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평면표지(2D 앞표지)
입체표지(3D 표지)
2D 뒤표지

병든 민주주의, 미국은 왜 위태로운가

미국의 기원, 발전, 그리고 위기까지, 지도+인포그래픽과 함께 읽는 미국 민주주의의 모든 것


  • ISBN-13
    979-11-92988-95-5 (03340)
  • 출판사 / 임프린트
    서해문집 / 서해문집
  • 정가
    18,8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11-0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토마 스네가로프 , 로맹 위레
  • 번역
    권지현
  • 메인주제어
    정치 및 정부
  • 추가주제어
    아메리카사 , 사회사, 문화사
  • 키워드
    #정치 및 정부 #아메리카사 #사회사, 문화사 #정치사 #민주주의 #미국 민주주의 #미국 정치 #미국 선거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53 * 210 mm, 160 Page

책소개

미국은 여전히 민주주의의 모델인가, 아니면 꺼져가는 아메리칸 드림인가? 오늘날 미국의 민주주의는 그 어느 때보다 취약하다. 지난 20년 동안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는 매번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진영마다 상대방을 ‘민주주의의 적’이라 비난하며, 심지어 의사당을 장악하거나 후보를 암살하려 하기도 한다. 온갖 선동자들에게 악용당하는 미국의 민주주의는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했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무너지고 말까?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을 남길까? 아니면 다시 재창조될 수 있을까?

 

‘미국 민주주의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미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6개의 결정적인 순간으로 나누어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건국의 아버지들’이 가졌던 구상부터 베트남 전쟁 시대, 9·11 테러, 그리고 2021년 1월 국회의사당 난입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에 이르기까지, 미국 민주주의의 기원-발전-위기의 복잡한 경로를 흥미로운 서사와 간결한 텍스트, 풍부하고 통찰력 있는 지도와 인포그래픽을 극적으로 결합해 설명한다. 오늘날 미국의 민주주의가 왜 이토록 불안정한지, 그리고 그것의 세계적 파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 책을 통해 알게 될 것이다.

 

미국의 병든 민주주의는 우리가 관심을 기울일 만한 사안이다. 그 모습에서 우리는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한 의구심과 두려움을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극적인 서사, 간결하고 통찰력 있는 서술!

★미국 역사와 정치 지형을 완벽하게 시각화한 지도와 인포그래픽!

★역사적으로 중요한 연설과 문헌 등 풍부한 참고 자료 수록!

 

[출판사 서평]

 

미국은 여전히 민주주의의 모델인가

아니면 꺼져가는 아메리칸 드림인가

“미국 민주주의의 쟁점을 이해하는 것은, 세계가 어디로 가는지를 아는 것이다.”

“미국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완벽한 대답! _《르파리지엥》

 

오늘의 미국과 흔들리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단 한 권의 책!

 

오늘날 미국의 민주주의는 그 어느 때보다 갈등과 분열, 의견 대립으로 붕괴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미국의 유권자들은 매번 선거 결과에 의혹을 제기해왔다. 2000년에는 대법원까지 가는 지난한 재검표 소송 끝에 조지 W. 부시가 앨 고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로부터 8년 뒤 버락 오바마가 당선되자 그의 경쟁자들은 출생증명서까지 거론하며 그가 미국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2016년에는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보다 300만 표나 적게 받고도 대통령에 당선되어 엄청난 충격과 파장을 몰고 왔다. 급기야 2021년 1월에는 재선에서 패한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민주적 정권 이양을 거부하며 의사당에 난입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마치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에나 나올 법한 전쟁터를 방불케 하며, 선거전은 점점 더 살육 게임을 닮아간다.

