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따돌림이란 특정한 사람을 의도적으로 고립시키는 괴롭힘이야. 이런 괴롭힘을 겪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혼자 지내지. 어느 무리에 들어가려고 해도 거절당하곤 해. 따돌림을 당하면 아주 불행해져. 친구를 사귈 수 없고, 모든 사람이 자신을 피한다는 걸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야. -16쪽
피해자의 전형적인 유형 같은 것은 없어. 이 사실을 잘 알아야 해. 어떤 어른들은 머리가 갈색이거나, 뚱뚱하다거나, 몸집이 작다거나, 옷을 못입어서 괴롭힘을 당한다고 생각하기도 해. 그렇지만 그건 틀렸어. 괴롭힘이 시작되는 이유는 취약함과 두려움 때문이야. 힘이 센 사람이 기가 막히게 알아채는 두려움이자 괴롭힘이 시작되면 한층 더 심해지는 두려움이고, 절대로 끝나지 않을 듯한 두려움이야.-17쪽
문제가 계속되면 이 문제를 악화시킨 일은 무엇이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일들을 했는지 분석해야 해. 분석했다면 그동안 시도한 해결책 중에서 문제를 더 나쁘게 할만 한 공통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야 해. 마지막으로 앞서 발견한 공통점과 반대되는 무언가를 찾아야 해. 왜냐하면 바로 그 공통점이 상황을 악화시켰던 거니까. 이게 바로 황금 법칙이야. 이른바 ‘180도 법칙’, ‘전략적 부메랑 법칙’, ‘저항의 화살 법칙’이라고도 해. - 31쪽
엄마와 이야기를 나눈 뒤에 끔찍한 일이 벌어졌어요. 저희 엄마가 록산느네 엄마에게 연락하려고 했거든요. 록산느네 엄마와 저희 엄마는 예전 직장에서 동료였기에 서로 알고 있었죠. 저는 제발 연락하지 말라고 애원했어요. 연락했다가는 분명 무리에서 쫓겨날 테니까요. -41쪽
아이들이 그렇게 무서워하는 건 고작해야 5분 정도였어요. 왜냐하면 아빠가 그렇게 말해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거든요. 다음 날, 그 아이들이 저더러 ‘고자질쟁이 클라푸티’, ‘아빠한테 징징대는 쫌생이’라고 했어요. 그저 끔찍했죠. 예전보다 상황이 더 나빠졌어요. 괴롭히는 강도는 전보다 덜할지도 모르지만 말이에요. 걸리지 않으려고 꼼수를 부린 거겠죠. -50~51쪽
쉽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제가 바랐던 건 사람들이 저를 그만 쳐다보는 거였으니까요. 이런 생각이 들었죠. ‘이러면 상황이 더 나빠질 거야. 사람들이 전보다 훨씬 더 많이 나를 쳐다볼 거야.’ 물론 예전과 똑같은 눈빛으로 쳐다보는 건 아닐 테지만, 완전히 확신이 서는 것도 아니었어요. 제 마음, 이해하세요? -56쪽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주변 사람들이 시도했던 행동은 바로 모두 바질에게 그만하라고 말하는 일이었다는 걸 잘 알 수 있어. 그만하라는 말은 아무런 효과가 없고, 매번 바질의 화를 더 돋운 셈이야. 논리적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어. 바질은 마리우스를 어리광쟁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무척 화를 내. 그러다 보니 마리우스를 옹호할수록, 그 행동은 마리우스가 어리광쟁이라는 뜻이 되는 거라 바질의 화는 더 커지는 거야. 따라서 어떤 식이든 간에 이런 행동은 당장 멈춰야 해. -68쪽
양아버지는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닌 것 같아. 그렇지만 앞으로 한 5년 정도는 양아버지
와 한 지붕 아래에서 살아야 한다면, 갈등을 줄일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야 해. 그게 너와 네 엄마에게도 좋을 테고 말이야. 그래서 이번에는 엄마에게 너의 편을 드는 대신 180도 법칙에 따라 양아버지의 편을 들라고 부탁해 보자. -80쪽
엄마에게도 이 얘기를 해 봤어요. 엄마는 선생님을 만나러 엄마가 갔으면 좋겠냐고 물었어요. 그렇지만 솔직히 그 아이디어는 최악인 것 같아요. 엄마가 만나러 가 봐야 선생님은 자기가 까다롭게 구는 건 다 아이들이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할 테니까요. 면담이 끝나면 제게 앙갚음할 게 뻔하죠. 지금은 6학년이 세 달이나 남아서 힘들다고만 생각하게 돼요. 만약 5학년에 올라가서도 수학 선생님을 만나게 되면, 반을 바꿔
달라고 요청할 생각이에요. 신경이 쓰이는 점은, 점점 더 두려워진다는 거예요. 정상적이라고는 할 수 없는 두려움이거든요. -92쪽
180도 법칙에 따른다면, 노라는 가장 두려운 상황을 피하는 대신에 정면으로 맞서야 할 거야. 그리고 자신을 안심시키는 일도 멈춰야겠지. 그러지 않았다가는, 노라가 더는 학교에 못 갈 테니 말이야. 그렇게 학교에 가지 않는 행동을 어른의 세계에서는 ‘등교 거부’라고 불러. -106쪽
상대방이 폭력을 쓰면서 공격할 때는 대응도 강력하게 해야 하거든. 물론 전학을 갈 수도 있어. 하지만 학교를 떠나는 사람이 야레드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이 방법은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겠지. 게다가 새로 전학을 간 학교에서 혹시나 비슷한 공격을 또 받게 된다면, 야레드는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영영 모르게 될 거야. -119쪽
슬픔은 분노나 두려움과 비슷해. 슬픔이라는 감정을 통제하고 부정하려 할수록 슬픔은 더욱 불어나거든. 마치 멈출 줄 모르는 쓰나미처럼 커지지. 쉬잔느가 지금 겪고 있는 상황도 정확히 그런 거야. 슬픔을 통제하고 눈물을 줄이려는 시도들이 오히려 슬픔과 눈물을 키우고 있어.-156쪽
한 아이가 다른 아이를 도와주려고 개입하는 행동은,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에게 친구가 있다는 의미가 돼. 혼자서 지낸다는 점이 취약성의 징표가 되는 경우가 많아. 반면에 어른이 개입하는 행동은,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의미가 돼. 그러면 도리어 괴롭힘 가해자를 자극할 수가 있어. -208쪽
괴롭힘은 언어 혹은 신체적인 폭력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어. 한 사람 또는 여러 사람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는 사람에게 하는 행동이야. -2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