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성령 갈망: 이 시대의 영적 갈망
징후와 계절
오늘날 우리의 삶과 마음을 떠나지 않는 갈망이 있다. 겉보기에는 잘 먹은 것처럼 보이지만 배 속이 비어 있는 동물처럼 우리도 이성적이고 세상적이며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영위하지만 뭔가 잃어버린 것 같은 상 실감 때문에 괴로워한다. 이 겉보기에 배부른 것처럼 보이는 피 조세계의 털이 헝클어지고 병든 징후를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거룩한 가치관을 주장하는 공동체들 안에도 흐트러져 엉망인 것들이 많다. 여러 세대 동안 전통적인 신앙 공동체들 안팎에서 영적 깊음과 온전함을 향한 갈망이 급증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영적 갈망을 막연하게 느낀다. 그들은 이 갈망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불안해하면서 삶의 허무를 느끼거나 인생의 목적과 의미에 대해서 초조해한다. 인생이라는 망망대해를 조각배를 타고 항해하고 있는 것처럼 느낄지도 모른다.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것이 확실하다. 무엇인가 균형이 깨져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 갈망을 영적인 것으로 이해한다. 우리 내면에 세상의 즐거움이나 물질과 성공으로 채울 수 없는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공간은 오직 초월적인 것으로만 채울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해답을 쉽게 찾을 수 없는 문제, 어쩌면 해답이 없을지도 모르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우리는 자신의 선택과 삶에 의미를 줄 수 있는 것은 현세를 초월하는 능력뿐이라고 믿게 되었다.
그러나 과거의 신앙생활 패턴들은 매우 낡아서 이 시대에 맞지 않는 듯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영성을 종교와 분리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즉 “제도적 종교”(institutional religion)라는 말이 부정적인 의미가 있게 되었다. 개인 중심주의의 영향을 받은 현대인들은 신앙 역시 역사적인 신앙 공동체나 전통과 분리해 혼자만의 신앙 체계를 갖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많은 종교인이 자신을 “영적”인 존재이지 “종교인”이 아니라고 부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