 

그렇다면 이러한 민주주의의 위기는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미국에서는 어떻게 표를 적게 받고도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일까? 미국의 민주주의는 입법/행정/사법의 삼권분립이라는 견제와 균형 시스템에 기반하고 있으며, 특히 주(states)와 연방국의 권한이 엄격하게 구분되어 있다. 각 주마다 상원의원 2명이 선출되는데, 이때 주에 거주하는 사람의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와이오밍주(주민 58만 4000명) 유권자 1명의 투표는 캘리포니아주(주민 3900만 명) 유권자 1명의 투표보다 66배나 가치가 높다. 이렇듯 복잡한 선거 방식은 ‘제도’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렸고, 250년 전 ‘건국의 아버지들’이 우려했던 미국의 분열 가능성이 오늘날 캘리포니아주나 텍사스주 등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삼권분립의 원칙도 최근 미국 대법원의 정치화를 보면 심각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다. 1776년 독립전쟁 이후 미국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 책은 미국, 그리고 미국을 넘어 나머지 세계에도 매우 중요할 이 질문에 답한다. 그리고 세계가 오랫동안 모범으로 여겨온 미국 민주주의 실험이 어떤 허점을 가졌는지를 역사적으로 살펴본다. 미국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안정적인 제도, 강력한 중산층, 역동적인 경제에 자부심을 느낀다. 반면,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른바 모범이라고 하는 미국 민주주의의 한계, 모순, 부당함, 폭력을 강조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양측의 의견을 골고루 들어보고 나름의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민주주의의 모든 것!

세계적인 《르몽드》 인포그래픽 팀과 

최고의 미국사 전문가들의 합작이 빚어낸 걸작!

 

이 책은 미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6개의 결정적인 순간으로 나누어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건국의 아버지들’이 가졌던 구상부터 베트남 전쟁 시대, 9·11 테러, 그리고 2021년 1월 의사당 난입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에 이르기까지, 미국 민주주의의 기원-발전-위기의 복잡한 경로를 흥미로운 서사와 간결한 텍스트, 풍부하고 통찰력 있는 지도/인포그래픽을 극적으로 결합해 설명한다. 오늘날 미국의 민주주의가 왜 이토록 불안정한지, 그리고 그것의 세계적 파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 책을 통해 알게 될 것이다.

 

미국 민주주의의 역사는 단선적이지 않다. 특히 1787년 ‘건국의 아버지들’을 비롯해 미국 헌법을 제정하기 위해 모인 대의원들이 고안했던 완벽한 민주주의는 상상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히려 그들이 얼마나 민주주의를 불신했는지(사실 그들은 소수의 엘리트가 지배하는 공화정 모델을 선호했다), 또 헌법에 ‘민주주의’라는 말이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능한 지도자들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변질된 민주주의를 상상하지도 말라. 즉 미국의 민주주의는 리처드 닉슨의 사임이나 도널드 트럼프의 돌출 행동 때문에 궤도 이탈한 것이 아니다. 이 책은 이러한 복잡한 민주주의의 경로를 이해할 수 있는 핵심 질문 31가지를 뽑아, 최고의 미국사 전문가들이 통찰력 있는 답변을 제시한다. 

 

또한 역사적으로 중요한 연설과 문헌 등 풍부한 참고 자료를 수록함으로써 오늘날 미국과 미국인들의 심성에 대한 심오한 이해를 돕는다. 이를테면 공화국 초기의 미국 보편주의를 잘 보여주는 존 윈스럽의 〈언덕 위의 도시〉(1630)를 비롯하여, ‘고립주의’ 노선을 대변하는 찰스 린드버그의 디모인 연설(1941), 인종 분리 정책에 제동을 건 역사적인 재판 판결문(1954),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한 닉슨 대통령의 사임 연설(1974), 전 세계적인 석유 파동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의 ‘불안을 조성하는 연설’(1979), 9.11 테러 직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뉴욕 연설(2001), 2021년 1월 의사당 난입 사건을 조장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워싱턴 연설 등등. 아울러 세계적인 《르몽드》 인포그래픽 팀이 제작한 지도와 인포그래픽은 미국의 역사와 정치 지형을 완벽하게 시각화함으로써 미국 민주주의의 핵심을 한눈에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목차

