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내가 너에게 갈게!”
소곤소곤 속닥속닥 친구에게 가는 길
꼬마 무지개가 매일 좋아하는 것들을 그린 그림책 《나는 매일 그려요》를 펴낸 우지현, 이정덕 모녀가 두 번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표지에는 해를 바라보며 어디론가 달려가는 꼬마 요정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어디로 가는 걸까, 궁금해하며 책을 펼치면 이정덕 작가의 손바느질로 수 놓인 꼬마 요정이 풀밭에서 놀고 있는 모습이 보여요. 그런데 자세히 보면 한 친구는 실제 손 그림으로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어요. 꼬마 요정의 여정은 오랜 추억을 담고 있는 이 그림에서 시작되었어요.
어느 날, 꼬마 요정에게 편지가 도착합니다. 편지에는 먹구름 가득. 매일 좋아하는 것을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색으로 그리던 꼬마 무지개가 아무것도 그릴 수 없다고 쓴 편지예요. 꼬마 요정은 답장을 쓰지요. “기다려, 너에게 갈게.”
저녁노을, 밤바다, 뭉게구름, 나무들의 선물은 무엇일까?
친구에게 가는 길은 꿈길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주홍빛 저녁노을이 물어요. “어디 가니, 꼬마 요정?” 소곤소곤 속닥속닥. 노을은 친구에게 전해 주라며 선물을 건네요. 쪽빛 밤바다도 꼬마 요정의 배를 부드럽게 밀어주며 친구에게 가는 길을 응원하지요. 파란 하늘 속 뭉게구름과 초록빛 나무들, 노랑나비도 저마다 선물을 건넵니다. 친구에게 가는 길에 만난 자연은 저마다의 선물로 꼬마 요정의 여정을 아름답게 물들여요.
구름의 선물은 폭신폭신 말랑말랑. 나무들의 선물은 바스락바스락. 책장을 넘기며 선물이 무엇인지 추리해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줍니다.
친구에게 가는 길은 멀지 않아요
꼬마 요정의 발걸음이 멈칫, 새로운 길이 나타나면서 물에 빠지고, 간신히 물속을 헤엄쳐 나와요. 꼬마 요정의 답장을 들고 가는 토끼 구름도 바다에 편지를 빠뜨려 곤혹스러워하지요. 하지만 꼬마 요정과 토끼 구름에게 닥친 위기는 친구에게 가는 길을 더욱 응원하게 합니다. 친구에게 가는 길은 언제나 멀지 않아요. 친구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한 면을 더 펼치면 꼬마 무지개가 기다리고 있어요
두근두근, 친구를 만나기 전 설렘이 가득한 펼침 페이지
드디어 꼬마 무지개가 있는 곳에 도착한 꼬마 요정. 먹구름 속에 있던 꼬마 무지개는 꼬마 요정을 만나기 위해 먹구름 속에서 뛰어 나와요. 이 장면은 한 면을 더 펼쳐 볼 수 있게 제작되어 있어 더 큰 그림으로 만나볼 수 있지요. 지금까지 친구들이 준 선물은 빨주노초파남보 예쁜 물방울이 되어 꼬마 무지개에게 전해져요.
함께 비를 맞아 주는 사람
함께 무지개를 바라보는 사람
‘내 친구’
꼬마 무지개에게 먹구름은 갑자기 찾아옵니다. 먹구름 속에 있다 보면 한 겹 두 겹 먹구름이 더 짙어지기만 할 뿐이지요. 그럴 때 내 친구, 꼬마 요정이 찾아와요. 그러자 꼬마 무지개를 덮고 있던 먹구름은 비가 되어 잔뜩 쏟아져 내리지요. 둘은 함께 비에 젖어 버리지만, 금세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뜹니다.
그런 사람이 있나요? 먹구름 속에 있을 때 찾아오는 사람. 함께 궂은 비를 맞아 주는 사람. 움직일 힘이 하나도 없어도 보고 싶은 마음에 뛰게 하는 사람. 하늘에 뜬 무지개를 함께 바라보는 사람. ‘내 친구’
꼬마 요정과 꼬마 무지개의 이야기 속에 내 친구가 주었던 사랑이 담뿍 담겨 있습니다.
혹시, 먹구름이 찾아왔다면 ‘내 친구’에게 편지를 써 보세요. 곧 답장이 도착할 거예요.
해님처럼 반짝반짝
나비처럼 나풀나풀
강물처럼 출렁출렁
너에게 갈게.
너의 꼬마 요정으로부터
● 작가의 말
학교 앞 문방구에서 친구를 떠올리며
예쁜 편지지를 신중히 고르던 때가 있었어요.
지금보다 편지를 자주 썼던 그때
우리는 서로에게 보내지 못한 편지도 있었지요.
숙제를 마치고 책상에 앉아 그날 받은 친구의 편지를 꺼내 다시 읽으면
절로 미소가 번졌어요.
아주 많이 좋아하는 친구의 편지였으니까요.
한 자 한 자 다듬어 답장을 쓰고 겉봉투에는 친구의 이니셜을 적어 넣었죠.
그러고는 내일 학교에서 만나면 건네줄까도 생각도 하고
우표를 붙여 친구의 집으로 보낼까도 궁리했어요.
같은 학교에 다니고 같은 동네에 살아도
편지함에 들어있는 편지를 받는 건
좀 더 특별한 기분이 들었거든요
좋아하는 친구의 편지가 편지함에 꽂혀 있을 때의 설렘을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
그렇게 편지들을 주고받으며 여러 친구들과 우정을 나눴어요.
흐르는 강물처럼 영원한 우정을 약속해 준 친구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말해준 친구
좋아한다고 말해 준 친구
힘든 일이 생기면 언제든 도와주겠다고 한 친구
이 모든 걸 다 말해 준 친구까지.
책상 서랍엔 그동안 친구들에게 받은 편지가 가득해요.
그 고맙고 소중한 친구들의 우정에 대한 답장이 되길 바라며
〈어디 가니, 꼬마 요정〉을 썼어요.
그럼, 모두의 우정을 응원하며
꼬마 요정과 꼬마 무지개가 만난 날에
친구의 친구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