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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세상에 맞설 때


  • ISBN-13
    979-11-93289-44-0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마이디어북스 / 마이디어북스
  • 정가
    17,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03-24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황종권
  • 번역
    -
  • 메인주제어
    에세이, 문학에세이
  • 추가주제어
    시 , 시선집
  • 키워드
    #시선집 #인물, 소설이외의 산문 #에세이, 문학에세이 #시
  • 도서유형
    종이책, 반양장/소프트커버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0 * 205 mm, 216 Page

책소개

“여전히 우리의 봄은 멀기만 하다”

 

★★★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류근 시인 강력 추천 ★★★

★★★ 김남주, 윤동주, 신경림… 지금 우리가 꼭 읽어야 할 저항시 50선 ★★★

세상의 모든 폭력과 고통에 항거했던 시인들의 목소리

시로서 맞설 수밖에 없었던 그 숭고한 정신을 담다

 

봄이 왔다고 생각했다. 제국주의 세력이 물러나고, 쿠데타를 일으킨 군인들이 물러나고, 시민들을 향해 총을 발포한 살인마들이 물러나고, 봄이 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난겨울, 우리는 보았다. ‘계엄령’이라는 대통령의 한마디에 군용차가 다시 도로를 질주하고, 군인들을 태운 헬리콥터가 국회의사당에 내려앉는 모습을. 그리고 깨달았다. 견고해 보였던 민주주의가 언제든 무너질 수 있음을, 여전히 봄은 멀기만 하다는 사실을. 

계엄령은 몇 시간 뒤 해제되었다. 하지만 계엄을 막은 건 독재자의 변심도, 총칼을 든 군인도 아니었다. 계엄령이 선포되자마자 국회로 달려가 온몸으로 군용차를 막아내고, 휴대전화로 실시간 상황을 알린 시민들이었다. 그 어떤 야만의 폭력으로도 막을 수 없는, 불의에 맞서는 시민들의 저항 정신이 다시 한번 민주주의를 살렸다. 그리고 그날 시인은 보았다. 그들의 가슴에 시 한 편이 살아 숨쉬는 모습을.

“시는 시대가 위독할 때마다 가장 먼저 일어나 가장 먼저 사람을 지켰”고, “침을 튀기는 분노”로 “목소리를 가진 눈동자“로 “절실함이 주는 행동”으로 우리를 깨어 있게 했다. 그리하여 부조리를 고발하고, 불의와 싸우고, 슬픔과 연대하며, 다시금 희망으로 나아가게 했다. 이 책은 그렇게 “세상의 모든 폭력과 고통에 항거했던 사람의 이야기”이자 김남주, 윤동주, 신경림 등 “시로 맞설 수밖에 없었던 시인들의 숭고한 정신”을 담아낸 저항시선집이다. 이 책을 추천한 류근 시인의 말처럼 “시인은 저항하는 존재이며, 저항하지 않는 시는 가짜”다. 이렇게 병들고 나쁜 시대”에 세상에 맞선 시들을 다시 읽을 수 있게 되어 참 다행이다.

 

목차

머리말

그날 당신의 손에 시가 있었다

 

1장 |  고함의 시 “세상에 외치다”

학살 1 - 김남주

낫은 풀을 이기지 못한다 - 민병도

슬픈 일만 나에게 - 박정만

오버로크 - 이태정

역사가 홀대받는 이유 - 전윤호

대설주의보 - 최승호

착각 - 김명기

맑고 흰죽 - 변희수

유류품 - 김주대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고독사 - 심은섭

석유시추사업과 시 - 이향란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황지우

서민생존헌장 - 하린

 

2장 | 연대의 시 “눈과 귀와 마음을 열고”

이제야 꽃을 든다 - 이문재

사람값 - 송경동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

침묵의 대가 - 마르틴 니묄러

이런 내가 되어야 한다 - 신경림

방아쇠 없는 세계 - 황종권

울컥 - 송종찬

못 - 박제영

독(毒)을 차고 - 김영랑

설움이 나를 먹인다 - 허은실

걸레와 양심 - 문병란

시인들 - 류근

 

 