머리말

 

1776  민주주의에 대한 두려움

1898  제국의 유혹

1941  고립주의여 안녕

1968  미국 내 문화전쟁

2001  공격당한 민주주의

2021  미 의사당 점령

 

에필로그

찾아보기

 

본문인용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 1863년 11월 19일, 에이브러햄 링컨은 게티즈버그에서 이처럼 매우 단순하면서도 동시에 매우 심오한 문장으로 민주주의를 정의했다. (…) 동족상잔의 남북전쟁은 남부의 노예 제도를 어떻게 평등의 이상과 양립시킬 것인가 하는 민주주의의 본질적인 딜레마에서 비롯되었다. 노예 제도를 지지하는 남부연합은 그것이 평등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북부의 폐지론자들은 도덕적인 이유로 노예 제도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링컨의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은 그 출발점이었던 남북전쟁의 망령만큼이나 지금도 미국 민주주의에 깃들어 있다. _본문 6쪽

 

“민주주의는 오래 지속된 적이 없습니다. 민주주의는 낭비적이고 소진되어 사라집니다. 자멸하지 않은 민주주의 국가는 없었습니다. 민주주의가 귀족정이나 군주제보다 덜 덧없고 덜 자만하며 덜 이기적이고 덜 야심 차고 덜 인색하다고 말하는 것은 의미 없습니다. 사실이 그렇지 않고, 역사상 그런 적도 없습니다. 정부의 형태가 어떠하든 인간은 그러한 열정을 똑같이 가지고 있고, 그 열정이 제어되지 않으면 사기, 폭력, 잔인함과 똑같은 결과를 낳습니다.”(존 애덤스) _본문 17쪽

 

미국은 스스로 엘리트가 지배하는 공화국이라고 생각했다. 독립전쟁으로 군주제인 영국을 상대로 거둔 승리는 미국에 강한 민족주의 감정을 불러일으켰고, 스스로 특별한 정치 체제이자 국가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왕이 다스리는 세상에서 미국 공화국은 보편적인 모델이 되기를 바랐다. 건국의 아버지들은 ‘공공의 것’에서 많은 사람을 배제했으면서도 특별하고 보편적인 정치 체제를 구축했다고 확신했다. 노예 제도가 있다는 것이 물론 그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 이처럼 공화제의 이상과 노예 제도가 동시에 존재하면서 근본적 모순이 생겼다. 그들은 어떻게 대농장에서 매일 마주치며 알고 지내던 사람들에게 시민권을 주지 않을 수 있었을까? _본문 20쪽

 

한편 많은 북군파가 전쟁이 끝난 뒤 남부에 정착했고, 현지 주민들에게 경제와 사회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가르치려 했다. 남부는 1877년까지 계속된 ‘재건’ 기간을 극심한 모욕과 북부의 ‘점령’으로 경험했다. 남부연합 지지자들은 남부연합을 ‘잃어버린 대의(Lost Cause)’라는 신화로 만들었다. 전쟁에서는 패했지만 정당한 대의를 추구했다는 뜻이다. 전쟁 이전의 세상은 그들에게 황금기였다. 그들이 보기에 노예는 법적 지위가 낮아도 남부에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고, 어쩌면 ‘해방’되기까지 했을지 모른다. 결국 남부군의 깃발은 백인이 영원히 지배하는 남부에 소속되어 있다는 자부심을 상징하게 되었다. _본문 22쪽

 

그러나 되돌아보면, 당시 미국의 보편주의는 청교도 주지사 존 윈스럽이 마태복음에서 가져온 이미지로 압축된다. 그것은 바로 누구에게나 보이는 ‘언덕 위의 도시(A City upon a Hill)’다. 나머지 세상이 미국의 정치 모델과 공화국 가치를 따를 수 있도록 미국은 먼저 국내에서 완벽한 사회를 건설해야 했다. _본문 41쪽

 

