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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

진짜와 허상에 관하여


  • ISBN-13
    979-11-7254-036-4 (03100)
  • 출판사 / 임프린트
    (주)도서출판 푸른숲 / 푸른숲
  • 정가
    18,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11-19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에밀리 부틀
  • 번역
    이진
  • 메인주제어
    교양철학
  • 추가주제어
    사회, 문화: 일반 , 문화, 미디어 연구 , 대중문화 , 문화연구 , 미디어연구: 인터넷, 디지털 미디어와 사회 , 미디어연구: TV와 사회
  • 키워드
    #교양철학 #사회, 정치철학 #예술론 #사회, 문화: 일반 #문화, 미디어 연구 #대중문화 #문화연구 #미디어연구: 인터넷, 디지털 미디어와 사회 #미디어연구: TV와 사회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8 * 200 mm, 248 Page

책소개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영국의 떠오르는 문화 비평가, 에밀리 부틀이 21세기의 시대정신이 된 진정성을 탐구한 책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를 출간했다. 구글 검색 결과에 따르면, 지난 1개월간 ‘진정성’이라는 키워드로 작성된 뉴스는 우리나라에서만 약 53,100개에 달했다. 2023년에는 메리엄웹스터에서 올해의 단어로 ‘Authentic(진정한)’을 선정했다. 유명 배우의 인터뷰에서부터 기업의 지역 상생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진정성이 등장하는 영역 역시 다양하다. 이처럼 모두가 경쟁하듯 각자의 진정성을 내세운다. 

진정성 없음을 인정하는 모습조차 진정성이 되는 세상, 모두가 진정성을 위해 행동하지만 그 누구도 진정성을 완벽하게 충족할 수는 없다. 이런 시대에 진정성이 과연 무엇을 보장해 줄 수 있는지 재고해 보는 것은 시대의 혼란을 현명하게 헤쳐가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1장 ‘셀럽’부터 시작해 6장 ‘고백’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구체적인 대상에서 추상적인 주제로 나아가며 진정성을 탐구한다. 셀럽 문화, 예술 창작, 소비 문화, 정체성 정치 등 풍부한 예시를 들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진정성의 모순을 해체한다.

목차

서문

 

1장 셀럽

2장 예술 

3장 제품

4장 정체성

5장 순수성

6장 고백

 

헌사

후주

본문인용

진정성은 본래 자유를 추구하는데, 그것이 하나의 교리가 될 때 오히려 자유를 빼앗는다는 것이 바로 진정성의 역설이다. 우리가 ‘자신의 진실에 따라’ 살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좋은 일이겠지만,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는 개념에 나는 이의를 제기한다.

_ 15쪽, 〈서문〉

 

소셜 미디어가 진정성을 증명할 수 있는 초유의 기회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온라인 이미지 뒤에 본모습을 숨기는 것 또한 가능해졌다. 그 결과, 타인의 진정성에 대한 사회적 불안은 더욱 커졌다. 이처럼 진정성 의미와 중요성이 혼돈에 빠질수록 우리는 구명줄처럼 그것에 매달렸다

_ 24쪽, 1장 〈셀럽〉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팔리고 있는 진정성이라는 개념에 진짜인지 가짜인지,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다 거짓이고 가짜이기 때문이다. 진정성은 고백의 개념으로 팔리고 있고, 자신의 가식을 인정하는 개념으로 팔리고 있다.

_ 38-39쪽, 1장 〈셀럽〉

 

모두에게 진정성이 있어야만 한다는 생각에 갈수록 집착함에 따라, 우리는 예술 전반에 걸쳐 …우리 자신의 모습으로 번역될 수 있는 자아의 흔적을 찾는다. … 우리는 예술가들의 작품에 불필요한 추궁을 하게 되었고 누가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논쟁하게 되었으며…

_ 64쪽, 2장 〈예술〉

 

대중의 시선 속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그렇듯이,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은 자기 자신과 교감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당신은 ‘공감 가는 ’사람이 된다. 독자들은 당신을 통해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체험할 수 있다.

