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속으로 ::
다시 ’가장 완벽한 시간‘이 되었다. 잔뜩 기대했지만 역시 그대로였다.
“넌 콧대가 높은 거야, 아니면 유머 감각이 둔한 거니?
난 어처구니가 없어서 따지듯이 말했다.
“너, 요즘 집값이 얼마나 비싼 줄 알아? 웃음 하나로 평생소원을 약속했는데 고작 이걸로 퉁치려고?”
틀린 말은 아니었다.
“시간이 많으니까 더 궁리해 봐. 날 행복하게 하는 일이 뭔지.”
거울 속 아이는 어느새 사라지고 말았다.
난 화가 나 이불을 덮어쓰고 누워 버렸다. 그러느라 거울 속 아이가 나타나는 시각을 정확히 알아내지 못했다.
(27쪽)
춤 연습이 끝나고 세현이가 말했다. 지난번 조사했던 행복에 관한 쪽지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엄마 아빠랑 다시 같이 살기를 기대했는데 이젠 그럴 일이 영영 없을 것 같아. 어제 엄마가 새 동생을 낳았거든.”
세현이가 울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세현이 엄마 아빠는 이혼하고 각자 다른 가정을 꾸렸다고 했다.
“그랬구나!”
나는 세현이 손을 꼭 잡아 주었다.
“다솜아, 난 네가 부러워. 아빠가 없어도 즐겁게 잘 살아가잖아.”
세현이 말에 깜짝 놀랐다. 가족이 다 살아 있는데도 나를 부러워하다니.
새로 익힌 춤을 거울 아이에게 알려 주고 같이 추었다. 거울 아이도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50~51쪽)
다음 날도 은서 방에 들어갔다. 옷장을 열어 보니 예쁜 옷이 가득했다. 곱게 걸어 놓은 생일 드레스가 단연 눈에 띄었다.
‘아주 잠깐인데 때가 묻겠어, 찢어지길 하겠어.’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지만, 드레스를 꺼내 들고 내 방으로 왔다. 드레스를 입고 거울 아이 앞에서 이리저리 비추어 보았다,
“오, 잘 어울리는데!”
칭찬에 인색한 거울 아이가 반응하니 기분이 좋았다. 거울 아이도 입꼬리를 살짝 올리는가 싶었다.
그때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다솜아, 어디 있어?”
조금 뒤 은서가 내 방문을 확 열어젖혔다.
(60~61쪽)
“너와 약속한 뒤로 재미있는 얘기를 찾느라 슬픔을 잊곤 했어. 우는 일도 줄었고. 어떤 땐 친구들 앞에서 네게 들려줄 얘기를 연습했지. 그 때문에 친구들이 나를 재미있는 아이라고 생각해.”
“나 대신 친구들을 즐겁게 했다니 나쁘진 않네.”
“응, 덕분에 친구들과 많이 가까워졌어.”
“거 봐, 그러니까 넌 나를 행복하게 할 의무가 있다니까!”
거울 아이는 기분이 좋은지 말이 많아졌다.
“따지고 보면 모두 네 덕분이야.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오, 기분 좋은데. 잠깐, 이런다고 집이 생기는 건 아냐.”
거울 아이가 우쭐댔다.
(8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