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대북관? 말랑말랑한 반북!
한반도 통일과 MZ세대의 인식
선진국 국민으로서 성장한 MZ세대에게 북한은 낙후되고 독재적인, 괴리감이 큰 영역이다. 그에 비해 MZ세대는 민주주의, 선진 문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생활했으며, 스마트폰으로 전 세계 뉴스를 보고, 사회를 이해하고, 온라인으로 소통했다. 이들은 일찍부터 모든 것이 ‘손안에’ 있었기에 멀리서부터의 시각으로 스스로를 규정하기보다, 자신을 중심으로 북한이나 통일 같은 ‘먼 문제’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또 다양한 이유로 MZ세대의 통일 지지도는 높지 않다. 특히 20대는 “통일을 함께 논의할 상대로 북한 정권이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상대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신뢰도 조사에서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정도를 보여 왔다. 한데 남북회담이 개최된 2018년 이들의 신뢰도는 57.3%를 기록했다. 이는 50대(53.7%)나 60대(46.5%)보다 높은 수치였다. 그러나 이 수치는 남북이 경색된 2019년 다시 최저치로 떨어진다. MZ세대의 통일 지지도는 상황에 따라 가변한다. 이들의 통일의식은 남북의 여건에 따라 긍정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지금 상황에서 통일을 결정할 이들은 MZ세대가 유력해 보인다. 이에 필자진은 현 세대 통일의식을 다양한 각도로, 설문조사와 개인별 데이터까지 활용해 세밀히 분석했다. 이제 남한과 북한, 주변국 MZ세대의 인식과 동서독 사례까지 망라한 이 책을 통해 한반도의 미래를 새롭게 조망해 보자.
탈이념적, 실용적, 유동적! 현 세대 대북관을 살피다
만약 MZ세대의 국가 인식을 이념적 지형으로 분류한다면, 우리나라를 ‘남한’이 아닌 ‘대한민국’으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기성 보수와 유사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MZ세대는 대한민국만이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합법적이라는 이데올로기에 얽매이지 않는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국가성을 온전히 인식하는 동시에, 북한에 대해서도 국가성이 완연한 ‘타국’이라고 받아들인다.
MZ세대의 대북관이 비판적·부정적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것은 과거 경우처럼 이념으로 무장된 반공주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전 세대가 ‘민족’이라는 공통분모로 북한과 통일을 이해하려 했던 반면 MZ세대는 ‘당연히’ 통일해야 한다는 민족주의적 개념에서 벗어난, 말랑말랑한 반북이기 때문이다. 전쟁 방지, 경제성장 등 실용주의 관점에서 새로운 통합의 동력을 찾는 데는 관심이 높기도 하다. 이들에게 통일이란, 굳이 이루어져야 한다면 더 나은 대한민국 건설에 도움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낮은 지지도, 통일은 멀어져 가는가? 데이터로 보는 한반도 미래 전망!
남북 교류가 냉각되었을 때 청년세대의 통일 지지도는 급격히 하락했다. 그러나 활기를 띨 때는 빠르게 상승했다. 이는 MZ세대의 통일 지지도가 국가 환경에 따라 변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북한이 하기 나름’인 것이다. 남북관계가 개선된다면 MZ세대의 통일의식은 다른 세대보다 더 크게 반등할 수 있으며, MZ세대의 저조한 통일 지지도 또한 악화된 남북관계가 반영된 것일 뿐 고착된 것은 아니라는 논지도 가능하다. MZ세대의 통일의식은 이 같은 상황에서 미래 한반도 전망을 위한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MZ세대의 통일의식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을까? 이들의 통일 필요성에 대한 지지는 변하지 않을까? 혹 가변적이라면 어떤 요인이 통일의식을 변화시키는가? 이들의 통일의식은 한국의 핵무장, 북한이탈주민, 그리고 주변국 인식 등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한국 청년세대의 사회 인식은 다른 나라 청년세대와 다른 독특한 현상인가, 아니면 유사한가? 이 책은 수많은 논제를 담으며, 그 질문들의 해답을 찾아간다.
남한, 북한, 일본, 대만, 독일 …… 국내외 사례로 통일 방안 그리기
이 책은 MZ세대의 통일의식을 다양한 각도로 연구하며 체계적이고도 포괄적으로 접근한다. 남한을 넘어 북한의 MZ세대 통일의식 또한 알아보고, 마찬가지로 이념으로 분리된 대만 젊은 층의 양안관계를 살펴본다. 전후에도 유일하게 이념으로 나뉘지 않고, 그럼에도 한국 국적과 북한 국적, 그리고 재일조선인이 공존하는 일본 MZ세대 내 북한 인식도 파악한다. 서방 정책과 동방 정책을 유연하게 펼치며 통일을 이끌어낸 독일처럼 한국의 통일 정책 또한 국내외적 인식 반영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통일 방안은 과연 어떻게 형성되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북한학 각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모았다. 그 결과 MZ세대의 특성과 인식, 국제 비교 연구를 두루 갖춘 『MZ세대의 통일의식』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현 시대에 통일을 어떻게 인식해야 할지,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 것인지 유용한 시각을 제공해 준다. 흥미로운 자료와 미처 몰랐던 이야기는 어느새 잊고 있었던 통일 이슈에 대한 관심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