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뭉클한 철학이라니
붓다·사르트르·니체·키르케고르·틸리히
하이데거·프로이트·마르쿠제·마르크스의
불안한 나를 불안해하지 않는 법
안타레스 「가슴으로 읽는 철학」 기획 시리즈 첫 번째 타이틀. 살아있는 한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불안’의 고통을 철학으로 치유하는 책. ‘불교 철학’, ‘실존주의 철학’, ‘철학적 정신분석학’, ‘유물론적 비판 철학’을 통해 ‘불안에 관한 모든 것’을 철학하는 과정에서 이들 철학의 핵심을 꿰뚫으며 치유가 이뤄진다. ‘감정’은 ‘인식’의 소산이다. 인식이 먼저 있고 그 뒤에 감정이 따른다. 불안도 감정이므로 고통스럽고 불확실하다고만 여겨왔던 불안을 새로운 철학적 비전을 통해 다르게 인식하면 제대로 통제할 수 있다. 요컨대 불안의 본질을 올바르게 이해할 때 불안을 느끼는 우리의 감정도 바뀐다. 그러면 지금껏 불안 ‘때문에’ 얻은 마음의 ‘상처’와 불안 ‘덕분에’ 받은 삶의 ‘축복’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게 된다. 그다음부터는 잘못된 불안감이 잘못된 선택과 행동을 초래하지 않도록 스스로 예리하게 판단하는 ‘이성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철학이 어떻게 삶의 ‘갑옷’과 ‘무기’가 되는지도 뼈저리게 실감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철학이 입혀주는 ‘갑옷’은 무척 견고하며 철학이 쥐여주는 ‘무기’는 매우 강력하다. ‘머리’로 이해해야 하는 철학도 있고 ‘가슴’으로 느껴야 하는 철학도 있다. ‘불안’은 가슴으로 느껴야 할 철학적 주제다. 불안한 감정은 그 자체로 철학이다. 이 책 『불안을 철학하다』는 불안을 다시 생각하고, 다시 성찰하고, 다시 개념화하는 중대한 인생 이벤트로의 초대장이다.
기꺼이 불안을 품어낼 것인가
기어이 불안을 몰아낼 것인가
필멸의 고통을 실존의 용기로 승화하는 지혜
모든 인간은 불안하다. 먹고 사는 데 지장 없고, 돈 걱정 없고, 물질적 풍요를 누린다 한들, 불안하다. 성공한 사람도, 힘 있는 사람도, 불안하다. 효과 좋다는 약을 먹어도, 불안하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불안하다. 살아있는 한, 뭔가를 계속해서 생각하는 한, 우리는 결코 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다. 불안은 우리의 ‘실존’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불안이든, 사회적 불안이든, 도덕적 불안이든, 불안은 모두 실존의 문제로 귀착된다. 언젠가 반드시 죽고 마는 필멸의 존재가 실존하는 동안 끊임없이 겪게 되는 고통, 그것이 불안이다. 절대로 피할 수 없는 인생의 동반자이기에,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 하지 않고서야 불안을 극복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위로도, 약물도, 기분 전환도,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불안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은 철학에서 배우고, 느끼고, 이해해야 한다. 우리 삶의 ‘근본적’ 불안과 ‘인위적’ 불안을 분리해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그러면 불안을 어디까지 수용하고 어느 선에서 저항할지 그 척도를 정할 수 있다.
―‘불안’을 ‘철학’해 ‘불안’을 ‘치유’한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불안’을 ‘철학’한다. ‘불교 철학’, ‘실존주의 철학’, ‘철학적 정신분석학’, ‘유물론적 비판 철학’의 네 가지 갈래로 불안에 관한 모든 것을 살핀다. 불안이 우리 일상에서 갖는 역할을 이해하고 불안과 더불어 삶을 더 능동적으로 살아가도록 돕는다. 불안을 철학적으로 들여다본다는 것은 단순히 불안에 ‘반응’하고 ‘고통’을 느끼는 게 아닌 불안을 ‘생각’하고 ‘반추’한다는 뜻이며, 우리 내면에 사는 ‘야수의 본성’을 바꾼다는 의미다. ‘불안’은 ‘감정’이다. 인식이 있고 나서 감정이 생긴다. 그러므로 우리가 불안의 본질과 불안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다르게 ‘인식’하면 불안을 느끼는 우리의 ‘감정’도 바뀌게 된다.
