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쪽_단짝 커플인 건 확실한데, 달달 커플인지는 생각 좀 해 봐야 했다. 동네 친구, 유치원 친구, 학원 친구, 엄마끼리도 친구. 우리는 평범하고 오래된 그런 관계다.
47-48쪽_누나 선물을 그냥 받을까. 친구 사이에도 이 정도 선물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선물을 받으면 누나가 내 마음을 오해할 수도 있다. 그렇게 우리 사이가 불편해지는 건 싫다.
60쪽_은채가 고갯짓으로 교실 뒤쪽을 가리켰다. 사물함 앞에서 마동이와 두기가 싸우듯이 놀고 있었다. 은채가 입술만 움직여 ‘마동이’ 그러고는 안됐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동이가 나에게 하트 돌멩이를 준 건 ‘참 안된 일’이었다.
92쪽_“배드민턴은 타이밍이 되게 중요해. 공을 언제 쳐야 할지 정확하게 판단해야 하거든. 그 순간을 놓치면 셔틀콕이 엉뚱한 데로 가. 사랑도 타이밍이래. 용기를 낼 타이밍을 놓치면 망하는 거야.”
115쪽_ 편의점 앞 느티나무 벤치에 앉았다. 초록 나뭇잎이 무성했다. 세상에는 짝사랑이 훨씬 더 많다지. 저 많은 나뭇잎들이 모두 사랑이라고 치자. 그러면 서너 개의 나뭇잎만 빼고 다 짝사랑이란 거지.
147쪽_진실 게임에서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이런 것이다. 은근 슬쩍 러브 라인에 흠집 내기. 커플의 탄생보다 그들의 이별에 더 관심이 많다. 방구 커플과 두근두근 커플이 한판 붙은 모양새가 되었다.
158쪽_오태가 이 말을 하려고 얼마나 큰 용기를 냈는지 느껴졌다. 문득 예전에 고백을 거절할 때 내가 짓던 표정이 떠올랐다. 좋아하는 마음을 조롱하듯 내뱉은 말들이 부끄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