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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예술 과학 철학, 그리고 인간


  • ISBN-13
    979-11-978839-5-8 (03600)
  • 출판사 / 임프린트
    주식회사 연구소오늘(소요서가) / 소요서가
  • 정가
    28,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6-0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Clark, Kenneth
  • 번역
    이연식
  • 메인주제어
    예술사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예술사
  • 도서유형
    종이책, 반양장/소프트커버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5 * 217 mm, 496 Page

책소개

 

문명이란 무엇인가?

 

서양 문명의 정점을 이어 나가는 위대한 예술작품과 개인들의 대서사
《다른 방식으로 보기》에서 존 버거가 도전한 바로 그 책!
문명이란 무엇이며, 예술은 어떻게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

 

《문명》은 영국의 미술사학자 케네스 클라크가 1969년에 진행한 BBC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단행본으로 엮은 책이다. 클라크는 건축, 조각, 회화, 음악, 문학, 철학, 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자유롭게 오가며 서양 문명의 유구한 역사를 공시적이자 통시적인 관점에서 기술한다.

 

오늘의 우리에게 케네스 클라크는 존 버거를 경유해서 알려져 있다. 버거는 1972년 BBC에서 방영하고 이후 책으로도 출간한 《다른 방식으로 보기》에서, 클라크의 실명을 여러차례 거론하며 그의 관점을 엘리트적이라고 비판한다. 버거의 눈에 비친 클라크의 《문명》은 지나치게 유럽⸱남성 중심적이며,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맥락에 대한 고려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바로 그런 이유로 클라크의 관점은 여전히 숙고할 가치가 있다.

 

《문명》에서 케네스 클라크는 상시적인 외적 위협과 내적 붕괴의 위험 속에서도 중단되지 않았던 예술적 재생의 운동에 정신사적 시선을 유지한다. 위태로워서 더욱 위대한 이 운동에서 클라크는 '양극성'(polarity)을 감지하고 매료된다. 그로테스크한 것과 아름다운 것,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 추한 것과 이상적인 것의 긴장과 갈등을 기꺼이 향유했던 그는 양차 세계대전의 폐허 위에서도 문명에 대한 믿음을 끝내 거두지 않았다. 그것이 케네스 클라크가 명확하게 답하지 않는 물음, ‘문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가진 역사적 가치이자 힘이다.

목차

서문


1 구사일생
2 위대한 해빙
3 낭만과 현실
4 만물의 척도가 된 인간
5 영웅이 된 예술가
6 항의와 전달
7 장엄과 순종
8 경험의 빛
9 행복의 추구
10 이성의 미소
11 자연숭배
12 거짓된 희망
13 영웅적인 물질문명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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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목록
 

본문인용

P. 24 인간은 매일같이 생존경쟁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밤의 공포와 싸우는 한편, 스스로를 돌아보며 육체와 정신 양면에서 어떤 소질을 의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성, 정의, 몸의 아름다움을 두루 갖춘 조화로운 완전성을 추구하면서 자신의 사고와 감각의 소질을 발전시킬 필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인간은 이 필요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를테면 신화를 통해서, 춤과 노래를 통해서, 철학체계를 통해서, 그리고 시각적인 질서로 채워왔습니다. 인간의 상상력의 소산은 동시에 이상의 표현이기도 했던 것이지요.

 

P. 88~89 사카라의 피라미드 이래 사람들은 건축물을 지면이 받는 무게로만 생각했습니다. 건축물을 물질적 특성으로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비례나 값진 대리석의 색으로 꾸며서 물질을 뛰어넘는 건축물을 만들려고 애썼지만, 언제나 안정성과 무게라는 한계에 부딪혔지요. 결국 그것이 인간을 지상에 붙들어 두었던 것입니다. 이제는 고딕 양식의 다양한 (...) 장치는 마치 돌이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중력에서 해방된 인간 정신의 표현이었습니다.

 

P. 116 2차원의 예술, 가령 태피스트리의 예술은 매력적입니다. 그런데 태피스트리에 담긴 독자적인 세계를 받아들이려면 관객은 자신의 신념을 잠깐 정지시켜야 합니다. 태피스트리를 만든 예술가는 자신의 공상을 2차원의 표면에 펼쳐놓습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었습니다. 제한된 완전성에 도달하자 거기에 고착되고 말았지요. 그러나 3차원, 즉 공간과 입체성을 도입하면 그 순간부터 확장과 발전의 가능성이 무한하게 펼쳐집니다.

 

P. 178 이 조각상에 표현된 육체는 말하자면 베토벤의 아홉 번째 교향곡의 그 유명한 도입부처럼 대리석 속에서 울려 나오고 또 대리석 속으로 가라앉고는 합니다. 표면이 다소 거친 대리석은 렘브란트의 그림에서 어두운 그늘과 그림자가 그런 것처럼, 가장 강렬하게 느낄 부분에 주의를 집중시킵니다. 그러나 그것은 역시 조각된 인물을 가둔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그 인물은 손발이 묶이지 않았지만 어느 시대에나 죄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완성된 〈노예〉와 마찬가지로 이 조각상은 미켈란젤로가 무엇보다도 깊이 몰두했던 문제, 즉 스스로를 물질에서 해방시키려는 영혼의 고투를 나타낸다고 여겨집니다.

