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우연히 날아든 빛바랜 엽서 한 장으로부터 역사 여행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 배경이 되는 공간은 바로 학교였다. 주인공을 비롯한 세 친구는 모두가 집으로 돌아간 밤의 학교에서 꿈꾸듯, 또 최면에 걸린 듯 100년이 넘는 역사 속으로 이끌려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주인공 ‘나’는 우리나라 최초 여성 비행사였던 권기옥 지사의 동지가 되어 독립운동가들과 조우하고, 또 유동하가 되어 안중근의 거사 준비를 돕는가 하면 어느 밤엔 기자가 되어 재판정으로 변한 교실에서 안중근, 우덕순, 조도선 지사의 재판을 지켜보기도 한다. 윤동주 시인이 유년을 보낸 북간도 명동촌, 안중근 의사가 의병 활동을 한 연해주,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하얼빈 그리고 안창호 선생이 학교를 세운 평양… 다시 말해서 “밤의 학교”는 우리 민족이 독립을 위해 싸웠던 모든 역사의 현장이 된다. 이러한 설정은 작품 속 또 하나의 볼거리인 희곡과 맞물리며 과거와 현실의 넘다듦 속에 소설의 전개를 더욱 다이내믹하게 만들고, 그와 함께 독자는 마치 실제 사건을 겪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