만, 과연 약물 중독처럼 심각한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게임 중독은 실제로 학계에서 연구되고 있는 개념이다. 2013년에는 DSM에 ‘인터넷 게임 장애’가 조건부 진단으로 추가됐고, 2018년에는 ICD에 ‘게임 장애’가 공식 등재됐다.

여기서도 짚어봐야 할 것은 과도한 게임 사용의 기저에 정신적 어려움이 숨어 있진 않은가 하는 점이다. 게임 중독에 가장 취약한 질환은 단연 ADHD다. ADHD는 질환 특성상 자극 추구와 보상 민감성이 높아, 자극 및 보상이 무수하게 이뤄지는 게임 속 세상에 더 깊이 빠져든다. 이 문제로 진료실을 찾는 학생 대부분이 ADHD만 치료해도 중독 문제가 함께 줄곤 한다. 그러나 게임이 이들에게 위험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단순 오락이 아닌 학습과 감정 조절 등을 목표로 삼는 ‘기능성 게임’은 ADHD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엔데버Rx’라는 기능성 게임은 ADHD 치료제로서 FDA의 승인을 받기도 했다.

SNS와 게임 이상으로 부모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디지털 범죄다. 기껏해야 피싱 사기 정도만 접해봤을 부모 세대에게 뉴스 속 이야기는 낯설기만 하다. 아이들이 온라인 도박에 참여하다니. 모르는 사람에게 불건전한 요구를 당하거나, 성적인 영상에 얼굴이 합성돼 고통받는다니……. 직접 관찰할 수 없는 영역에서 끔찍한 일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무기력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이 책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응하는 방법 또한 수록했다. 어떤 법률로 처벌할 수 있는지, 증거는 어떻게 모아야 하는지 등을 포함해 유형별로 대응하는 방법을 상세히 다루었다. 아이가 그루밍 범죄를 당했는데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면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정황 증거만으로도 사건 접수가 가능하고, 증거가 삭제됐다면 포렌식도 할 수 있으니 저자들의 구체적인 조언을 참고해보자.

 

 

진료실에서의 상담 및 치료 경험과 뇌 연구를 기반으로 쓰인 이 책은 자녀들의 사례를 유형별, 문제별로 구체적으로 알려줘 실용성이 뛰어나다. 저자들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미디어 사용 규칙이다. 이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식사 때나 잠자리에선 미디어 사용을 금해야 한다. 가족 간의 감정 교류나 신체 발달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둘째, 부모부터 사용을 줄여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흉내 내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무작정 통제하는 것보다 충분히 사랑해주는 게 우선이다. 미디어 중독은 정신적 어려움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아 정신적으로 건강하면 애초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낮고, 만에 하나 생기더라도 바로잡기 더 쉽다.

아이들의 뇌는 쉽게 변한다. 미디어에 영향을 더 쉽게 받지만, 그만큼 회복도 더 빠르게 한다. 늦었다며 단념하지 말고 하나라도 시도해보자. 변화는 아주 작은 곳에서부터, 이를테면 가족 모두의 스크린 타임을 확인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목차

머리말_김은주

 

1장 미디어와 함께하는 슬기로운 육아생활 | 송지혜

전자기기 사용에 관한 이야기는 정말 피하고 싶었다 | 시작은 텔레비전이었다 | 아이들은 자라고 나는 전자기기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 모든 채널마다 밀고 당김이 생기더라 | 드디어 스마트폰이다 | 나의 육아 동지들에게

 

2장 디지털 네이티브의 뇌 | 박소영

유아기 미디어, 얼마나 두려워해야 하는가 | 뇌의 기초 공사 시기 | 건강한 두뇌 발달을 위한 원칙 | 미디어가 아이의 뇌에 미치는 영향 | 현명한 미디어 사용을 위해 기억해야 할 세 가지 | 아이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 | Q&A

 

3장 초등학생 공부와 미디어: 친구일까, 방해꾼일까? | 김은주

초등학생의 현실과 발달 과제 | 아이의 일상에 침투하는 미디어 | 읽기 능력은 퇴보하고 있을까 | 아이의 특성에 따른 읽기 교육 전략 | 생성형 AI가 만들어주는 새로운 길 | 부모와 아이가 함께

 

4장 중독에 취약한 청소년의 뇌 | 박성열

청소년기의 시작, 사춘기 | 청소년은 왜 그럴까 | 청소년을 유혹하는 디지털 미디어 | 청소년 중에서도 유독 취약한 | 청소년기 미디어 사용의 실제 | 디지털 미디어는 중요한 도구다

 