3장 | 저항의 시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겨울비 - 백무산

심부름 - 오성인

돌을 던지면 환해지는 햇살 - 이재훈

그래도 나는 일어서리라 - 마야 안젤루

예언서 2 - 김사인

광야 - 이육사

쉽게 씌어진 시 - 윤동주

용산을 추억함 - 박소란

광기의 재개발 - 서효인

무음의 저항 - 전선용

오오 하느님 - 양성우

워크에식(Work ethic) - 강백수

노동의 새벽 – 박노해

 

4장 | 희망의 시 “한 걸음 더 나아가리라”

축제 - 김해자

봄인데 말이야 - 함순례

화마 - 문경수

실업 - 여림

진정한 여행 - 나짐 히크메트

난장이 화가 로뜨렉 전시장에서 - 이건청

아방가르드 - 권수진

알고리즘 - 백인경

살구 - 이혜미

하트✽어택 - 권누리

당신이 다시 벚나무로 태어나 - 이명윤

귀가 - 도종환

본문인용

이 책을 엮는 내내 확신했다. 우리의 시는 예술적 가치는 물론이거니와 사회적 반향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적어도 진짜 반국가적 세력이 누구이며, 반헌법적이자 반역사적 폭거의 주체가 절대 이 세상의 주인이 될 수 없음을. 나는 내 눈으로, 시대의 몸으로 읽어내며 알았다. 그러나 밝혀둔다. 시는 선과 악이 아닌 진실의 편이며, 정치의 도구가 아니라 사람의 편이라는 사실을. 우리의 시는 시대가 위독할 때마다 가장 먼저 일어나 가장 먼저 사람을 지켰다. 이 책은 세상의 모든 폭력과 고통에 항거했던 사람의 이야기이며, 시로서 맞설 수밖에 없었던 사람의 숭고한 정신을 담았다.

 - 머리말 〈그날 당신의 손에 시가 있었다〉 중에서

 

다시 살아난 시는 왠지 우리를 지켜주는 수호신 같기도 하지만, 또다시 시대의 고통이 찾아온 것만 같아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차라리 아프다. 나는 이 시가 그렇다. 군부독재의 억압적 현실을 폭설로 빗대었지만, 지금의 현실과 빗대어도 다를 게 없다. 어떤 은유는 죽지 않는 현실과 늘 빗대어지기에, 제설차 같은 희망 하나 오지 않는다. 시가 살아서 왔기에 희망인가. 희망이 오지 않아 시가 왔는가. 나는 그 물음에 답하지는 못하지만, 이 시를 읽지 않고는 백태처럼 낀 어두운 세상을 읽어낼 수 없다.

- 1장 고함의 시 〈대설주의보 - 최승호〉 중에서

 

중요한 사실은 이제 이 시의 주인은 우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침묵은 금이라 말하지만, 작금의 대한민국을 바라보면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침묵이 아니라 침을 튀기는 분노로, 방관이 아니라 목소리를 가진 눈동자로, 절망이 아니라 절실함이 주는 행동으로 깨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를 위해 말해줄 이도, 우리를 위해 말해줄 이도 없다.

침묵은 불안과 불신이 빚어낸 닫힌 문이 아니라, 반드시 열고 나아가야 하는 문이다. 침묵은 말해짐으로써 시의 주인을 알아본다. 

- 2장 연대의 시 〈침묵의 대가 – 마르틴 니묄러〉 중에서

 

설움은 슬픔과 다르게 북받쳐 오는 감정을 홀로 삼키는 감정이며, 봉합할 수 없는 상처가 내부에 있음을 드러내는 행위이다. 고백하자면 나는 아직도 내부로 끝없이 침몰되어 가는 상처를 끌어올릴 용기가 없다. 세월호라는 말만 나와도 피가 뻣뻣해지며, 아득한 수심에 잠겨버리고 만다. 이 시를 읽는 데에도 두 주먹을 꼭 쥐어야 할 만큼 용기가 필요했다. 

