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너무 개념 없이 돈을 써요.” “용돈을 매번 달라는데, 계속 주는 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실제로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돈을 쓰기 시작하는 초등 3학년 무렵부터는 많은 엄마들이 경제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시더라고요. (...) 하지만 안타까운 점이 있어요. 용돈 교육은 돈을 벌고 모으는 것부터 배워야 하는데, 아이들은 이미 ‘쓰는 맛’을 먼저 알아버렸다는 거죠. 그래서 경제교육의 시작은 이를수록 좋습니다. 가능하면 돈 쓰는 맛을 알기 전에 시작하면 좋아요. 동전 하나에도 감사할 수 있는 나이면 더 좋고요. 하지만 늦었다고 좌절할 수는 없잖아요? 오늘이 앞으로 남아있는 날 중에서 가장 빠른 날이니까요.
--- p.6, 「돈 없으면 친구 사귀기도 어려운 시대」 중에서
제작진이 초등 5학년 아이들에게 20년 뒤 모습을 그려보라고 했습니다. 하고 싶은 게 없다며 백수가 될 것 같다는 아이부터 편의점 알바 하면서 조기축구나 할 것 같다는 아이까지, 아이들은 그야말로 ‘현실’을 이야기하더라고요. 어른들이 일을 하는 이유는 그냥 돈을 벌려는 거고, 자기는 그냥 지금처럼 돈 안 벌고 편하게 살고 싶다며 우울해 하더라고요. (…) 어차피 백수가 될 거라면 이왕이면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다는 현실적인 아이들, 반대로 허황된 꿈을 이야기하며 현실을 외면하는 아이들. 누가 이들을 나무랄 수 있을까요. 어쩌면 우리 어른들이 그런 모습을 보여준 건 아닐까요.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말, 행동, 사고방식 등 모든 걸 배우니까요.
--- p.18, 「요즘 아이들의 꿈은 ‘돈 많은 백수’」 중에서
저는 경제교육이 자기주도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는가,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가. 이것을 연습하는 게 바로 경제교육이거든요. (...) 특히 앞에서 말씀드린 통찰력, 문제해결력, 자기주도력 모두 경제교육 으로 훈련할 수 있겠더라고요. 경제교육은 현재 닥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동시에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이기도 한 겁니다.
--- p.36, 「자기주도력을 키우는 돈 공부의 7단계」 중에서
노동의 가치를 느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돈을 벌어보는 겁니다. 우리 어른들도 취업해서 돈을 벌기 시작하고 난 뒤에야 ‘남의 돈 가져오는 게 진짜 힘든 일이구나’라는 걸 느끼잖아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의 용돈도 근로소득으로 정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용돈은 아무 대가 없이 그냥 받는 것이 아니라 ‘일해야 생기는 소득’으로 설정하자는 거지요. (…) 노동력과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경험. 이걸 통해 아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노력이라는 대가가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노동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번 돈은 당연히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까요?
--- p.57, 「노동의 가치를 알려주는 ‘홈 아르바이트’」 중에서
“아이가 초등학교 ○학년인데, 용돈은 얼마가 적당한가요?” 학부모 교육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용돈의 액수는 학년이나 나이와는 무관합니다. 어떤 아이는 학교 끝나고 집에 들르지 않고 바로 학원으로 가기 때문에 저녁을 밖에서 사 먹어야 할 거예요. 반면 어떤 친구는 집이 가까워서 집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을 거고요. (...) 우리 아이의 하루 일과를 일주일별로 쭉 나열해 보세요. 그리고 그 중간중간 어디에서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 체크해 보세요. 교통비, 간식비, 취미생활비…. 그리고 친구들과 놀기 위한 여윳돈은 어느 정도가 필요한지 이야기를 나눠보는 거지요. 그러면 기본적으로 필요한 용돈의 규모가 나올 거예요.
