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쿠키처럼 다정한 어린이들의 우정 이야기
처음 전학 간 학교에서 혼자 낯선 섬에 동떨어진 기분이 들 때, 누군가 선뜻 자신의 쿠키를 건넨다면 어떨까요? 낯섦과 긴장감은 어느새 눈 녹듯 사라지고, 어쩌면 앞으로의 학교생활이 달콤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생길 거예요.
김흰돌 작가의 첫 단편집, 《우리들의 아지트》에는 이렇게 달콤한 쿠키처럼 다정한 어린이들의 우정과 성장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총 다섯 편으로 구성된 동화를 읽다 보면 전학 간 학교에서 사귀게 된 친구와의 추억을, 친구를 위해 기어이 용기 냈던 순간을, 다투었던 친구와 오해를 풀고 더 가까워졌던 기억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나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친구를 사귀고, 함께 여러 경험을 쌓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게 됩니다. 전학을 가면서 단짝 친구와 멀어지기도 하고, 다른 사람은 모르는 내 친구의 진짜 모습을 나만 알게 되기도 하지요. 친구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행인 점은 이 모든 어려움도 친구가 있기에 이겨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소중한 친구가 있다면 어떠한 상처 입은 마음도 위로하고 위로받을 수 있으니까요.
함께여서 더욱 반짝이는 순간이 가득한 《우리들의 아지트》
《우리들의 아지트》의 첫 번째 작품, 〈어디든 갈 수 있는 길모퉁이 빵집〉은 전학을 온 다희가 전학을 간 승우와 함께 신비로운 빵집을 방문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외로운 친구에게 건네는 한 조각의 쿠키처럼 달콤하고 따뜻한 작품입니다.
두 번째 작품, 〈문제하를 위한 변명〉은 소꿉친구인 ‘문제하’의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혼자만 알게 된 주인공이 친구를 위해 용감하게 나서는 내용의 동화입니다. 친구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기어이 함께 맞서는 우정의 힘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작품, 〈강아지 키우는 법 알려 줄까?〉는 유기견과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족이 되어 가는 사연을 다른 친구에게 들려주는 방식으로 쓰인 따듯한 이야기입니다. 친구가 되는 것, 가족이 되는 것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네 번째 작품, 〈비밀의 모래시계〉는 오해로 인해 어긋난 우정을 시간을 되돌려 지키려 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사과를 할 줄 아는 진정한 용기와 우정의 소중함이 고운 모래처럼 반짝이는 작품입니다.
마지막 작품이자, 표제작인 〈우리들의 아지트〉는 아파트 재개발 때문에 흩어지게 된 세 명의 친구가 특별한 아지트를 만들어 함께 보내는 하루를 섬세하게 담은 작품입니다. 친구와 함께하는 순간이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지 느낄 수 있지요.
서로의 손을 잡을 때 펼쳐지는 특별하고 신비로운 공간
글을 쓴 김흰돌 작가는 고학년 어린이들의 주된 고민인 친구 관계와 그로 인해 마주하게 되는 미묘한 감정들을 섬세하고 깊이 있게 풀어냈습니다. 오해, 다툼, 실망, 믿음, 화해와 같은 다양한 상황들을 개성 넘치는 인물들의 이야기로 다채롭게 담았습니다. 친구와 함께하는 순간들, 그리고 서로를 보듬어 가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성장할 수 있음을 전하기 위해서 말이지요.
그림을 그린 모차 작가는 감각적이면서도 감성적인 그림으로 사춘기 어린이의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하였습니다. 여기에 환상적인 공간을 아름답게 그려서 독자들이 마치 이야기 속 특별한 공간에 초대된 듯한 감상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왔지요.
이 단편 동화집 안에는 혼자서는 갈 수 없는 길모퉁이 빵집이 있습니다. 온전히 나를 믿고 내 편을 들어 주는 든든한 친구도 있습니다. 유기견과 친구이자, 가족이 된 아이도 있고, 친구와의 오해를 풀기 위해 시간을 거스를 용기도 있습니다. 외로울 때면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마음속 아지트도 있지요.
각기 다른 장소, 각기 다른 상황에서도 빛나는 우정을 엿볼 수 있는 《우리들의 아지트》로 놀러 오세요. 혼자가 아니라, 둘이어서 좋고, 셋이어서 더 특별한 마음속의 아지트가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