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시간이었고,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고,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였고, 불신의 세기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 모든 것이 있었고, 우리 앞에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 모두 천국으로 가고 있었고, 우리 모두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 《두 도시 이야기》 중
천재 작가로 불리는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두 도시 이야기》. 소설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두 도시는 서로 대조적으로 그려진다. 파리는 걸핏하면 인민 재판으로 귀족을 단두대에 올리는 아비규환 속 세상으로, 런던은 혼란에서 동떨어진 안정적인 세계로 묘사된다. 인물, 사건, 도시를 각각 대조하면서 몰입도를 높이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다.
주인공 찰스와 루시 부부는 혁명의 소용돌이 가운데에서 빠져나오기를 원하지만, 결국 귀족이라는 이유로 찰스는 감옥에 갇혀 죽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된다. 그러나 루시를 사랑하여 그의 행복을 소망한 시드니라는 또다른 주인공이 찰스를 대신하여 감옥에 들어간 덕분에 그들은 영국으로 안전하게 귀국하고 시드니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된다. 지배층의 잔혹한 폭정에 시달리던 민중들의 분노가 대혁명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과, 증오의 피로 단두대를 물들인 혁명군의 광기 등 당시 시대상을 다양한 방면에서 잘 표현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