많은 역사학자가 1898년의 미국-스페인 전쟁이야말로 미국의 확장주의를 낳았다고 평가한다. (…) 국외 개입이 있을 때마다 지도자들은 쿠바에 개입했던 이 전쟁에서 만들어낸 ‘정당한 전쟁’이라는 논리를 앞세웠다. 전 세계에 민주주의를 확장할 수만 있다면 힘과 폭력을 사용해도 무방했다. 1917년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할 당시 토머스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유럽에 민주주의를 영원히 뿌리내리게 하고 모든 권위주의 제국을 사라지게 할 마지막 전쟁이 될 것이라 선언했다. 1941년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뛰어들었을 때와 베트남 및 중동에 개입할 때도 정확히 같은 논리가 사용되었다. _본문 46쪽

 

[많은 역사학자들이] 당시 미국 사회에 ‘미국 예외주의’와 ‘문명화’ 사명에 대한 믿음이 팽배했음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실제로 미국의 공공 영역과 정치 영역에서 종교의 무게를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 미국은 종교적 중립을 표방하는 국가도 아니고, 교회의 기능을 민간에 이양하지도 않았다. 지금도 미국 대통령은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하며, 모든 연설을 공식 표어인 ‘우리가 믿는 신 안에서(In God we trust)’로 끝낸다. 20세기 내내 미국의 정치, 노조, 단체의 지도자 대다수는 미국이 세계에서 메시아 역할을 하도록 부름을 받았다고 진심으로 믿었다. (…) 여론도 마찬가지였다. 공산주의가 반기독교적인 악이라고 믿은 많은 미국인이 처음에는 ‘절대 악’을 물리치기 위한 미군을 베트남에 파병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했다. _본문 49쪽

 

‘아메리카 퍼스트’는 두 가지 보완적인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이런 슬로건을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 슬로건은 양차 세계대전 사이에 있었던 보수주의적이고 고립주의적인 운동을 연상시킨다. (…) 게다가 ‘아메리카 퍼스트’는 트럼프의 지정학적 선택을 보여주는 표현이지만 이미 오바마가 구상했던 전략이다. 두 대통령은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9.11 테러 이후 호전적으로 변한 미국과 단절하기를 바랐다. (…) 그러나 그들의 신고립주의는 상반된 형태를 띠었다. _본문 71쪽

 

위계를 중시하고 공산주의를 열렬히 반대했던 닉슨 대통령은 이러한 미국의 새로운 면을 싫어했다. 그는 1968년 ‘침묵하는 다수’를 앞세워 선거 유세를 벌였다. 사실 길거리나 언론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국기를 불태우거나 베트남 전쟁을 비난하고 브래지어를 찢는 ‘좌파’ 젊은이보다 침묵하는 다수가 더 많다는 것이다. _본문 84쪽

 

1968년에 베트남 전쟁, 자본주의, 닉슨 출마를 반대했던 많은 대학생 시위자 중 사망자들이 나왔다. 대학에서 ‘미국 예외주의’는 그 뜻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다. 윌슨 대통령과 루스벨트 대통령이 말한 뜻과는 정반대로 미국은 민주주의 체제로 볼 때 나머지 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차이점이라면 극도의 폭력과 지배, 탄압이 지속적으로 자행된다는 점이었다. 대학생들과 일부 역사학자들은 미국의 역사를, 식민지에 도착하자마자 벌어졌던 원주민 학살로 시작된 끊임없는 폭력의 사슬로 요약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70년대에 미국의 역사를 ‘거꾸로’ 다시 읽는 현상은 펜타곤 문서가 발견되면서 더욱 강화되었다. _본문 87쪽

 