- 2장 연대의 시 〈설움이 나를 먹인다 - 허은실〉 중에서

 

시 한 편 읽었을 뿐인데 파랑이 우거지는 정어리 떼가 지나가고 있다. 물속 축제에 초대받은 듯 눈동자부터 푸르게 바뀌고 있다. “찬란한 율동”을 바라보면 영혼의 물결무늬 하나를 얻는 것도 같다. 축제란 본디 치유와 회복을 위해 물꽃을 피워올리는 일이고, “수많은 하나가 모여 하나를 이루”는 것임을 알겠다.

‘가난한 영혼이 고통받는 모든 곳에 김해자의 시가 있다’는 말이 있다. 나는 12.3 비상계엄의 공포를 이겨내고자 탄핵 집회에 간 적이 있었고, 그곳에서 김해자의 시를 보았다. 분열과 대립, 혐오와 갈등을 조장하는 더러운 사회지만, 시민들은 하나의 목소리로 평화의 푸른 물결을 그리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축제 같은 시위의 모습이었다. 2030 세대가 주축이 되니 K팝이 흘러나왔고, 분노를 담은 응원봉이 물결을 이루었다. 정치에 무관심한 것을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세대인 줄 알았는데, 세련된 시위 문화와 성숙한 민주주의를 보여주고 있었다.

- 4장 희망의 시 〈축제 - 김해자〉 중에서

서평

“시는 시대가 위독할 때마다

가장 먼저 일어나 가장 먼저 사람을 지켰다”

 

탄광 속의 카나리아처럼 시대의 고통과 절규를 먼저 듣는 시인들

권력이 사람을 죽이고, 시궁창 같은 현실로 옭아매어도 거리로 나서는 시인들

 

시 무용론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세상에 이렇게 재미있는 게 많고 볼거리도 많은데, 도대체 누가 바쁜 시간 쪼개어 시를 읽느냐는 것이다. 시인들의 어려운 생활도 시 무용론을 거드는 데 한몫했다. 오래전 어느 언론사가 등단작가 100명을 조사한 결과 시인의 연평균 수입액은 고작 30만 원으로 나타났다. 시는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하등 쓸모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인들은 시를 썼다. 가난했지만, 가난을 핑계 삼아 펜을 놓지는 않았다. 백인경 시인의 말처럼 처음부터 “시는 산업이 영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시는 자본주의가 득세한 세상에서 돈의 노예로 전락하지 않게 만드는 버팀목이었고, 검은 욕망으로부터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지키게 해주는 방패였다. 그리고 가장 낮은 곳에서 부조리한 것들과 맞서 싸우는, 가지지 못한 자들을 위한 무기였다.

그리하여 시는 불의가 득세하는 모든 곳에 있었다. 일제 강점기 제국주의 세력에 나라가 짓밟힐 때에도, 총칼을 든 군인들이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했을 때에도, 탱크를 탄 계엄군이 국민을 상대로 살육을 저지를 때에도 시는 그곳에 있었다. 두 눈을 부릅뜨고 그들의 만행을 지켜보았으며, 총알이 빗발치는 와중에도 주먹을 쥐고 앞으로 나섰다. 그렇게 “시는 시대가 위독할 때마다 가장 먼저 일어나 가장 먼저 사람을 지켰다”.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무능했지만, 결국 사람을 지켜낸 건 시였다. 이 책은 그렇게 세상과 맞서 싸웠던 대표시 50편을 추려낸 저항시선집이다.

 

 

“시의 정신은 본디 저항이다”

 

제주4.3, 5.18 민주화운동, 전태일 분신 항거, 용산 참사,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소외된 사람들과 연대하는 시인들의 마음

 

시는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소외된 사람들 곁에 있을 때 빛을 발한다. 이 책에 실린 50편의 시는 높은 곳을 바라보지 않는다. 가장 낮은 곳에서 더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감싸안는다.

변희수 시인의 「맑고 흰죽」은 제주 4.3사건 피해자인 무명천 할머니(故 진아영 할머니)가 평생 죽만 먹고 산 목이 메는 사연을 맑고 흰 언어로 풀어냈다. 김남주 시인의 「학살 1」은 1980년 광주를 짓밟았던 계엄군의 잔혹함과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오성인 시인의 「심부름」은 국가 폭력에 동조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날것의 언어로 드러냈다.