_ 69쪽, 2장 〈예술〉

 

〈사워〉의 처음 몇 초 동안 무심코 내뱉는 것 같은 대사가 있는데, 그 순간 청취자는 로드리고의 작업 과정에 들어서게 된다. … 왜 굳이 우리에게 그 이야기를 했을까? … 창작자의 자아를 노골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우리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약 대중음악이 소설이라면, 로드리고가 쓰고 있는 것은 단지 자전적 소설이 아니다. 로드리고는 메타 픽션을 쓰고 있다.

_ 86쪽, 2장 〈예술〉

 

…유행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여야 하지만, 그렇게 보이기 위한 주요 수단은 결국 더 많은 물건을 사는 것이다. 개인의 진정성은 진정성 있는 제품들이 받쳐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_ 93쪽, 3장 〈제품〉

 

진정성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그것이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의 욕망은 완벽하게 해소될 수 없어서 오히려 지속된다. 결국 브랜드들은 진정성 있는 제품 이상의 무언가를 팔아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진정성 있는 자아를 팔아야 했다.

_ 96-97쪽, 3장 〈제품〉

 

진정성 있는 집단적 자아의 완전무결성을 중시하다 보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자가 집단에 들어오려 하면, 다른 누군가의 근본적인 진실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호된 비난을 받는다

_ 131쪽, 4장 〈정체성〉

 

그럼에도 전통적인 정체성의 틀이 흔들리고 우리 모두가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을 피할 수 없을 때, 그런 것들은 우리 자신을 옭아맬 수 있는 안정적이고 확실한 무언가를 제공한다. 우리는 모든 것에 경계를 긋고 싶어 하고 모든 주장에 어느 한쪽 편을 들고 싶어 한다.

_ 151쪽, 4장 〈정체성〉

‘당신에게 더 이상 쓸모없는 ’물건들, 사람들, 행동들을 삶에서 몰아내는 일은 매혹적이다. 그렇게 하면 본질적 자아의 핵심에 조금 더 다가서는 것 같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우리는 어질러진 삶이 우리를 질식시킨다고 느낀다. … ‘진정한’ 자아는 의심할 나위 없이 최고의 자아와 동의어이다. 

_ 169-170쪽, 5장 〈순수성〉

 

포용적 접근은 출처를 알 수 없는 충동에 굴복한다. 그 충동은 당신의 영혼 깊은 곳에서 시작된 것일 수도 있고, 얼마 전 당신이 온라인에서 보았던 광고성 콘텐츠에서 시작된 것일 수도 있다. 그걸 누가 알겠는가? 그리고 아무려면 어떤가? 외부 영향의 전 범위를 포용함으로써, 당신은 현실 속에서 입지를 굳히는 것이다.

_ 178-179쪽, 5장 〈순수성〉

 

현대 사회에서 고백은 우리를 하느님에게 맞추는 것이 아닌 우리 자신의 내적 자아에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_ 200쪽, 6장 〈고백〉

 

때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피드를 보면서,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보는지 확인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투영된 우리 자신의 이미지를 평가한다. 우리가 세상에 알리기 위해 완벽하게 구축한 자아의 ‘하이라이트 릴’을 보는 것이다. … 우리는 끊임없이 고백하고 그 고백으로 생성된 개체에 대한 피드백을 내적 자아에게 요청한다. 이게 나 맞아?

_ 221-222쪽, 6장 〈고백〉

서평

진정성 있는 음악, 진정성 있는 사과, 진정성 있는 광고…

진정성만이 살아남는 세상

가히 진정성 과잉의 시대라 할 만하다. 우리는 모든 것에 진정성을 따진다.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는 우리가 통상 내거는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진정성은 “진정한 자아와는 다른 방향으로 우리를 밀어내거나 끌어당기는 외부의 힘에 맞서는 개념”으로 쓰이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기준이 되었다.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진정성 있는’ 혹은 ‘진정성 없는’이라는 표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진정성 있고 없는 것을 가르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왜 ‘진정성 있는’ 것을 옳다 여기고, ‘진정성 없는’ 것을 그르다 여길까? 한발 더 나아가, 진정성 없음을 투명하게 시인하는 태도마저 진정성 있다고 여기는 것은 왜일까? 

진정성 없는 사과는 안하느니만 못하고 진정성이 담긴 가사는 큰 감동을 준다. 자전 소설로 분류되는 작품들은 작가의 지난 생애와 낱낱이 비교된다. 예능은 계속해서 ‘진정성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을 좇는다. 이렇듯 모두가 서로의 진정성을 감시하는 세상에서는 나의 자아와 창작물 모두 진정성 있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진짜’를 향한 집착이 과도해지며 진정성은 우리를 옥죄는 덫이자 거역할 수 없는 교리가 되었다. 그러나 이 세상은, 진정성만이 전부는 아니다.