미국 사회는 큰 혼란에 빠졌다. 미국인들은 완벽했다고 믿었던 자신들의 제도가 민주주의의 이상에 반하는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건국의 아버지들이 제정한 헌법도 지도층의 부패와 결탁을 막을 수 없었다. (…) 지미 카터 대통령은 이러한 혁신의 희망을 상징했다. 그러나 카터 행정부는 이내 수많은 경제 난관에 부딪혔다. 1973년과 1979년 두 차례의 석유 파동으로 큰 타격을 입은 미국은 1930년대 이후 최대의 경제 위기를 겪었다. (…) 이처럼 많은 긴장 상태로 카터 대통령은 갈 길을 잃었고, 1979년 7월 15일에는 급기야 ‘불안감 조성 연설’이라 불릴 정도로 처참한 텔레비전 연설을 했다. _본문 92쪽

 

많은 대선 후보가 그랬듯이, 레이건도 자신이 당선되면 건국의 아버지들이 원했던 ‘진짜’ 미국을 부활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 배우 출신인 그는 미국의 ‘영원한’ 원칙들을 매우 간단하면서도 세련되게 재표현하는 능력을 갖추었다. 예를 들어, 그는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아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고 불렀다. (…) 1984년 미국인들은 “미국에 다시 아침이 찾아왔습니다”라는 선거 광고를 보고 레이건을 다시 대통령으로 뽑았다. 레이건은 재임 기간에 민주주의와 건국의 아버지들이 만든 연방주의의 이름으로 복지 정책을 후퇴시켰다. (…) 1981년 1월에 있었던 취임 연설에서 그는 이미 노선을 알렸다.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연방 정부는 우리 문제의 해결책이 아닙니다. 연방 정부 자체가 문제입니다.” _본문 93쪽

 

무역센터가 공격당했다는 소식을 듣던 순간 당황한 조지 W. 부시의 모습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바로 다음 날부터 전쟁 지휘관으로 변했다. (…) 다른 많은 보수주의자처럼 그도 9.11 테러를 메시아 사상으로 해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가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일 뿐만 아니라,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기독교를 겨냥한 것이라 여겼다. 그리고 ‘선(善)의 문명’ 미국은 다른 대륙에도 민주주의를 완전히 뿌리내리게 할 사명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레이건 재임 기간처럼 부시 행정부의 지정학적 관점은 이분법적이면서도 종교성에 물든 용어로 표현되었다. _본문 110쪽

 

또한 국외에서 벌이는 전쟁이 민주주의에 미치는 ‘부메랑 효과’를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다. 1941년 12월 7일 이후 미국은 수백만 명의 징병 군인과 직업 군인을 동원하는 해외 원정을 멈추지 않았다. 양차 세계대전 사이의 유럽처럼 미국 사회와 정계는 지난 2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참전했던 군인들의 귀향으로 ‘야만화’되었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현재 미국에는 예비군과 현역 200만 명, 퇴역군인 1600만 명이 살고 있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거나 봉사를 마친 이 1800만 명의 군인은 가족과 경제 네트워크에 재편입되었다. 이들은 공공 영역에도 많이 진출했다. 이는 민주주의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지난 20년간 미국의 정치판은 매우 이례적인 폭력에 노출되었다. _본문 116쪽

 

21세기 초부터 미국을 전쟁 중인 국가로 여기는 미국인이 많다. 전쟁이 국경 밖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 이러한 군사화가 미친 영향은 군대와 군사 경제가 자리 잡은 남부, 중서부, 서부에서 특히 더 컸다. 군사 기지가 많은 몬태나주가 대표적인 사례다. 주민은 대부분 백인이고, 20년 전부터 정치 논쟁은 이민, 이슬람, 세계 멸망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양극으로 갈라져 벌어지고 있다. 몬태나주 출신의 퇴역군인들이 이러한 정치 논쟁의 변화에 크게 기여했다. 그들의 유일한 외국 경험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의 전쟁터로 한정되므로, 귀국할 때는 미국을 제외한 세상은 극도의 폭력과 미국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적대감으로 점철되어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2016년 몬태나주의 유권자들이 트럼프의 신고립주의 정책을 지지한 일은 그리 놀랍지 않다. _본문 119쪽