5장 아이들의 감정, SNS 속에서 흔들리다 | 김희연

SNS의 선물 같은 면 | 화려한 연결의 이면 | 우울을 공유하다 | 경계를 허무는 따돌림 | 틱톡 속 완벽함의 함정 | 가짜 영상, 진짜 상처 | 밤을 삼킨 SNS

 

6장 게임에 빠진 아이들 | 홍지선

아이들은 왜 게임에 빠져들까 | 인터넷 게임 중독이란 | 게임 중독은 정말 ‘중독’일까 | 게임 중독에 더 취약한 아이들이 있다면 | 어떻게 나타나며,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 인터넷 게임이 발달에 긍정적일 수도 있을까

 

7장 디지털 세상 속 아이들을 노리다 | 박민현

디지털 세상의 그늘 | 금전부터 개인정보까지 | 가장 짙은 그림자, 디지털 성범죄 | 디지털 범죄의 상처 | 상처에서 벗어나려면

 

8장 미디어 사용의 현재와 우리가 앞으로 할 수 있는 것 | 이태엽

미디어 사용의 현황 | 미디어 사용에 대한 생각 | 미디어 사용을 규제해야 할까 | 아이 대상 광고와 디지털 리터러시 | 우리 가족만의 미디어 사용 계획 만들기

 

참고문헌

본문인용

왜 엄마들이 진료실에서 죄책감에 관해 말하는지 깨닫는 순간이었다. 살다보면 힘들어서 텔레비전 좀 많이 틀어줄 수도 있지 그것 때문에 틱이 생기거나 하진 않으니 자책 마시라던 내 위로는 나 자신에게도 와닿지 않았다. 나의 전문성은 틱에 대한 원인, 유병률, 예후, 동반 질환에 대해 읊고 있었지만 나의 가슴은 텔레비전 앞에 아이를 앉혀놓았던 스스로를 원망했고, 나의 눈은 아이가 몇 번 눈을 깜박이는지 세고 있었다._16쪽.

 

우리 뇌에는 특정 시기에 반드시 특정 자극을 받고 성장해야만 하는 ‘결정 시기’가 있다. 사고력과 자기 조절력, 문제 해결 능력 등을 관장하는 전두엽은 만 3세경부터 활발하게 발달한다. 이 시기에 미디어에 만성적으로 노출된다면 아이는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자극을 전두엽을 거치지 않고 흡수하게 된다. 문제는 이때가 전두엽을 가장 활발히 써야 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이로써 아이는 곰곰이 생각하거나 주의 집중을 유지할 힘을 키우지 못하고 바로 만족감을 주는 자극만 쫓게 된다. 이것이 반복되면 결국 깊이 생각하여 실행에 옮기는 능력을 키울 기회를 잃게 되고, 이는 집중력과 문해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_59쪽.

 

인간의 인지 능력은 매우 제한적이라 우리 뇌는 한 번에 한두 가지 생각밖에 하지 못한다. 어떤 아이가 공부하면서 자주 SNS 메시지를 확인한다면, 그 메시지를 보는 시간뿐 아니라 주의를 다시 공부로 전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까지 손실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제 전환’에 시간을 많이 쓰는 사람은 과제 수행 속도가 더 느리고, 실수가 잦고, 창의성이 덜하며, 자신이 하는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로 증명되고 있다._86쪽.

 

청소년기의 이런 변화는 전두엽 기능이 미숙해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인간의 뇌는 성인기에 접어들 때까지 지속적으로 발달하고 전두엽도 뇌의 한 영역으로서 함께 발달하고 있을 텐데, 미숙함으로 인한 문제가 유소년기가 아닌 청소년기에 두드러지는 건 왜일까? 그 이유는 뇌 영역마다의 발달 속도 차이에 있다. (…) 전두엽은 다른 영역에 비해 발달 속도가 느려서 상대적으로 미숙해진 것이다._113쪽.

 

두 사례 모두 정서적 어려움이 생기자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고, 과도한 사용으로 문제가 악화되자 디지털 기기에 더더욱 의존하게 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일부만 보면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이 정신 건강 문제를 유발한 듯하지만, 전체를 보면 정서적 문제 때문에 디지털 기기 사용이 증가하고 그것이 다시 정신 건강 문제를 악화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 SNS와 게임에만 주목해 그 시간부터 줄이는 것은, 그나마 그것들로 불편한 감정을 해소하며 버티고 있던 아이들의 마지막 보루를 제거하는 셈이 된다._133쪽.

