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모지 개척 정신으로 국내 난임치료 고도화·기술 연구 매진
37년간 임신 고대하는 환자들과 고통·희망 나눠
난임 전문의로서 고민과 진심 담은 생명·건강 이야기 전해
이상찬 세화병원장. 그는 37년간 난임 전문의로서 오직 난임 치료와 연구, 기술력 향상에만 매진해 온 자신을 두고 ‘원죄 있는 사람’이라고 고백한다.
1980년대 정부가 산아제한 정책을 추진하던 시절, 이상찬 원장은 가족협회에서 근무하며 협회를 찾는 젊은이들에게 정관수술과 피임수술을 숱하게 해주곤 했다. 그 후 마치 운명에 끌리듯 난임에 대한 희망의 빛을 발견한 그는 대학교수직을 던지고 나와 서울대학교병원과 뉴욕코넬대학병원에서 ‘시험관아기 및 난임 초청 펠로우 과정’을 연수했다. 1987년에는 난임전문병원인 ‘세화병원’을 설립, 지금까지 난임 전문 진료에 매진하고 있다.
이상찬 원장은 시험관시술을 비롯한 난임 치료에 더욱 진심을 쏟은 데는 수많은 남성을 임신하지 못하게 만든 것에 대한 속죄의 마음이 컸다고 말한다. 30여 년간 갖은 사연을 품은 난임 부부들을 만나며, 난임 여성들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심신(心身) 상담치료’도 전문성을 기르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걸 절감했다고 한다.
난임전문병원인 ‘세화병원’을 설립한 후에는 부산·경남권 최초의 정자은행 운영, 난자 동결, 수정란 동결 등 혁신적인 난임치료법을 소개해왔다. 그의 진심과 정성은 큰 결실로 이어졌고, 의료 관광이 활성화되기 전부터 국내를 넘어 러시아, 중국, 일본까지 진출하는 계기가 됐다.
난임 치료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겨 온 그는 수십 년간 언론을 창구 삼아 솔직하게 써 내려 온 생명, 건강, 일상 이야기들을 모아 이 책에 옮겨 실었다. 비록 임신과 출산이 자연현상의 일부이자 신의 영역일지라도, 난임 부부와 난임 전문의가 희망을 갖고 상호 신뢰하면 그 공간에서 임신의 싹을 틔울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여전한 신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