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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기 전에 시작하는 생태환경사 수업

기후위기 시대, 역사 교사의 역할을 찾아서


  • ISBN-13
    979-11-7087-254-2 (03900)
  • 출판사 / 임프린트
    ㈜휴머니스트출판그룹 / ㈜휴머니스트출판그룹
  • 정가
    23,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10-28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전국역사교사모임
  • 번역
    -
  • 메인주제어
    교육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역사 #교육 #기후위기 #생태환경사 #역사수업 #역사교사 #생태환경교육 #생태시민 #생태전환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50 * 220 mm, 372 Page

책소개

1.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역사 교육은 얼마나 반영하고 있나?

―‘공해’나 ‘환경오염’ 같은 단어조차 등장하지 않는 대부분의 역사 교과서

―인류 역사에서 그간 추구해 온 가치를 성찰할 기회를 역사 수업이 제시해야

 

2024년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2030년 21세, 2050년 41세, 2100년에는 91세가 된다. 22세기까지 삶을 이어 갈 청소년들은 현재에도 미래에도 기후위기라는 큰 위협 속에서 살아야 한다. 지속불가능을 넘어 지구의 거주불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지금, 교육의 각 분야를 막론하고 생태 시민성을 기르기 위한 고민과 시도가 필요한 때다. 

우리의 역사 교육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을까? 그동안 역사 교과서들은 산업화를 경제성장과 연관 지어 개발과 발전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 왔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의 교과서에는 ‘공해’나 ‘환경오염’ 같은 단어조차 등장하지 않았다. 산업재해, 건강 파괴 문제 등이 사회문제로 부각됐음에도 이를 역사적으로 성찰하는 교육과정이나 교과서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은 미미했다. 그동안 교과서가 인간과 자연의 분리, 문명과 진보, 개발・국가 주의 서사로 구성되었던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전국역사교사모임에서는 2021년부터 생태환경사 공부 모임을 꾸려 오고 있다. ‘세계사’, ‘한국사・동아시아사’, ‘기후위기와 역사 교사’ 팀으로 나누어 생태환경적 관점에서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재구성해 수업을 개발하고 있으며, 그간의 시도와 실천을 《더 늦기 전에 시작하는 생태환경사 수업》에 담았다. 

 

기후위기를 의제로 삼는다는 것은 단지 기후사를 더 많이 가르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기후변화를 생태환경이란 더 넓은 차원에서 살피고, 생태 변화를 일으킨 인간적 요인을 짚으면서, 달라진 조건에서 상황의 악화를 막으며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폭넓게 생각해 보자는 것이지요. 

… 콜로세움을 보며 화려했던 로마 문명을 누차 설명했으면서도, 그 공간에서 수많은 동물과 인간 대학살이 일어났다는 사실은 얼마나 가르쳤는지 생각해 보세요. 산업화나 경제성장을 힘주어 가르치면서도, 그 과정이 나라 안팎의 자연 파괴와 연결되었다는 점을 놓쳐 버린 데서 출발합시다. 그리고 인간이 자연을 자원으로만 보고 파괴해 온 결과가 이제 지구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라는 냉엄한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우리가 가르쳐 온 역사 교과서의 서사를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총론〉 중에서(12쪽)  

 

 

2. 그림, 설화, 답사, 인터뷰를 활용하는 풍부한 수업 실천

―한국사와 세계사를 넘나들며 직조하는 생태환경사 수업

―생태환경적 관점으로 구성하는 역사 수업의 새로운 서사

 

이 책에는 기후위기 시대 역사 교사의 책임은 무엇인지, 생태환경적 관점으로 역사 수업을 구성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지 현장성을 바탕으로 한 제언과 구체적인 사례를 담았다. 환경 동아리 운영기 같은 생활지도에서부터 한국사와 세계사를 넘나들며 그림, 설화, 답사, 인터뷰 등을 활용하는 풍부한 수업 실천을 살펴볼 수 있다. 

역사 교사들은 조선왕조실록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임진왜란을 둘러싼 날씨와 자연재해, 전쟁과 전염병, 기근의 뚜렷한 상관관계를 추론하는가 하면, 프랑스혁명이 일어난 18세기가 지구의 평균 기온이 크게 떨어졌던 소빙기임을 확인하며 일조량 감소에 따른 흉작과 지배층의 수탈, 여기에 겹친 흑사병이 체제 저항 세력의 배경이 되었음을 짚는다. 역사를 왕조의 흥망성쇠나 지배층의 결정에 좌우되는 것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기후나 미생물과 같은 생태환경적 요인을 비롯, 다양하고 복잡한 맥락이 역사적 사건에 숨어 있음을 사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선조 27년 6월 18일자 사관의 논평 중 임진왜란 중에 역병보다 기근으로 굶어 죽는 백성의 구제가 더 긴급하다는 내용을 읽고 전쟁과 전염병, 기근의 뚜렷한 상관관계를 추론할 수 있습니다. 전쟁과정에서 막대한 식량을 군량미로 거두어 식량이 부족해지고, 전쟁과 함께 발생한 흉년은 민중을 기근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면역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전염병은 이전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합니다. 이런 재난 상황에서 위정자들의 역할과 공동체의 대응에 대해 질문하고 폭넓게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사고를 확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설화를 활용한 생태환경사 수업〉 중에서(191쪽)

