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표현할 수 있는 집과 나에게 영감을 주는 집. 집이란 장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떤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_p.19
삶에서 나는 단순한 행복의 감정만을 원하지 않는다. ‘내가 나로서 존재한다’는 보다 실제적이고 충만한 감각을 바란다. _p.59
어차피 내가 원한 건 삶의 변화였다. 집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자발적으로 묶어둔 결박으로부터 멀리 도망칠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랐다. _p.53
나는 모든 이들이 지닌 저마다의 감성과 취향, 그리고 브랜드 철학을 진심으로 애정하고 존경한다. 시각적으로 직관적인 미감을 지닌 동시에 그런 보이지 않는 고유한 관념이 풍요롭게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정교하게 집중한다. _p.62
때로 집들은 보존된다. 때로는 견뎌내기도 한다. 그리고 그 집의 가치를 발견한 누군가의 손길을 통해 재생되고 재해석된다. _p.79
나는 일상의 삶보다는 예술적 낭만을 위한 집, 자연스러움보다는 인위적인 의도와 숨겨진 상징으로 가득한 집을 좋아한다. 시각적 화려함과 정서적 풍요로움을 동시에 지니며 사적이고도 공적일 수 있는, 그리고 무엇보다 관능적이면서 또 지적일 수 있는 집. 이런 대립된 이미지가 충돌이 아닌 오묘한 조화를 이루어내는 공간이기를 바란다. _p.115
타일 하나, 페인트 컬러 하나, 문짝 하나를 선택하면서도 ‘나’란 사람과 ‘내가 좋아하는 것’, 그리고 여행지에서 영감을 받은 예술작품과 이국의 정취를 떠올렸다. _p.156
나는 예술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빈티지 가구와 소품을 인식한다. 빈티지의 가치는 단지 피상적인 시간의 축적에만 있지 않다. 단순히 필요한 공산품적 접근 방식이 아닌, 하나의 창작물로 바라보던 장인 정신이 깃든 시절, 혹은 건축가의 고유한 디자인 철학이 담겨 있기에 더 큰 가치를 지닌다. _p.188
영상을 향한 예술, 공간을 향한 예술을 지나, 이제 내 삶의 예술은 미술로 향하고 있다. 나에게 미술이란 동시대적인 현대미술보다는 과거 한 시대와 문화를 고스란히 담아낸 미술사에 근간한 작품을 의미하는 편이다. _p.207
집의 풍경과 어울리는 차, 향, 음악, 아울러 그들이 조율해낸 독특한 공기의 촉감이 깃들자 나는 이 공간을 더 애정하게 되었다. 이곳에서 우리 함께 많은 행복을 이루어가자고 달콤한 첫 속삭임을 한다. _p.236
어떻게 살면 행복할지 드디어 답을 찾은 줄 알았는데, 그 길을 가기 위한 과정은 여전히 벅찼다. 그리고 또 여전히, 모든 것에 내가 과욕을 부리는 것만 같았다. _p.253
앞으로도 나를 잡아끄는 것이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외면하지 않고 과감히 좇고 싶다. 두려움에 얽매여 움츠리며 살고 싶지는 않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더 넓은 세상을 알아가고 싶다. _p.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