시인들의 시선은 경제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희생당해야 했던 가난한 사람들의 곁에도 머물렀다. 이태정 시인의 「오버로크」와 박노해 시인의 「노동의 새벽」은 전태일 열사로 대표되는 60~70년대 노동자들의 잘려나간 청춘을, 하린 시인의 「서민생존헌장」은 재벌 대기업 발전을 위해 “새 빈민을 창조”하는 자본주의 국가의 민낯을 드러냈다.

2000년대 이후로는 국민을 지켜야 할 국가가 오히려 국민을 외딴곳으로 몰아넣는 행태를 비판하고, 슬픔에 연대하려는 시가 주목을 받았다. 박소란 시인의 「용산을 추억함」은 용산 참사의 상처를, 김주대 시인의 「유류품」과 허은실 시인의 「설움이 나를 먹인다」는 세월호 참사의 슬픔을 내 안으로 끌어들였다. 이문재 시인의 「이제야 꽃을 든다」는 “애도의 이름으로 애도를 막는” 이태원 참사의 실상을 널리 고발하며, 심은섭 시인의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고독사」는 무관심 속에 죽어가는 소외된 자들을 돌아보게 했다.

 

 

“이제 이 시들의 주인은 우리가 되어야 한다”

 

김남주, 신경림, 최승호, 황지우, 백무산, 김해자, 윤동주, 도종환, 마야 안젤루… 

12.3 비상계엄 시대에 다시 읽어야 할 저항시 50선

 

치열한 투쟁 끝에 군사 정권이 물러나고, 국민이 직접 손으로 뽑은 민주주의 정부가 들어선 지 30년이 넘었다. 그사이 우리나라는 역사상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른 경제 발전을 이루어냈고, K 문화를 수출하는 문화강국이 되었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온 것 같았다. 이 책의 저자인 황종권 시인도 그렇게 생각했다. 저항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그러나 2024년 12월 3일 늦은 밤,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도했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다. 이어 군용차에 탄 군인들이 국회의사당을 점거하기 위해 몰려들었고, 여러 대의 헬리콥터가 서울 하늘을 낮고 빠르게 가로질렀다.

사태를 보며 시인은 깨달았다. 우리는 “여전히 민주주의를 위협당할 수 있고, 국가적 횡포가 자행될 수 있는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우리가 수호하던 자유와 평등이 단번에 빼앗길 수 있다는 사실”을. 하지만 칼바람을 뚫고 국회의사당으로 달려간 건 군인뿐만이 아니었다. 여기저기서 통행이 막힌 도로를 뚫고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소총을 든 군인들과 맞서 싸우며 스마트폰을 들고 실황을 생중계했다. 

이에 시인은 “국가가 폭압적인 권력을 휘두를 때마다 무덤을 뚫고 살아나는” 시들을 떠올렸다. 김남주, 신경림, 최승호, 황지우, 백무산, 김해자, 윤동주, 도종환, 마야 안젤루… 폭력과 야만의 시대를 정면으로 살아낸 국내외 시인들의 목소리를. 그리하여 이 책이 탄생했다. 1부 〈고함의 시〉에는 세상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시들을, 2부 〈연대의 시〉에는 슬픔을 공유하고 서로의 손을 맞잡는 시들을, 3부 〈저항의 시〉에는 불의에 항거하는 시들을, 4부 〈희망의 시〉에는 아픔을 치유하고 더 나은 세상으로 한 걸음 전진하는 시들을 그러모았다. 그리고 황종권 시인만의 목소리로 한 땀 한 땀 “깊고 아름다운” 해설을 수놓았다. 그렇게 다시 생명을 얻은 시들이 모인 이 책의 이름은 『시가 세상에 맞설 때』이다. 

우리의 저항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저자소개

저자 : 황종권
시인 황종권은 여수에서 태어났으며 2010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201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차세대 예술인력에 선정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16년 제5회 세계평화안보축전 대통령상, 2016년 제18회 여수해양문학상 대상, 2019년 제1회 문경새재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시집으로 『당신의 등은 엎드려 울기에 좋았다』, 『일곱번 째 감각-ㅅ』(공저)이 있으며, 산문집 『방울 슈퍼 이야기』를 펴냈습니다. 현재 강의노동자이자 집필노동자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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