 

‘진정성 있는 진정성’을 원하는 사람들, 

만들어진 진정성이란 무엇인가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바로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가진 태도 즉, 진정성에 가닿아야 한다는 생각에 의문을 가지라는 것이다. 우리는 늘 진실이 지금 현재 이곳이 아니라 미래에, 다른 시공간에 있다고 여긴다. 지금의 내가 ‘진짜’가 아니라는 생각은 현실을 공허하게 만든다. 실재가 ‘허상’이 되고, ‘허상’이 실재가 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허상’은 ‘허상’이기에 우리는 늘 무언가를 갈망한다. 무엇을 갈망하는지도 모르는 채로.

이러한 상황에서 ‘진정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예로, 자본주의의 세계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는 방법은 물건을 사는 것이다. 기업들은 더 이상 물건을 팔지 않는다. 기업들은 “자아감”을 판다. 우리 사회의 새로운 규범이 된 진정성은 “전통적인 성공의 개념에 영합하거나 의존하지 않고 더 ‘당신 자신이’ 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제품들만 양산했”다. 우리는 특정 제품들을 구매함으로써 ‘진정한 나’를 만든다. 그리고 그것을 소셜 미디어에 전시한다. 우리의 ‘진정성’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되는 ‘나’와 액정 너머 현실을 사는 ‘나’는 다르지만 다르지 않다. 소셜 미디어에 등장하는 나는 의도적으로 연출된 ‘나’이지만, 현실의 나는 물성으로 존재하는 ‘나’이다. 이 둘은 다르다. 그러나 두 버전 모두 결국 ‘나’이기에 다르지 않다. “진정한 자아” 혹은 “진짜 나”가 있다는 생각으로 인해 우리는 무한한 가능성처럼 보이는 소셜 미디어와 자본주의의 세계를 헤맨다. 늘 환상을 좇고 있는 셈이다. ‘진짜 나’를 찾을 수 있다는 환상, 수많은 가능성 중 ‘진정한 자아’로 이어지는 단 하나의 길이 있다는 환상 말이다. 그러니 이제는 완전히 다른 가능성을 탐색할 때이다. ‘이 환상은 내가 아니야’라고 말하고, “내가 누구인지 굳이 증명하려 애쓰지 않는다면?”

 

‘진정성의 시대’, 이제는 ‘진정성’을 넘어서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는 총 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장은 ‘셀럽’, ‘예술’, ‘제품’, ‘정체성’, ‘순수성’, ‘고백’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우리가 유독 진정성 여부에 집착하고 진정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여기는 영역들을 돌아본다. 이 책은 대중문화와 철학을 결합하는 방식을 통해,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 자신이 되라고 주장하는 문화를 둘러싼 이념을 해체하고 무엇이 진정성에 대한 강박을 부추기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오늘날 진정성은 여러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공적인 영역에서 막연하”게 사용된다. “그것은 지난 수십 년간, 그 의미를 특정하기 어려움에도 바람직한 제품의 특성으로 우리에게 되팔렸다.” 이처럼 진정성이 모든 것에 있어 가치를 재단하는 제1기준이 되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무엇인지 아무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진정한 것’의 정체를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는 혼란 속에서 함께 나아갈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에밀리 부틀
저널리스트이자 문화 비평가이다.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했다. 이후 런던으로 이주해 대중음악 산업 분야에서 일했다. 2019년 영국 주간지 〈뉴 스테이츠맨〉에 입사했으며 현재 〈아이 페이퍼〉에서 편집자 겸 필자로 일하고 있다. 2022년 11월 대중문화 전문 예술 출판사 오르탁 프레스에서 나온 이 책은 저자의 데뷔작이다.
번역 : 이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하다가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사립학교 아이들》 《열세 번째 이야기》 《658, 우연히》 《비행공포》 《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빛 혹은그림자》 《매혹당한 사람들》 《마이 다크 버네사》 등의 소설과 《가스라이팅》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등의 비소설을 포함하여 100여 권의 책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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