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투스(HABITUS, 타인과 나를 구별 짓는 취향, 습관이자 사회문화적 환경에 따라 결정되는 제2의 본성)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만들어진다. 우리는 각자 다른 가정에서 태어나 다른 주거 환경과 생활 방식을 경험하며 자란다.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종종 해외여행을 떠나는 가정이 있는가 하면 좀처럼 동네 인근을 떠나지 않는 집도 있다. 온 가족이 함께 요리하고 그 음식을 둘러앉아 먹는 집이 있고, 각자 알아서 냉동식품을 데워 먹는 집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 자녀들이 이런 차이를 모두 흡수한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은 어떤 가치가 중요하고 어떤 태도가 옳은지 주변 환경을 통해 습득한다.
누군가 그들에게 보여준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다.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부모의 자녀들은 자신의 가능성을 펼치는 데 도움이 되는 사고와 행동 그리고 자아상을 더욱 확실하게 상속받는 경향이 있다. 물론 태어날 때부터 그런 행운을 누리지 못한 사람도 삶을 개선할 기회는 충분하다. 다만 아주 부적절한 순간에 불쑥 끼어드는 내면의 압박감이나 잠재적 긴장감까지 완전히 해소하는 경우는 드물다.
_첫 번째 힘: 현실을 마주보는 용기
그라츠 대학교의 차등심리학 교수 알리요샤 노이바우어(Aljoscha Neubauer)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지능은 인생의 첫 15년 동안에 발달하며 유치원과 학교에서 받은 교육의 질과 양에 따라 지능의 정도가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교육 정책은 출신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최고의 기회를 제공해야만 한다.”
열 살에서 열다섯 살까지의 시간은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그 기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물론 직업학교에서도 2, 3년간은 전문 고등 학위와 일반 고등 학위를 받기 위한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동년배 인문계 8, 9학년 학생들이 전공 지식 외에도 문화적 경험의 지평을 넓히는 데 쓰는 시간은 그들의 세 배가 넘는다. 실업계와 인문계를 같은 고등학교 과정이라고 볼 수 없는 이유다. 인문계 학교에 간 열 살 학생은 종합학교나 직업학교에 간 동년배 학생보다 지적으로 더 많은 자극을 받고 다양한 상위계층 문화를 배운다.
열 살 즈음은 특별한 기회에서 이상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시기다. 아비투스가 “아직은 단단히 굳지 않아 쉽게 변형이 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_네 번째 힘: 성공 사다리를 떠받치는 기본 교육
미국의 심리학자 에미 베르너(Emmi Werner)와 그녀의 팀은 장기 연구를 통해 이런 사실을 입증했다. 그들은 하와이 카우아이섬에서 1955년에 태어난 아이 200여 명을 대상으로 40년간 추적 연구했는데, 처음에는 모두 열악한 환경에서 성장했으나 그중 3분의 1가량이 놀라운 재능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그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주어진 환경과 어려움에 훌륭하게 대응했으며 그 과정에서 상처가 없진 않았으나 좌절하진 않았다. 매번 자구책을 찾았고 목표를 유연하게 조정했으며, 타고난 복이 많아 응석받이로 자란 사람들은 쉽게 절망하는 상황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삶의 고비를 넘을 때마다 점차 강해진 그들의 정신력은 벼락치기로는 배울 수 없는 능력이었다.
_다섯 번째 힘: 단점을 강점으로 만드는 발상력
방학 동안 학교에서 일하며 나는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행사 진행에 대해 배웠으며 무대 뒤를 엿보았다. 그리고 방학이 끝날 즈음 정식 조교로 채용되었다.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나 인턴 경험은 우연한 선택이 아니라 계층의 문제라는 것을 그땐 몰랐지만 지금은 안다.
가족 중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생활비를 버는 것이 우선이지만, 고학력 부모의 자녀들은 장래에 도움이 될 만한 인맥과 경험을 쌓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 결정이 미래의 향방을 가른다. 방학 동안 식당에서 접시를 나르면 계좌에 돈이 쌓이지만 시립극장에서 무급으로 행정 인턴을 하면 이력서에 경력 한 줄이 추가된다.
_여섯 번째 힘: 쓸모 그 이상을 보는 통찰력
중산층에겐 돈을 향한 경외심이 있지만 부자들에겐 그런 마음이 없다. 돈에 대한 그들의 마인드셋은 생각보다 건조하다. 돈은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도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렇기에 돈을 충분히 가진 사람들에게 이윤 극대화는 당연한 이치다.
그들은 재물과 인도적 가치를 상반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부자는 백 원도 아낀다’라는 말만으로는 그런 태도를 아우를 수 없다. 그렇기에 부자들에게서 전략적으로 재산을 모으고 만족스러운 방식으로 투자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_열여섯 번째 힘: 부와 그 가치를 아는 지혜
특권층의 심리를 연구해온 학자 테일러 필립스(Taylor Phillips)는 그런 자아 개념은 인간 심리의 근본에 맞닿아 있다고 한다. 바로 그런 이유로 상위계층이라고 해도 러시아의 신흥 재벌들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심지어 정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필립스의 사회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남들보다 유리한 지점에서 출발한 사람들은 그 덕분에 자리를 지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과 태도를 보노라면 그들이 재능이나 품위 그리고 책임감 있고 절도 있는 생활 방식 덕분에 성공한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성과주의에 대한 확신은 상위계층의 기본 도덕에 반영되어 있고 그들은 책임과 자유, 실천과 확신을 원칙으로 삼는다. 물론 이 가치들은 모든 사회계층에서 규준이 된다. 그러나 이 가치들을 가장 숭상하는 것은 상위계층이다. 그들은 평소에도 이 가치들을 많이 언급한다. 그러니 당신도 가치척도 최상단에 이 가치들을 놓는 게 당신에게 결코 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_스무 번째 힘: 지위를 나타내는 신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