 

자크리의난과 와트타일러의난이 일어난 14세기 중후반과 프랑스혁명이 일어난 18세기 후반은 지구의 평균 기온이 크게 떨어졌던 시기입니다. 약 300년에서 400년간 추위가 지속되었던 이 시기를 소빙기라 부르기도 합니다. 기온 하락과 함께 일조량이 감소하면서 흉작이 이어졌고 여기에 기근과 흑사병까지 겹치자 사회 기반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배층의 무거운 과세와 수탈은 농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고 이는 곧 체제에 저항하는 세력이 성장하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세계사 교과서를 낯설게 마주하는 시간〉 중에서(51쪽) 

 

한편 생태환경적 관점으로 바라보면 역사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 특정 동식물이나 사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서사를 구성하는 주제사 수업이 가능하다. 아울러 그림을 사료로 활용해 동물과 자연의 존재와 위치, 인간과 인간 이외 존재의 관계와 상호작용을 이해할 수 있다. 제도사 일색인 문헌 사료로는 미처 담지 못한, 혹은 배제된 이야기가 생생하게 드러나는 텍스트인 설화를 통해 당대 민중의 자연 인식을 살피며 인간 역시 생태적 그물망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 

 

세계 곳곳에서 면화 재배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생태환경과 인간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는데, 이런 내용을 다루는 것이 산업혁명과 제국주의를 둘러싼 다양한 측면을 살펴보는 데도 도움을 주리라 생각했습니다. … 먼저 수업 주제를 ‘면화로 보는 생태환경사’로 정하고, 서로 다른 대단원에 속해 있는 ‘신항로 개척과 노예무역, 산업혁명, 미국 남북전쟁, 인도 민족운동’ 네 가지의 내용 요소를 끄집어내서 학습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세계사 교과서를 낯설게 마주하는 시간〉 중에서(64쪽)

 

시간이 지나면서 쇠고기를 먹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소를 훔치거나 허가 없이 도축, 판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정부에서는 ‘우금(牛禁)’이라 하여 소를 함부로 죽이거나 판매하고 먹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령을 강력하게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쇠고기 수요는 점차 늘어나 하루에 도살되는 소가 500마리에서 1,000마리였습니다. 정부의 금지가 큰 소용이 없었던 것이지요. 앞의 그림처럼 쇠고기를 먹는 주요 계층이 양반이나 권력가였던 점도 하나의 요인이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매일 많은 소를 도축할 정도로 소의 개체 수가 많았고 그 소를 먹일 만큼 농업생산력이 뒷받침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소의 자리가 있는 한국사를 상상하다〉 중에서(164쪽)

 

다시 〈예덕선생전〉의 예문으로 돌아가 마지막 문장에 주목하려 합니다. 앞과 같은 언급을 통해 똥오줌 비료가 한양의 온갖 작물을 재배하는 데 없어선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인간은 매일 일정량의 똥오줌을 배설하는데, 왜 동아시아에서 유독 농업 자원으로 활용했을까? 동아시아 각국에서는 언제부터 똥오줌을 비료로 활용하기 시작했을까? … 매일 배설하는 분뇨를 소중한 자원으로 인식하느냐, 폐기물로 인식하느냐의 차이는 어디서 비롯하며, 현재의 생태위기에서 이 질문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등 학생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져 볼 수 있습니다. 똥을 중심으로 과거 사람들의 생태 인식과 생태계의 순환을 생각해 보도록 하는 것이지요.

―〈설화를 활용한 생태환경사 수업〉 중에서(185쪽)

 

 

3. 교육과정과 교과서가 바뀌어야

적극적인 생태환경사 수업이 가능하다

―생태환경사 수업의 새로운 내러티브를 위해

 

역사를 생태환경적 관점에서 세심하게 살피는 것은 현재 인류가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성찰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는 학생들이 기후위기라는 개념과 현상에 대한 이해, 개인의 노력이 부딪힐 수밖에 없는 한계, 법과 제도 변화의 방향까지 아우르며 실천하는 생태 시민으로 성장하는 과정이고, 여러 교과가 함께 수업해 나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더 늦기 전에 시작하는 생태환경사 수업》은 다양한 교과의 협업을 통한 생태환경적 융합 수업 사례를 소개하며 각 교과의 적극적인 참여를 제안한다. 

