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두 가지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 첫째, 각 장에서 비공식적 대화를 통해 행위적 실재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둘째, 대학원생이 집필한 많은 부분을 포함시켜, 다양한 맥락과 학문적 배경에서 행위적 실재론이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따라서 이 책은 신진 학자들과 기성 학자들에게 이러한 연구 세미나가 그들의 연구와 사고에 어떤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해할 기회를 제공한다. _22쪽
중요한 점은 번개가 공간의 순간을 가로지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가로지르며 짜릿한 통찰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바라드는 번개를 하늘에서 땅으로 이어지는 연속적 경로가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결합과 비/연결된 동맹을 가상적으로 탐색하는 잘못된 방황”인 충전된 갈망으로 설명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고 할 때 과거로 도약하는 것이 아니다. 흥미롭게도 바라드의 행위적 실재론은 선형적 시간을 거부하지 않으며, ‘선’은 서로 얽힌 다양체를 의미한다. _57쪽
바라드는 핵물리학과 그 행위성을 고려해 원자의 행동뿐만 아니라 일본의 원자폭탄 폭발 생존자들에 대해서도 글을 쓴다. 특히 열네 살 때 나가사키 원폭을 경험한 하야시 쿄코는 수상 경력에 빛나는 소설 《트리니티에서 트리니티로》(2010)를 집필했다. 바라드는 양자장 이론을 통해 이 소설을 분석하며, 하야시의 작품을 읽어볼 것을 권장한다. 하야시 쿄코의 소설 속 주인공은 1945년의 폭격 생존자로, 폭탄이 만들어진 뉴멕시코 사막을 방문하여 “정치적 체화 행위로서의 애도 작업”을 재정립한다. _140쪽
바다와 연안은 추상적 은유도 아니고 인류 역사의 수동적인 배경도 아니다. 바라드의 행위적 실재론의 윤리-존재-인식론은 행위적 수륙의 물질성과 관계-내-윤리를 고려하기 위한 강력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이들의 감동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물질은 “형태학적으로 활동적이고, 반응적이며, 생성적이고, 설명할 수 있는 것”, “역동적이고 변화하는 관계의 얽힘”, “느끼고, 대화하고, 고통받고, 욕망하고, 갈망하며, 기억하는 것”이다. 행성의 생명체는 바람으로 인한 표면 해류의 소용돌이, 흐름, 회오리, 온도와 염분 차이로 인한 느리고 심연의 움직임, 달과 태양의 중력에 반응하는 주기적인 조석 변화에 의해 유지된다. 진동, 소용돌이, 순환, 선회 등 바다는 회전하고 선회한다. _194쪽
원자폭탄 개발과 같이 물리학이 연루된 불의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철학을 통해 물리학 윤리를 탐구한 바라드의 이야기를 들었다. 바라드는 과학의 미래를 위해 긍정적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우리는 바라드의 연구를 바탕으로 과학 분야에서 사회정의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음을 인식하며, 우리 분야에서 발생하는 해악(침묵과 폭력)을 탐구하고 있다. 이 장의 갈색과 붉은색은 대지의 토양과 태반에 생명을 주는 혈액을 포함하여 매우 다른 두 연구 분야를 시각적으로 통합한 것이다. _222쪽
다른 필자와 상의해서 결정된 색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적갈색, 검붉은색, 붉은 황토색, 붉은색, 오렌지색 등 붉은색의 뉘앙스가 필자들의 글 곳곳에 흐르고 있다. 산호초가 해저로 탄소를 운반하고 여러 어종의 먹이가 되기 때문에 유용한 것처럼, 캐런 바라드의 세미나 안팎에서 시작하는 이 책 각 장의 대화는 남반구와 북반구를 통해 항상 이미 회절적으로 존재하는 정치-윤리-존재-인식론에 생명과 영양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_2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