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특별한 가족이 그려내는 '함께 산다는' 의미…
성도 태어난 곳도 제각각인 아이들,
서로의 다름을 마주하며 오늘도 성장하다!
열 명이 넘는 아이들이 한 가족으로 살아가는 '그룹홈' 가정의 개성 넘치는 일상을 그렸다. 아이들 200명을 키울 거라 꿈꾼 아빠와 같은 소망을 가진 엄마가 만나 꾸려나가는 대가족 이야기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품은 아이들로 북적이는 가족의 일상은 여느 집 모습과 다르지 않다. 엄마 아빠를 차지하기 위한 신경전이 있고 싸움과 시기, 질투도 있다. 사랑이 있고 배려와 용서도 있다. 아이들은 몸이 아플 때면 엄마 아빠와 병원에 가고 마음이 아플 때면 안긴다. 함께 웃고 꿈을 나누는 한 가족이다. 흔들려도 가족을 통해 조금씩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가 거쳐왔고 경험하게 될 성장의 날들을 떠올리게 해준다. 지난날의 나를 위로하고 오늘을 이해해줄 마음이 필요하다면 재치 넘치고 따뜻한 목소리로 가득한 이 책을 권한다.
하나씩 느리게 맞추고 배워나가는
가족 이야기
“한솥밥을 먹다”라는 표현이 있다. 함께 밥을 먹는 식구를 뜻하는 말이다. 혈연이 아니어도 정을 나누고 같이 생활하는 식구라면 한 가족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대가 변화하며 가족관계와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2024년 전국의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한 정상 가족 인식 조사에서 전통적 가족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는 경향은 절반에 달한다. 혈연·법적 관계가 아니어도 가족으로 인식하는 대상의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일반 위탁 가족, 대안 가족 등 가족에 대한 다양한 가치관이 생겨나고 있지만, 그 모든 형태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유지되는 것은 상호 돌봄이 여전히 우리 삶에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2017년 KBS <인간극장> '사랑한다는 걸 잊지 마' 편에 출연해 잔잔한 감동을 전한 김양근·전성옥 부부가 7년 이후의 이야기로 우리에게 돌아왔다. 때로는 조심스럽고 때로는 거침없기도 한 이들의 일상이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힘을 발휘하기를 기대하며 '우당탕탕, 별난 가족의 일상 이야기'라는 부제를 단 이 책《우리는 느리게 사랑하고 있습니다》가 바로 그것.
부부와 두 자녀, 입양·위탁으로 맞이한 두 아이까지. 단란했던 여섯 식구는 아이 열 명을 넘나드는 대가족이 되었다. 그룹홈은 소수의 아이가 보호자와 한 가족처럼 지내는 소규모 사회복지시설이다. 나이부터 성(姓), 모습까지 모두 다른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보호를 받으며 살아가는 새로운 가족인 셈이다.
아이들은 각자의 상처와 외로움을 달래다 실수하기도 하고 그 나이대에 할 법한 잘못을 저지르기도 한다. 두 저자는 부모로서 아이들의 곁을 지키고 함께 치유하는 일상을 꾸려나간다. 가족의 울타리로 보호하고 기다려주면 아이들은 조금씩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시간을 함께하는 부모도 어른으로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 두 저자가 아이들과 함께 겪어나온 가족 성장 이야기가 가슴 따뜻하게 펼쳐진다.
서로의 북적임 속에서
스스로 행복을 찾아가다!
아이들은 집에 있는 대부분 시간을 함께 보낸다. 엄마는 아이들이 혼자서도 마음을 살필 수 있도록 아이들이 마음을 의지할 동물들을 키우고 있다. 아이들이 공허한 마음에 실수를 저질렀을 때는 벌칙으로 하루 중 감사했던 일 기록하기와 '긍정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언어 습관' 50개 쓰고 큰 소리로 말하기 등의 숙제를 내기도 한다. 부정적인 방법으로 관심을 받으려 하는 아이들이 자신에게 긍정적인 표현을 해주며 본인과 주변에 대한 믿음과 마음 표현을 습관화하는 것이다. 엄마와 아이만 공유하는 비밀 일기 쓰기 같은 치유 놀이도 있다. 아이들은 따로 또 같이 보내는 시간을 통해 긍정적인 습관을 기르고 불편한 마음을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배워간다. 모였을 때와 혼자일 때의 장단점 모두 소중한 것들임을 알아간다. 그 과정으로 아이들은 다 같이 노는 것이 좋고 감사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가족과 함께 행복해지는 방식을 터득한다.
모두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아빠의 유년 시절 이야기로 시작된다. 아이들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엄마를 만나 지금의 가족을 꾸리기까지, 젊은 아빠의 방황과 성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2부는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로 어우러진다. 가족의 단합과 이웃 간의 정이 돈독하게 마음을 채운다. 자연과 동물을 살피며 돌봄을 실천하는 가족의 모습이 아름답다.
3부는 아이들 개인의 이야기와 가족 간의 상호작용으로 채워진다. 서로의 아픔을 헤아리고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여러 사건을 통해 펼쳐진다. 가정을 꾸려가는 엄마의 고충과 아이들에 대한 마음이 묻어난다.
4부는 가족이 함께 치유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풀어나간다. 엄마 아빠도 눈치 못 챈 사이 훌쩍 커가는 아이들의 변화가 읽는 이를 흐뭇하게 한다. 때로는 거침없는 가족의 마음 치유 방법이 새롭다. 아이들의 성장으로 함께 변화하는 엄마 아빠 이야기가 함께 살아가는 삶의 의미를 일깨운다.
• 추천의 글
곱디고운 목련을 닮은 전성옥 엄마와 멜깁슨 배우를 닮은 김양근 아빠가 함께 색칠해 가는 예쁜 한 가정이 있습니다. 진정한 가족애가 담긴 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행복이라는 바이러스에 전염되길 바랍니다. _ 김철훈(전남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회장)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져 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요즘처럼 삭막한 세상에서 진정한 가족의 모습을 느낄 수 있도록, 부모의 마음으로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곁에서 보면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_ 서은교(사단법인 여성행복누리 이사장)
수년 전 KBS 〈인간극장〉에서 방영되어 호흡이 좋았던, 젊은 사랑의 부부 김양근과 전성옥 씨가 엮어낸 생생한 얘기가 이번에는 책으로 엮어져 애독자들에게 찾아간다. 참신하고도 알콩달콩한 얘기들에 친근감까지 넘쳐 읽는 이로 하여금 사랑과 기쁨을 자아내게 할 것이다. 40대 부부가 그룹홈의 형태로 아기자기한 사회복지를 실천하면서 겪어낸 얘기들을 함께 엮은 이 책은 현실감과 생동감이 넘쳐난다.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젊은 부부들은 물론, 그룹홈에 관심을 둔 분들 그리고 청소년들이 관심을 갖고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_ 정형택(시인, 전남문인협회 회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