원진레이온 산업재해 당사자에 대한 구술 인터뷰로 한국 현대사 읽기를 시도한 프로젝트 수업은 산업화라는 ‘승리의 서사’ 속에 소거된 듯했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공간의 역사와 존재들이 우리 곁에 숨 쉬고 있음을 일깨운다. 

 

갈릴레이 재판은 세계사 시간에 보통 스치듯이 언급됩니다. 반면 융합 수업에서는 이 사례를 통해 르네상스의 인간 중심적 사고가 얼마나 혁신적인 것인지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역사 수업이 펼쳐 놓은 시공간 스케일에 ‘지구과학’ 그리고 ‘생활과 윤리’에서 등장하는 지식을 접목하자 훨씬 풍부한 이해가 가능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얼핏 생태 시민 교육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역사라는 과목이 어쩌면 ‘코페르니쿠스적’ 사고의 전환을 이루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간 문명을 이룩하고 발전을 거듭해 온 ‘시련을 극복한 인간상’에 심취한 인류 역사를 뒤집어 볼 수 있다면 말이지요.

―〈생태환경 융합 수업의 가능성 넓히기〉 중에서(129쪽)

 

놀라운 것은 교사가 제시하지 않았는데도 원진레이온 산업재해를 현재와 연관지어 인식하는 학생들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학생들은 SPC 사건을 비롯해 여전히 계속되는 산업재해, 노동자를 희생시켜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현실의 문제를 인식한 후에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과 대책에 관한 논의까지 자연스레 연결하기도 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과거와 오늘의 만남이라는 역사의 현장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구술 인터뷰로 산업화와 공해의 역사 돌아보기〉 중에서(227쪽)

 

2022 개정 교육과정에는 교과 교육 전반에 걸쳐 생태전환 교육을 연계하도록 하고 생태전환 교육을 위한 고등학교 선택 과목도 신설되었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앞으로 역사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생태환경적 관점이 더 많이 담겨야 한다. 19세기 국민국가의 필요에서 등장한 근대 역사학과 그에 기반한 역사 교육의 틀로는 지금의 위기에 대처할 수 없다. 생태환경사 교육이 개별적 시도가 아닌 교육과정으로 자리 잡을 때 교육 현장의 전반적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것을 가르친다는 정당성, 생태환경적 연구 결과를 검토하고 정돈한 교과서 서술과 의미 있는 탐구 활동이 마련되어야 현장 교사들이 부담감을 덜고 용기를 낼 수 있다. 

생태환경사 수업은 역사학의 성과와 문제의식에 바탕해 이를 교육적으로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따라서 학생을 역사 수업의 중심에 세우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갈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역사적 상상력을 제공하는 것이 생태환경사 수업의 중요한 역할이다. 한국의 생태환경사 교육은 이제 첫걸음을 내딛은 정도로 더 많은 공부와 실천과 논의가 필요하다. 《더 늦기 전에 시작하는 생태환경사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기존 교과서의 한계를 넘는 질문을 던지고 생각을 나누는 기회의 장을 열어 생태환경적 역사 수업의 방향성을 찾는 데 마중물이 될 것이다. 

 

 

목차

총론

생태환경사를 공부하고 가르친다는 것 

 

1부 생태환경사 수업의 출발

1. 교사의 준비_기후위기 시대, 역사 교사니까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2. 세계사 수업_세계사 교과서를 낯설게 마주하는 시간 

3. 동아시아사 수업_동아시아를 넘나들며 직조하는 생태환경사 

4. 한국사 수업_녹색 한국사 수업을 그리다 

5. 융합 수업_생태환경 융합 수업의 가능성 넓히기 

 

2부 생태환경사 수업의 다양한 실천

1. 그림_소의 자리가 있는 한국사를 상상하다 

2. 설화_설화를 활용한 생태환경사 수업 

3. 답사_지역의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는 생태 답사

4. 인터뷰_구술 인터뷰로 산업화와 공해의 역사 돌아보기

 

3부 생태환경사 수업의 새로운 내러티브

1. 인류세_새로운 세계사를 위한 밑그림 

2. 발전 서사를 넘어_역사를 보는 틀의 전환을 향해 

3. 수업론_생태환경사 수업 구성을 위한 단계별 접근법 

 

좌담회 

생태환경사 수업을 막 시작하려는 선생님들께 

 

미주 

참고문헌 및 추천도서 

본문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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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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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전국역사교사모임
전국역사교사모임은 1988년 ‘살아있는 역사교육 공동체’를 지향하고 실천하려는 역사 교사들이 모여 창립했다. 현재 전국 2,400여 역사 교사가 회원으로 참여해 연구 모임과 지역 모임 활동을 펼치며 역사 교육 현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려 노력하고 있다. 역사 교육 전문지인 계간 《역사교육》을 꾸준히 발행하고 있으며, 대안 교과서인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와 교사를 위한 역사교육론인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역사,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 《역사교실, 역사에서 배우고 삶으로 가르치는》 등 다수의 단행본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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