 

서평

-

저자소개

저자 : 토마 스네가로프
토마 스네가로프(Thomas Snégaroff)
역사학 교수자격증 취득 후 고등학교와 그랑제콜 준비반, 파리정치학교에서 오랫동안 역사와 지정학을 가르치다가 저널리즘에 뛰어들었다. 프랑스 교육방송인 프랑스5에서 일요일마다 <이것이 정치다>를, 공영 라디오 방송인 프랑스앵테르에서 토요일마다 <대토론>을 진행한다. 미국 현대사 전문가로 미국 대통령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집필했다. 아칸소주 리틀록 지역의 흑인 학생 9인을 다룬 자신의 책을 희곡으로 각색해 2024년 아비뇽 페스티벌 무대에 직접 오르기도 했다. 저서로는 《미국 대통령의 사생활》(2024),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의 해부》(2024), 《푸치, 히틀러의 피아니스트》(2020), 《리틀록 - 1957년.미국을 뒤흔든 9인의 흑인 고등학생 이야기》(2018), 《빌 클린턴과 힐러리 클린턴 - 사랑과 권력의 결혼》(2014) 등이 있다.
저자 : 로맹 위레
로맹 위레(Romain Huret)
미국사를 전공한 역사학자이자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 원장으로, 프랑스와 미국에서 불평등과 민주주의에 관한 책을 다수 출간했다. 빈곤에 관한 연구로 시작하여 미국의 조세 제도와 자본주의의 역사를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관점에서 다루었다. 미국사에 관한 다큐멘터리 방송 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빈곤의 종식? 미국 빈곤 퇴치 전쟁을 벌인 전문가들(1945~1974년)》(2008), 《카트리나, 2005년.미국의 허리케인, 국가, 그리고 빈민》(2010), 《세금을 내지 않는 미국인들》(2014), 《빈곤과의 전쟁을 벌이는 전문가들》(2018), 《자본주의에 대한 반론, 뉴딜과 그 유산》(2020), 《앤드류 멜론의 재산.법원에 간 미국 자본주의(1933~1941년)》(2023) 등이 있다.
그림작가(삽화) : 델핀 파팽
델핀 파팽(Delphine Papin)
파리8대학 소속 프랑스지정학학교(IFS)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프랑스의 대표적 일간지 《르몽드》에서 인포그래픽 부서를 이끌면서 최고의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시사 문제들을 밀착 분석한다. 매주 토요일 프랑스퀼튀르의 <레마탱>이라는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서 ‘움직이는 지도들’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그림작가(삽화) : 플로리안 피카르
플로리안 피카르(Floriane Picard)
《르몽드》의 지도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다. 파리지리학학교와 프랑스 국립지리학학교를 졸업하고 여러 잡지, 아틀라스, 교과서 작업에 참여했다. 2017~2019년에는 프랑스 국립국토결속기구(ANCT)에서 지도 제작을 담당했다. 특히 정책 결정에 도움을 주는 정치 관련 지도 제작에서 탁월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번역 : 권지현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불과를 나온 뒤 파리 통역번역대학원(ESIT) 번역부 특별과정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러시아 지정학 아틀라스》 《르몽드 세계사》 《2033 미래 세계사》 《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 《서구의 종말, 세계의 탄생》 《국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이 있다.
고전에 사진과 그림이 없다고?
그랬습니다. 2000년 무렵, 고전들은 한결같이 원문이 들어가고, 주가 들어가는, 말 그대로 고전이었습니다. 그때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읽기 쉬우면서도 제대로 이해하는 고전을 만들까?” 고민하고 또 고민한 끝에 그림과 사진, 지도가 들어가는 최초의 고전 번역서를 출간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오래된 책방〉 시리즈입니다. 서해문집은 독자 여러분을 위해 헌신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문명의 보존과 미래를 위해 출판사의 역량을 투입하는 출판사. 서해문집은 그런 출판사가 되고자 합니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