--- p.79, 「용돈은 얼마가 적당할까요」 중에서
용돈을 받는 규칙을 정했고 용돈사용계획도 잘 세웠나요? 이제 드디어 계약서를 써 봅시다. (...)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양식에도 구애받지 마시고, 아주 편하게 시작해 보자고요. 용돈계약서에 들어가야 할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용돈을 주는 사람(갑)과 받는 사람(을) / 갑, 을 각자의 의무와 권리 및 용돈 관리 방법 / 용돈을 지급하는 주기와 날짜와 금액 / 벌금의 사용처 / 계약 기간 / 특약 (세뱃돈 등 특별 용돈의 사용 방법) (…) 저희 집의 경우 특별 용돈을 받으면 50%는 무조건 저축하되, 소비 목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돈은 최대 5만 원으로 제한을 두었습니다. 만약 14만 원을 세뱃돈으로 받았다면 원래 저축해야 할 돈은 50%인 7만 원이지만, 5만 원까지만 자유롭게 쓰고 나머지 9만 원은 저축을 하도록 미리 정해 놓은 거지요.
--- p.97, 「부모와 아이가 함께 쓰는 ‘용돈계약서’」 중에서
용돈을 받으면 일단 돈을 ‘소비, 저축, 투자, 기부’의 네 종류로 쪼갭니다. 물리적으로 돈을 나누는 과정이에요. 그중 ‘소비’에 해당하는 금액은 지갑에 보관하고 저축, 투자, 기부 금액은 각각의 이름이 적힌 저금통 세 개에 나누어 넣을 거예요. 각 저금통에 얼마씩 넣을지는 아이와 함께 정하시면 됩니다. 세 개의 저금통 외에 특별한 목적의 저금통을 따로 만들어도 좋아요. 저희 집 둘째는 아파트 야시장에서 쓰거나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 갈 때, 또는 게임머니를 살 때 쓰겠다며 ‘비상금’ 저금통을 따로 만들었더라고요.
--- p.115, 「돈 관리의 시작은 ‘이름 붙이기’」 중에서
엄마 : 둘째야, 저기 무인 가게에서 사면 반값인데 왜 편의점에서 샀어? 거기 가면 같은 가격으로 두 개나 먹을 수 있잖아. // 둘째 : 엄마, 잘 들어봐. 당연히 나도 두 개 먹고 싶지. 근데 나는 두 개 먹는 대신 시간을 아낀 거야. // 엄마 : 무슨 말이야? // 둘째 : 편의점은 태권도 학원에서 1분이면 갈 수 있지만, 무인 가게는 걸어서 7~8분은 가야 하거든. 왕복 15분이라는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두 배의 값을 주더라도 편의점에서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해. 내 시간은 소중하니까.
--- p.162, 「아이들의 참새방앗간, 편의점에서 배우기」 중에서
“엄마가 솜사탕 기곗값 절반을 보태주면, 나중에 솜사탕을 팔아서 번 돈의 절반을 엄마에게 나눠 줄게!” (...) 다음 날, 아이는 솜사탕을 만들 재료와 판매 도구를 조사해서 사업계획서에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있던 책을 뒤져 ‘주식을 발행하는 법’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하더라고요. 주식은 영수증 같은 거라 얼마를 투자했는지 적어주면 되는 거라네요. 그래야 투자자들이 안심할 거라면서요. 그러더니 아직 기계도 안 샀는데 택배상자로 돈 받을 통을 만듭니다. 어머, 이 녀석, 솜사탕 사업에 진심이었군요?
--- p.188, 「주식회사 ‘공룡이네 솜사탕’ 창업 이야기」 중에서
“어머니, 아드님이 정말 대단한 게 있는데요, 이 나이에 저렇게 꿈이 구체적인 아이가 흔치 않거든요. 근데 본인의 꿈이 ‘지하철 설계 디자이너’라며 그걸 위해서 본인이 무슨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또박또박 얘기해서 깜짝 놀랐어요. 곧 부산에 지하철 타러 가야 한다고 돈을 모으고 있다더라고요?” (...) 집에서는 마냥 부족해 보이는 엉뚱한 아이였는데, 학교에서는 그렇게 자기의 꿈을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있었군요. 이게 진짜 경제교육의 효과 아니겠습니까?--- p.281, 「용돈을 모아 ‘꿈 여행’을 떠나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