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어 있던 문장과 지친 마음의 우연한 만남
다독가 편성준의 ‘나를 살린 문장, 내가 살린 문장’
때로 하나의 문장이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카피라이터이자 《읽는 기쁨》, 《부부가 둘다 놀고 있습니다》 저자인 편성준 작가에게도 그런 문장들이 있었다. 고된 하루 끝, 만원 전철 속에서 인생의 허무를 꾹꾹 누르던 그에게 낯선 말들이 찾아왔다. 무심코 들어와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삶의 큰 결심을 하는 계기가 되어준 그 문장들은 고스란히 마음속에 남아 인생의 새 궤적을 만들었다. 그런 문장 여든한 개가 모여 《나를 살린 문장, 내가 살린 문장》이 되었다. 저자가 오랫동안 수집해 온 문장들 중에서 엄선한 것들이 이 책을 통해 독자들과 만난다.
책에 실린 문장들은 저자를 살린 문장이지만, 저자가 살려낸 문장이기도 하다. 빽빽한 책들 사이 고요히 묻혀 있던 문장들이 저자의 메모장으로, 이 책의 원고로 옮겨 오면서 다시 생명을 얻었다. 그렇게 선정된 문장들은 마음에 울림을 주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좋은 문장은 시대와 분야를 가리지 않기에 명심보감, 셰익스피어 등 고전에서 최신 베스트셀러까지, 소설, 에세이, 칼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모았다. 20여 년 경력 카피라이터의 눈으로 영화와 드라마 속 대사도 놓치지 않았다. 저자가 들려주는 문장들과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책의 깊이를 더 풍부하게 하는 거름이 되어준다.
책은 더 많은 책을 부른다는 말이 있다. 늘 좋은 글에 목말랐다면 이 책을 시작으로 삼으면 어떨까. 줄기에서 돋아 나오는 새 가지처럼, 편성준 작가의 글이 당신을 더 넓은 세계로 안내해 줄 것이다.
빈 페이지를 채워 나갈 때 일어나는 마법
나의 필체로 완성하는 평생을 함께할 책
펜을 쥐었을 때 찾아오는 평화가 있다. 공들여 한 글자씩 적어내리는 순간, 바깥의 일들은 한 발짝 멀어지고 눈과 손과 마음이 온통 글자로 향한다. 산만한 마음은 차분히 가라앉고 새로운 생각이 들어찰 공간이 생긴다.
그런 마법 같은 순간을 공유하기 위해 저자는 책 안에 당신의 자리를 비워두었다. 어렵게 느낄 필요는 없다. 책에 있는 문장과 저자의 이야기를 내 글씨로 천천히 따라 쓰는 것부터 시작하자.
필사는 나의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을 불러오는 징검다리이기도 하다. 이 책의 공저자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저자와는 다른 나만의 감상이나 스쳐지나갈 수 있었던 일상의 문장들을 하나씩 기록해 보자. 편성준 작가가 살려낸 문장처럼, 당신이 발견한 문장들도 여기에 기록되는 순간 수명이 늘어날 것이다.
한쪽에는 편성준 작가의 이야기가, 다른 한쪽에는 당신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렇게 한 페이지씩 채워가다 보면 어느새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책이 완성된다. 저자는 말한다. 시간이 흘러 당신의 손때가 묻은 이 책을 누군가 우연히 펼쳐보게 된다면 그는 당신을 이전과는 아주 다른 눈으로, 꽤나 눈부시게 쳐다볼 게 틀림없다고.
첫 문장부터 머뭇거리는 어른들을 위한
‘매일 쓰는 작가’ 편성준의 다정한 가이드
저자는 일반인 대상 책쓰기 워크숍, 글쓰기 강연을 수년째 진행하고 있다. 그의 옆에 있으면 글을 쓰게 된다. 아니, 무려 책까지 내게 된다. 소규모 강의 현장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그의 글 쓰는 팁들이 이 책 곳곳에 담겨 있다.
동시에 저자는 매일 마감을 앞두고 부담에 몸부림치는 똑같은 한 명의 인간이기도 하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과 멋진 글을 봤을 때의 부러움, 가끔 찾아오는 글쓰기의 괴로움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그의 글을 읽다 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는 위로와 ‘나도 한번 써볼까’ 하는 은근한 도전의식이 함께 생겨난다. 당장 뭐라도 끄적이고 싶지만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인 사람들을 위해, 글쓰기의 알짜 재료가 될 질문들을 책 속에 심어두었다.
저자는 “글을 쓰면 인생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소재를 가지고 있다. 단지 그것을 밖으로 꺼내놓느냐, 깊이 묻어두느냐의 차이다. 이제 당신의 소재를 꺼내놓을 준비가 되었다면 편성준은 가장 좋은 글쓰기 선생이 되어줄 것이다. 지금 바로 시작하자. 준비물은 펜 한 자루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