우선 인류 역사에서 맨 처음으로 불안을 철학적 사유의 중심에 놓고 고찰한 붓다(Buddha/佛陀)의 ‘불교 철학’ 관점을 살핀다. 붓다는 불안을 우리 자신의 본성에 대한 깊은 오해에서 비롯된 고통이라고 봤다. 만약 불안이 우리의 실존에 고통을 주는 요인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마땅히 제거해야 하고 제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붓다의 가르침을 통해 인간 내면에 깊게 자리 잡은 실존적 불안을 치유할 최초의 단서를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실존주의 철학’이다. 그 어떤 철학자들보다 인간 삶을 중시한 열정적인 ‘삶의 철학자들’이 속 깊은 조언을 전한다.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 쇠렌 키르케고르(Søren Kierkegaard), 폴 틸리히(Paul Tillich),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철학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다. 우리는 불안을 떠안고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하며, 불안과의 투쟁을 기꺼이 환영해야 한다. 불안을 애써 모른 척하며 사는 삶은 우리 삶을 능동적으로 붙잡기보다 살아지면서 생긴 ‘나쁜 믿음’에 휘둘리는 거짓된 삶이 되기 때문이다.
뒤를 이어 흔히 심리학 분야로 분류되지만 철학, 특히 실존주의 철학에 커다란 빚을 지고 탄생한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정신분석학’의 불안에 관한 통찰을 철학적으로 고찰한다. 무의식과 트라우마의 관계를 통해 불안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우리 존재를 인식하는 감각에 통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붓다, 사르트르, 니체, 키르케고르, 틸리히, 하이데거, 프로이트가 중심인 처음 세 갈래의 철학적 성찰은 모두 불안을 ‘인간의 조건’으로 바라본다. 불안하다는 것은 인간이 된다는 것이고, 인간이 된다는 것은 불안하다는 것이다. 불안은 항상 제거해야 할 병리 현상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피할 수 없고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불안하다는 것은 우리 자신의 인간성과 인격성을 확인한다는 것, 다시 말해 세상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위치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불안을 이와는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철학도 있다. 마지막 네 번째 갈래인 헤르베르트 마르쿠제(Herbert Marcuse)와 카를 마르크스(Karl Marx)로 대표되는 ‘유물론적 비판 철학’이다. 이들은 불안을 ‘사회의 결과’로 규정한다. 다시 말해 우리의 불안은 ‘소외’의 결과다. 우리는 사회의 억압과 불평등으로 소외당하기에 불안하다. 한마디로 우리의 불안은 사회의 잘못이다. 따라서 불안을 개인의 문제로 수용하기보다 세상의 사회·정치·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우리 삶에서 불안을 유발하는 원인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또한 매우 중요한 성찰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서 겪게 되는 불안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많은 불안 요인이 잘못된 정치에서 비롯된다. 기꺼이 품어낼 불안과 기어이 몰아낼 불안은 따로 있다.
―‘불안’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이것이다.
“우리는 항상 불안할 것이다. 그러나 불안해하는 것에 대해 불안할 필요는 없다.”
간단한 명제 같아도 이 사실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해서 우리는 불안을 달고 산다. 불안을 유발하는 외부적 요인은 다양하지만, 우리는 내면적으로도 늘 불안할 기회를 찾는다. 사실 불안을 느끼는 것이 인간의 ‘정상적’ 상태이기에 오히려 불안하지 않은 사람을 ‘비정상적’이라고 의심해야 한다. 대체로 불안은 우리가 살고 싶은 삶을 방해받을 때 느껴지나, 우리가 살고 싶은 삶을 잘 살더라도 불안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불안을 철학하면 불안이 우리가 계속해서 살고 싶은 삶의 실마리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철학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 철학은 우리 삶의 불확실한 윤곽과 궤적을 인식하도록 돕는 방식으로 우리의 감정을 치유한다. 불안에 관한 철학자들의 글을 읽으면 비록 우리 삶에서 불안을 지우지는 못해도 우리가 왜 그토록 자주 불안한지 그 본질을 들여다봄으로써 불안이 우리 자신을 제대로 인식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불안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성찰로 우리는 불안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불안과 더 친밀한 관계, 즉 불안을 온전히 수용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할 수 있다. 우리는 절대로 불안하지 않을 수 없지만, 철학은 우리가 불안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 달리 말해 우리는 불안을 불안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 이 책으로 불안을 철학하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이 책은 『불안을 철학하다』는 불안을 다시 생각하고, 다시 성찰하고, 다시 개념화하는 중대한 인생 이벤트로의 초대장이다. 안타레스에서 이 책을 ‘가슴으로 읽는 철학’ 시리즈 첫 번째 타이틀로 기획해 출간한 까닭이 있다. ‘불안’이야말로 그 어떤 키워드보다 철학적 통찰이 시급한 주제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우선해서 보듬어야 할 감정이 ‘불안’이다. 독자 여러분도 이 생각에 공감하고 가슴으로 이 책을 읽어서 불안을 철학해야겠다는 판단이 선다면 저자의 초대를 흔쾌히 받아들이기 바란다. 이토록 뭉클한 철학을 가슴에 새긴 채 철학의 ‘갑옷’을 입고 철학의 ‘무기’를 손에 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