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파시스트일까?
이 책은 후기 자본주의와 파시즘을 다루는 책이다. 트럼프는 이 주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아주 중요하고도 주된 등장인물이다.
그는 파시스트인가? 이 책은 그렇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과거의 파시즘이나 파시스트의 개념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과거의 파시스트의 특징들은 일단 잊으라고 한다. 원래 기회주의적이고, 이념으로서는 늘 모순적으로 반대편의 태도와 사상을 차용하여 끊임없이 입장을 바꿨던 파시즘 자체가 그 동안 사라진 적은 없었으나, 트럼프처럼 기성정치에 반대하여 등장한 정치인들에 의해 지금 다시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문화현상처럼 스며들고 브랜드처럼 만들어지는 후기 자본주의 파시즘을 이 책은 파고든다.
한편으로 이 책은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 사회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파시즘의 재등장은 경제 위축과 정체체계의 동공화가 특징인 정치적 경제의 장기화로 인한 결과라고 이 책은 분석한다.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좌파 정부든 우파 정부든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 대신 포퓰리즘적, 파시즘적 정책으로 일관하여 경제도 정치도 모두 실패하고 있었다. 그 속에서 시민의 삶은 계속 악화되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종차별주의와 국수주의가 선거정치를 지탱할 유일한 수단으로 등장하면서 파시스트의 입지가 늘어나고 있다고 이 책은 분석한다. 이 책은 그런 분석에서 아주 적합한 예로 트럼프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