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허리에서 뚝 소리가 나면서 바닥에 쓰러진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몸을 꼼짝달싹 못 했다고 하소연한다. 몸을 더 움직이면 허리에 심각한 손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보낸 인체의 마지막 경고였던 셈이다. 이쯤 되면 치료를 받아도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허리 디스크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하늘이 맑은 날에도 허리를 잡고 있어야 하며, 어떤 일을 해도 통증이 허리 옆에 꼭 붙어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다. 계속되는 통증 탓에 인상마저 점점 찌푸리게 된다. 낯선 사람을 만나도 미소를 짓는 대신 통증을 참기 위해 무표정으로 일관하게 된다. 모든 일상을 통증에 점령당하고 마는 것이다. _ p.5
건강은 결코 남이 대신해 줄 수 없다. 전문가가 통증을 줄이기 위해 알맞은 운동법을 알려줄 수 있지만 결국 근육은 스스로 움직여야 강해진다. 윗몸 일으키기 없이 복근은 없고 신전 운동 없이 허리 근육도 없다. 바른
자세 없이 강한 척추도 없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은 건강에서도 통한다. 건강은 스스로 지키는 자를 지킨다. _ p.10
내가 지켜본 대부분 근골격계 통증은 나쁜 습관에서 비롯되었다. 목이 아픈 사람은 모니터가 오른쪽에 치우쳐 있어서 항상 고개를 돌리고 일했고, 손목이 아픈 사람은 손목을 꺾은 자세로 작업을 반복했다. 허리가 아픈 사람은 하루 8시간 이상 의자에 앉아서 컴퓨터를 다루었으며, 엉덩이가 아픈 사람은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이 있었다. 이들 모두 나쁜 습관을 고치자, 통증이 해소됐다.
현재의 통증은 주사와 약으로 치료하지만, 미래 통증은 바른 자세와 운동으로 관리해야 한다. 병원에서 아무리 치료를 잘 받아도 나쁜 자세와 운동 부족 같은 습관 문제를 고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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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관절 주변이 딱딱해지고 근육과 힘줄이 경직된다. 몸을 반듯하게 펴고 싶어도 펴지지 않는 상태가 된다. 움직이는 것이 더 힘들어지고 자세는 더 나빠진다. 어깨 오십견이 전신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이 스스로 몸을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른다. 이 상태를 자세 전문가들은 ‘몸이 나쁜 자세 감옥에 갇혔다’라고 표현한다. 나쁜 자세 감옥에 갇히는 순간, 내 몸은 더 이상 의지대로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한다. 찬장 위 접시를 꺼내고 싶어도 팔이 올라가지 않고, 등을 곧게 펴서 걷고 싶어도 등이 마음같이 펴지지 않는다. 결국 내 몸이 내 몸이 아니게 된다. _ p.38
L씨의 습관 중 눈에 띄는 것은 목을 비트는 습관이었다. 목이 아프고 뻣뻣하니 일하다가 손으로 머리를 잡고 목을 비틀었다. 이건 앞서 이야기했듯이 목 건강에 매우 나쁜 습관이다. 목을 비틀어도 굳어진 부분은 절대 풀리지 않는다. 오히려 뻣뻣한 목 4번과 5번 뼈가 만나는 디스크에 손상이 갈 확률이 높다. L씨가 진단받은 디스크 초기 증상을 더 악화시키는 상황이었다. 하루빨리 잘못된 습관을 멈추고 안전한 스트레칭으로 바꾸어야 했다. _ p.186
어깨 건강을 해치는 가장 나쁜 습관은 단연코 어깨를 긴장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다. 어깨는 스트레스에 예민하다. 일종의 스트레스 감지기같이 작동한다. 작은 스트레스에도 어깨는 쉽게 긴장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아닌지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의 어깨 자세를 보면 된다. 어깨가 약간이라도 위로 올라가 있다면 긴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어떤 표정을 짓든 어떻게 말을 하든 어깨 자세는 그 사람의 마음 상태를 말해준다. _ p.232
본디 허리 곡선은 걷고 달리고 움직일 때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인체 모든 조직이 그렇듯 허리도 쓰지 않으면 기능을 잃어버리고 구조가 변형된다. 앉아서만 생활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허리 근육이 약해지고 관절도 뻣뻣해진다. 여기에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는 자세 습관이 더해지면 허리는 더 빨리 변형되고 일자 형태가 된다. 더 심해지면 급기야 반대로 꺾이는 역 C자 형태가 된다. 이 과정에서 근육 약화, 불안정한 관절, 추간판 탈출 등으로 인한 조직 손상, 염증, 괴사,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허리 통증이다. _ p.261
자세를 펴면서 일어나는 변화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무엇보다 만성통증의 해소다. 많은 사람이 나쁜 자세 때문에 근육과 뼈, 관절에서 일어나는 근골격계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두통, 뻐근함, 뭉침, 결림, 긴장, 저림, 찌릿함 등이 그것이다. 자세를 펴면 이와 관련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만성적인 목, 어깨의 뻐근함은 거북목을 교정함으로써 줄어든다. 흔히 허리 디스크로 알려진 요추 추간판 탈출증은 허리 자세를 반듯이 유지하는 습관이 특효약이다. 물론 자세를 펴는 것이 모든 근골격계 질환을 해결해 주는 건 아니지만, 자세를 펴는 일만으로도 주사나 약으로 해결하지 못한 수많은 만성통증이 해소될 수 있다. 자세 교정으로 건강을 되찾은 사람들은 간단한 습관만으로 몸이 좋아지는 것에 놀란다.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었음에도 통증을 해결하기 위해 사방팔방 돌아다닌 시간을 아까워하기도 한다. _ p.314
근육은 삶에 있어 선택을 의미한다. 근육은 내가 원하는 대로 수축하고 이완할 수 있는 유일한 신체 조직이다. 근육이 건강하면 낙상, 관절염과 같이 신체 손상 위험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다. 고혈압, 당뇨, 심장병과 같은 만성질환 위험에서도 벗어난다. 또 관절이 튼튼해져 보다 오래 일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놀이를 할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줄 수도 있다. 지하철에서 어르신에게 자리를 양보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다른 사람의 무거운 짐을 들어줄 수 있는 관용이 생긴다.
좋은 근육은 나를 선택하는 삶으로 이끌고, 나쁜 근육은 그렇지 못하는 삶으로 이끈다. 좋은 근육을 만드는 방법은 세 가지다. 바른 자세 습관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첫 번째, 단백질을 포함한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두 번째, 그리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 세 번째다. 이 책은 그 첫 번째 이야기다._ p.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