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탁탁!’
도마를 무대로 쌓아 올린 엄마의 사랑, 그리고 뭉클한 성장의 순간들.
아주 어릴 때부터, 사랑이 담긴 소리가 있었습니다. 야채를 ‘톡톡톡’ 곱게 다져 이유식을 만들던 때부터 들려오던 이 도마 소리는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고 청소년기를 거쳐 어른이 될 때까지 모든 성장의 순간 멈춘 적이 없습니다.
생일마다 ‘당 당 당’ 마늘을 빻아 진하게 끓여 주신 미역국은 나를 당당하게 만들었고 ‘스윽’ 고기를 손질하고 버섯을 ‘똑똑’ 큼직하게 썰어 만들어 낸 엄마표 갈비찜은 나를 힘 나게 했습니다. 추운 겨울 ‘드르륵’ 만두피를 만들어 뜨끈하게 찐 만두와 ‘써억’ 시원하게 썰리는 김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엄마가 김밥 많이 싸 줄 테니까 친구들이랑 나눠 먹어.”라며 건넨 소풍 도시락에는 정성이 가득합니다. 이렇듯 도마에서 울려 퍼지는 수많은 ‘엄마소리’에는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내 삶을 응원하던 소리. / 내 몸에 켜켜이 새겨진 소리.’ (본문41-43)
시간이 흘러 엄마의 바람대로 잘 자라 나도 엄마가 되었습니다. 이제 엄마를 위해 도마 앞에 섰습니다. 엄마에게 받은 사랑이 한 겹 한 겹 내 몸에 새겨져 ‘콩 콩’ 심장을 타고 흐릅니다. 나를 키워 낸 그 소리가 내 손끝에서도 울려 퍼집니다.
엄마에서 나에게로, 그리고 이제 다시 엄마에게로.
“나를 사랑한 소리, 내가 사랑을 하는 소리!”
“너 좋아하는 반찬 해 놨어. 아픈 데 없는 거지? 애들은 밥 잘 먹고?”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뒤에도 나와 내 가족을 위해 손에 들려 주시던 반찬에는 한결같은 엄마의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넘치도록 다정하고 너른 엄마의 마음에 가슴이 뭉클해져 옵니다. 그리고 오늘, 엄마가 나를 위해 들려주었던 소리를 엄마에게 들려드리려 합니다.
“엄마, 뭐 드시고 싶어요?”
“입맛 없어도 식사 거르지 마세요.”
“다 됐다. 엄마, 얼른 오세요.” (본문45-53)
밥상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작아진 엄마를 모시고 앉은 식탁에는 엄마의 건강을 바라며 차린 맛있는 음식이 정갈하게 놓여 있습니다. 지금까지 엄마에게 받은 사랑이 이렇게 다시 엄마에게로 이어집니다.
《엄마소리》에 적힌 문장들에는 실제로 엄마가 할 법한 걱정과 위로, 진심이 녹아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작가는 요리를 하던 자신에게 다가와 ‘엄마소리’ 참 좋다던 딸의 말을 듣고 이 책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자신이 아이였던 시절과 엄마였던 순간이 딸의 ‘엄마소리’라는 말로 이어졌던 것이지요. 작가는 또한 ‘엄마’라는 존재를 넘어 아이들을 사랑으로 키우는 모든 양육자의 소리를 ‘엄마소리’라는 말에 담고자 했습니다.
이토록 다정한 그림책, 《엄마소리》를 읽어 보세요. 사랑을 담은 소리가 ‘톡 톡’ 우리 모두의 마음을 두드립니다.
감각적인 타이포그래피와 따뜻한 그림이 빚어낸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그림책!
이순옥 작가는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3회 선정되고 천보추이 ‘국제아동문학상’을 수상한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작가입니다. 《하늘 조각》에서는 ‘하늘’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인식의 영역으로 다루어 ‘보다’라는 감각을 확장시켰고, 《틈만 나면》에서는 좁은 틈에서 자라는 들풀의 생명력에 주목해 독자들에게 진한 위로와 안부를 건네며 많은 사랑을 받았지요. 이번 《엄마소리》에서는 말 그대로 도마에서 울려 퍼지던 소리 속에 양육자의 마음을 감각적으로 담아냈습니다.
그림책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오렌지빛 타이포그래피입니다. 소리글자인 한글을 활용한 타이포그래피가 주방에서 들려오는 다양한 소리를 시각적으로 구현해 리듬감 있게 전달합니다. 여기에 따뜻하고 정감 있는 그림과 진심이 꾹꾹 눌러 담긴 글이 더해져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여 갑니다. 밝고 경쾌한 색감의 ‘엄마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긴 세월 동안 한결같았던 엄마의 사랑을 만나게 되지요. 이순옥 작가만이 할 수 있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이 그림책은 엄마의 사랑을 잔잔하게 때로는 밝고 화사하게 전달합니다.
또한 작가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도마에 새겨진 무수한 칼선을 책 곳곳에 숨겨 두었습니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표지와 면지, 본문에서 ‘엄마소리’에 새겨진 흔적을 새롭게 발견하게 될지 모릅니다.
긴 시간 동안 켜켜이 쌓여 온 엄마의 소리, 그 아름다운 울림을 《엄마소리》에서 만나 보세요. 정겨운 사랑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