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당근마켓으로 거래를 하는 데는 장단점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생각했답니다. 아이들에게 당근마켓의 장단점을 알려 주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자고 말이에요. 못 하게 막기만 한다고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 주어야 한다고요.
당근마켓으로 거래를 한다면 여러분은 그동안 몰랐던 또 다른 세상에 들어가는 거예요. 그곳에는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이상한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 여러분도 그 세상에서 어떤 사람으로 보일지 알 수 없고요. 그 세상이 두렵거나 걱정된다면 들어가지 않아도 돼요. 만약 새로
운 세상이 궁금해서 용기를 내고 싶다면 준비를 잘해야 해요.
_작가의 말 중에서
“그나저나 부모님이 반대하실 줄 알고 방법을 좀 생각해 봤어. 한번 들어 봐.”
윤아의 말에 아이들은 역시 여왕은 다르다며 윤아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부모님이 반대하는 이유가 ‘위험할 수도 있다, 시간을 많이 빼앗기니 공부나 해라’거든. 그럼 부모님을 설득할 방법을 생각해야 해.”
“설득할 방법?”
윤아의 말에 현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결국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우리가 햇당근을 만든 거잖아.”
윤아는 공책 한 장을 ‘북’ 하고 찢었다.
“부모님이 안심하실 수 있게 햇당근의 규칙을 만드는 거야. 거래할 때는 우리 중 세 명 이상이 참석해야 한다, 물건을 사고팔 때 회원들의 확인을 받는다 등등 말이야.
(35-36쪽)
“이것 봐. 팔천 원 벌었어. 내가 당근으로 처음 번 돈 이야. 물론 더 비싸게 산 가방이지만 거의 안 쓰고 놔두기만 했거든. 와, 재미있다. 이제 안 쓰는 물건은 전부 다 내놔야지.”
현서는 흥분한 듯 말을 쏟아 냈다.
아이들도 만 원짜리 지폐를 흔드는 현서를 보며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우리 이걸로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사 먹을까? 첫 거래를 축하하면서 말이야. 윤아한테 고맙다는 인사도 해야지. 우리가 다 같이 한 거니까 모두에게 고마워.”
(54쪽)
“초등학생들이 이런 것도 판다고? 너희들 이거 훔친 거 아니지?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돈 벌려고 못된 짓 하는 거 아니냐고?”
아이들은 아저씨의 말에 고개를 흔들며 뒷걸음질을 쳤다.
“아, 아니에요. 우리 집에서 안 쓰는 거 가져온 거란 말이에요. 우리 나쁜 애들 아니에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하세요?”
선재와 아이들은 씩씩거리며 아저씨를 노려봤다.
“못 믿겠다. 부모님께 전화 걸어 봐.”
아저씨는 아무래도 안 되겠다며 확인을 하겠다고 했다.
“좋아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선재는 엄마에게 전화를 하려고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78-79쪽)
“남을 속여서 돈을 벌면 좋나? 왜들 이러는 거지?”
“세상에 이런 나쁜 사람들이 있는 줄은 몰랐어.”
“정말 너무하네.”
아이들은 한 번도 해 보지도, 생각하지도 않았던 일을 여러 번 겪어야 했다.
아이들이 실망하고 속상해할 때마다 윤아가 어른처럼 타일렀다.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별일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데. 세상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니까.”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8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