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정확한 논리를 통해 완벽한 해를 구하는 것을 추구하기는 하지만 그 결과로 얻어지는 답보다는 그 답을 얻어 가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학교 수학이나 입시 수학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학에서는 평가할 때도 답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답을 내는 과정을 평가해야 합니다. 그래서 구한 답이 (단순한 계산 실수 등으로) 틀리더라도 답을 구하는 과정이 맞으면 만점을 주어야 하지요. 한국수학올림피아드 2차, 3차 시험,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등 서술형 시험에서는 그러한 방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_〈서문〉 중에서
수학에서도 수학문제를 최고 수준의 영재들만큼 풀 수 있는 AI가 나온다면 금세 모든 인간을 앞질러야 하는데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AI가 전문적인 수학에 대해서는 원초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학은 바둑과 달리 아주 복잡한 게임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학에는 아주 많은 분야가 있습니다. 수백 개 분야가 있고 그 내용과 성격도 아주 다양합니다. 그래서 그중에는 AI가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가 있고 접근하기 힘든 분야가 있을 것입니다. 쉬운 분야는 계산 위주로 구체적인 답이나 근삿값을 구하는 분야일 확률이 높고 어려운 분야는 추상적인 수학 개념이 많이 등장하는 분야일 것입니다.
_〈1부 7. 앞으로는 수학문제를 AI가 풀어 줄 텐데요?〉 중에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1 더하기 1이 왜 2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그 답은 “2의 정의가 1 더하기 1이기 때문”입니다. 즉, 1+1이라는 수를 2라는 기호와 이름으로 나타낸 것일 뿐입니다. 3이라는 수도 마찬가지입니다. 3은 그저 1+1+1, 즉 2+1을 나타내는 수일 뿐입니다. 그래서 1 더하기 1은 2여야 하지 다른 수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왜 러셀과 화이트헤드는 이 간단한 사실을 그렇게 어렵게 증명한 것일까요? 그것에는 그럴 만한 배경과 이유가 있습니다.
_〈2부 8. 1+1은 2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나요?〉 중에서
학생들은 실수의 부분집합으로 열린구간 (0, 1)이란 기호를 흔히 사용해 왔고 자신은 그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정작 학생들에게(대학생입니다) “x가 집합 (0, 1)의 원소라면 x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하면 이상하게도 대답을 잘 못 합니다. ‘교수가 뭔가 이상한 걸 물어본다’고 생각하고 대답을 못 하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상당수는 그냥 머릿속에 있는 (0, 1)의 정의와 개념을 꺼내서 그것을 말로 표현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물론 “x는 0보다 크고 1보다 작은 실수입니다”이고, 답은 알고 보면 너무나 쉽지요.
_〈3부 14. 집합은 꼭 필요한 개념인가요?〉 중에서
미분이란 어떤 함수의 (한 점에서의) 함숫값의 순간변화율이고 그것은 그래프의 접선의 기울기로 나타나죠. 그리고 적분이란 원래 어떤 영역의 넓이(또는 부피)를 계산하는 것인데요, 미분과 적분 사이에는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 않나요? 뭔가 잘게 쪼개서 살펴본 후 그것의 극한을 취한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구하고자 하는 값의 성격이 전혀 달라 보입니다.
역사적으로는 수학자들이 미분보다 적분의 개념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어떤 대상의 넓이를 구할 때 (곡선의 길이나 물체의 부피도 유사하게) 그 대상을 작은 사각형들로 쪼갠 후에 이것들의 넓이를 더함으로써 구하고자 하는 전체 넓이의 근삿값을 구하는 노력(이것을 구분구적법이라고 합니다)은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들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수학자가 역사상 3대 수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아르키메데스(Archimedes, BC 287-212)입니다. 그가 구의 부피와 원기둥의 부피를 (아마도 구분구적법을 통해)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죠.
_〈4부 24. 미분과 적분은 왜 쌍으로 다니나요?〉 중에서
π는 초월수이므로 이 수는 자와 컴퍼스로 작도할 수 없습니다. 길이가 1인 선분으로부터 길이가 π인 선분을 자와 컴퍼스로 작도해 낼 수 없는 이유는 컴퍼스로 새로운 점을 구하고 두 점을 잇는 선분을 그리거나 원을 그리는 과정은 모두 2차 이하의 ‘다항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π를 작도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종종 나타납니다. 예전에는 자신의 증명을 수학 교수들이 알아주지 않자 큰돈을 들여 자신의 증명을 주요 일간지에 광고로 내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_〈5부 36. 초월수란 무엇인가요?〉 중에서
사람들은 대개 ‘무한’ 하면 무한대(∞)를 떠올립니다. 무한대란 어느 실수보다도 더 큰 ‘가상의 수’입니다. 하지만 수학에서 하는 무한에 대한 이야기는 통상적으로 ‘수’보다는 ‘집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제 무한집합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무한집합이란 물론 원소가 무한히 많은 집합이죠. 기호로 쓴다면 |A|=∞인 집합 A를 무한집합이라고 해요. 무한에 대한 것은 고등학교 수학에서는 다루지 않는 내용이긴 하지만 요즘에는 유튜브나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다 보니 그 내용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거나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무한집합의 정의와 몇 가지 기본적인 성질부터 하나하나 설명해 보겠습니다.
_〈6부 45. 무한에는 작은 무한과 큰 무한이 있다고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