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일을 합니다
누구든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저마다의 일터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겁니다. 하지만 정작 일에 관해 궁리해 볼 기회는 별로 없지요. 하루에 대부분을 일하면서 보냄에도, 매일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고 출퇴근을 반복하다 보면 녹록지 않은 일입니다. 진이 쭉 빠져 일 생각은 저편으로 밀어 두고만 싶지요.
일은 그저 먹고살기 위한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해낸다는 자아 실현이나, 자신의 쓸모를 증명받는다는 자아 효능감을 창출한다는 데 의의가 있기도 하지요. 삶의 적지 않은 시간을 일하면서 보내야 하는 이 상황에서, 그저 '돈 벌려고 일한다!'라고 생각하며 마냥 비관하기보다 일에 관한 다방면의 논의를 접하고 일을 둘러싼 여러 층위를 이해하며 궁리해 보는 경험은 잘살기 위해 필요합니다.
『일의 말들』은 일하는 사람이라면 응당 귀 기울여야 하고,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평소 일을 하다 보면 잊기 쉬운 문제와 이야깃거리를 모았습니다. 일이란 무엇이고 무엇이 아닌지 또 일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왜 일하는지, 어떤 태도로 일해야 하는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하는 문제를 앞서 고민하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합니다.
당신은 어떻게 일하며 살고 싶나요
저자는 그간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직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기자와 에디터, 프리랜서를 거쳐 지금은 일하는 여성들의 커뮤니티 ‘뉴그라운드’를 꾸리고 있고요. 이곳에서는 여러 분야에 종사하는 다양한 연차의 여성 노동자들이 자신의 일과 일터, 업무 환경과 동료에 관한 경험을 나눕니다. 노동에 관한 공부를 함께하기도 하고, 커리어를 점검하고 자기 브랜딩을 궁리하는 등 자기계발도 도모하지요. 일을 잘해 보려고 하는 사람들, 일과 분리된 자아를 확립하고 일터 밖 일상도 단단히 꾸리려는 사람들, 나만의 일을 찾아 해 보고 싶은 사람들이 이곳에 모입니다. 다양한 직무를 수행한 저자의 경험과,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만난 일하는 사람들의 고민이 만나 일에 관한 의미 있는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 책은 '어떻게 일하면서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맡은 바를 제대로 해내는, 대체 불가능한 인력이 될 만큼 일에 몰두하고 싶은 한편 일에서 완전히 분리된 자아와 생활을 갖고 싶은 모순 앞에 독자를 세워 두지요. 나의 일과 타인의 일이 깊이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기도 하고, 일하는 괴로움과 일하지 않는 불안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그간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던 ‘일하는 삶’과 마주할 기회를 제공하지요. 이 책이 앞서 궁리한 이야깃거리를 따라 읽으며 어떻게 일하며 어떻게 살고 싶은지 곰곰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