 

아이들은 SNS에서 자신과 타인 사이의 ‘상향 비교’를 자주 경험한다. (…) 이러한 상향 비교는 자기 비하와 반추로 뻗어나갈 수 있다.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반복해서 되새기는 반추는 우울감과 심리적 고립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 트위터의 ‘우울계’ 등은 아이들에게 공감과 위안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감정 표현에 우울감이 정당화되거나 더 심해지는 악순환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감정 표현의 기회나 사회적 지지를 제공하는 한편 비교와 반추를 촉진해 심리적 고립을 강화하는 것이다._151쪽.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게임도 있다. 교육이나 치료, 훈련을 위해 개발된 게임인 ‘기능성 게임’이 그러한데, 단순 오락을 넘어 실질적인 문제 해결 및 학습을 지원하는 걸 목표로 한다. 이런 게임은 다양한 심리적 증상에 효과를 보인다. 인지적 훈련과 감정 조절을 지원하도록 설계된 터라 우울이나 불안,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정신의학 분야에서는 ‘엔데버Rx’라는 기능성 게임이 ADHD 치료용으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 게임은 임상시험에서 그 효과를 입증해 디지털 치료제로 인정받았으며, 실제로 ADHD 아동의 주의력과 집중력을 향상하기 위한 보조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_194~195쪽.

 

가해자 중 많은 수는 조작적 성향이 강했다. 어린 피해자를 조종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들은 피해자의 심리 상태와 사회적 위치 등을 파악한 뒤 이를 바탕으로 신뢰를 쌓아가며 성 착취, 금전 등의 욕구를 만족시켰다. 또한 권위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이 짙어 피해자를 통제하고 싶어하며, 요구가 거부당하면 협박과 비방, 심리적 압박 등을 가해 굴복시키려 했다. 이 밖에도 심리적 결핍 및 성적 집착 등이 흔했다. 성인 가해자들은 자신의 결핍과 성적 집착을 온라인에서 해소하고자 했는데, 그 집착 가운데는 소아 청소년에 대한 성적 판타지가 두드러졌다._212쪽.

 

국내에는 아이들의 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는 법이 따로 없다. 사실 법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한다고 하면 인권 침해가 아닐까 하는 고민이 먼저 든다. 그러나 아이들의 미디어 사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나라들은 분명 존재하며, 상당수가 인권을 중시한다고 알려진 서구 국가들이다. 예를 들면 프랑스는 2018년 3~15세 학생들의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 미국은 2024년 플로리다주에서 13세 이하의 소셜 미디어 가입을 금지했고 그 밖에도 총 13개 주에서 아동의 소셜 미디어 사용을 제한하거나 부모 감독을 강화하는 법을 통과시켰다._231~232쪽.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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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송지혜
해솔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연세대에서 경영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뒤 중앙대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수련을 마치고 내 아이를 잘 키워보려는 지극히 개인적인 욕심으로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전임의 과정을 밟았다. 지금은 나를 만나러 와주는 아이들에게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저자 : 박소영
모아정신건강의학과 원장. 고려대학교 병원에서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임의 및 임상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유튜브 「우리동네 어린이병원, 우리어린이」를 운영 중이며, 저서로 『우리동네 어린이병원 육아대백과』 『마음이 부자인 아이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등이 있다.
저자 : 김은주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세브란스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전임의 과정을 밟았다. 이후 스탠퍼드 대학병원, 네이버 헬스케어 연구소, 카이스트 전산학부에서 아이들의 인지 및 정서에 도움을 주는 디지털 기반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다. 지금도 아이들의 마음을 건강하게 해줄 방법을 꾸준히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
저자 : 박성열
서울마음숲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수련을 받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되었으며, 같은 병원에서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전임의 과정을 밟았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아이들과 부모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저자 : 김희연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세브란스병원에서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전임의 과정을 마쳤다. 두 아이를 키우며 진료실에서 만나는 부모의 고민에 더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아이의 증상 뒤에 숨은 가족의 이야기도 살피며 회복의 여정을 함께하고 있다.
저자 : 홍지선
중앙대학교광명병원 교수.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중앙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전임의, 국가트라우마센터 전임의 과정을 마쳤다. 발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아동과 청소년의 마음에 귀 기울이며 회복 과정을 돕고 있다.
저자 : 박민현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교수.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에서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전임의 과정을 밟았으며 스탠퍼드대학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에서 연수했다.
저자 : 이태엽
서울아산병원 교수. 한양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전공의 과정을 밟았다.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면서 사람의 마음에 대한 의문점들을 유전학과 AI로 풀어보고자 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전임의 과정을 마쳤고, 현재 같은 병원에서 여러 고민을 하는 아이와 그 부모를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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