 

P. 244 종교는 모두 웰스가 말한 복종의 사회였습니다. 웰스가 말한 의지적 사회, 즉 이스라엘이나 이슬람 혹은 북유럽의 프로테스탄트처럼 공격적이고 방랑적인 사회는 자신들의 신을 남성으로 여겼습니다. 남신만 있는 종교에서는 우상이 나오지 않았으며, 오히려 대부분의 경우 우상을 적극적으로 금했다는 점은 기묘한 노릇입니다. 세계의 위대한 종교예술은 여성 중심의 창조원리와 깊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P. 296 이성과 경험에 대한 호소가 처음 빛을 발하던 한 세기 동안에 거둔 성과가 인간 지성에서 하나의 승리였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데카르트와 뉴턴의 시대에 살았던 서구인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사색의 도구로 세상의 다른 지역 사람들과 자신들을 나누었습니다. 그래서 19세기의 평범한 역사가들을 조사해보면 유럽 문명이 성과를 출발점으로 삼아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P. 312 바로크는 먼저 종교 건축에서 생겨나서 가톨릭교회의 감정적인 열망을 표현했습니다. 반면 로코코는 어느 정도 프랑스 파리 특유의 산물로서 자극적이며 세속적입니다. 그것은 표면적으로는 베르사유의 웅장한 고전주의에 대한 반발이었습니다. 로코코는 고대풍의 정적과 질서 대신에 자유분방하게, 그것도 특히 이중 곡선을 이루어 굽이치는 자연물, 예를 들어 조개껍데기, 꽃, 해초 등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다시 말해 아카데믹한 양식에 대한 반동이었지만 부정적인 것은 아니었지요. 그것은 한껏 발달한 감수성을 나타냅니다. 새롭게 자유로운 연상을 성취했으며, 새롭고 보다 미묘한 뉘앙스를 포착했던겁니다.

 

P. 369 사실 괴테의 ‘자연’은 루소의 ‘자연’과 약간 다릅니다. 괴테가 자연이라 할 때는 사물이 어떻게 보이는지가 아니라 간섭받지 않을 경우에 사물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가리킵니다. 그는 직접 식물을 관찰하고 사생할 만큼 뛰어난 식물학자였고, 온갖 생물은 한없이 오랜 적응의 과정을 통해서 최대한 충분히 발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식물과 동물이 서서히 문명화한다고 믿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뒷날 다윈의 진화론이 나왔습니다.

 

P. 424 그러한 고갱이 의외로 타히티 섬에 관해서는 제대로 파악하질 않았습니다. 그가 도착했을 때 타히티는 이미 한 세기 전부터 유럽인이 몰려와 오염되어 있었습니다. (...) 온갖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끝내 지켜온 고갱의 용기는 실로 영웅적입니다. 그리고 이는 그가 타히티 섬에 살면서 겪었던 갖가지 불결하며 끔찍한 사건을 잊게 해줍니다. 고갱이 그린 〈타히티의 여인들〉은 실로 들라크루아의 〈알제의 여인들〉과 비견할 만한 걸작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오랜 방황, 이처럼 커다란 단념이 필요했다니 도대체 유럽 정신이 어디가 그렇게 잘못되었나 하는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서평

서양 문명의 정점을 이어 나가는 위대한 예술작품과 개인들의 대서사
《다른 방식으로 보기》에서 존 버거가 도전한 바로 그 책!
문명이란 무엇이며, 예술은 어떻게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

 

《문명》은 영국의 미술사학자 케네스 클라크가 1969년에 진행한 BBC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단행본으로 엮은 책이다. 클라크는 건축, 조각, 회화, 음악, 문학, 철학, 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자유롭게 오가며 서양 문명의 유구한 역사를 공시적이자 통시적인 관점에서 기술한다.

 

케네스 클라크는 30세의 이른 나이에 내셔널갤러리 관장에 임명될 정도로 영국 미술계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인물이다. 그는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여러 TV시리즈와 저술로 널리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폴 내쉬, 존 파이퍼, 그레이엄 서덜랜드, 헨리 무어 등 동시대 영국 미술가들의 열렬한 후원자이기도 했다.

 

오늘의 우리에게 케네스 클라크는 존 버거를 경유해서 알려져 있다. 버거는 1972년 BBC에서 방영하고 이후 책으로도 출간한 《다른 방식으로 보기》에서, 클라크의 실명을 여러차례 거론하며 그의 관점을 엘리트적이라고 비판한다. 버거의 눈에 비친 클라크의 《문명》은 지나치게 유럽⸱남성 중심적이며,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맥락에 대한 고려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바로 그런 이유로 클라크의 관점은 여전히 숙고할 가치가 있다.

"오히려 버거의 비판적인 관점 때문에, 나는 지금 시점에서 《문명》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판적인 관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면 그 비판이 겨냥하는 쪽을 알아야 한다." (옮긴이 후기 중에서)

 

《문명》에서 케네스 클라크는 디테일에 집중하며 공시적이면서도 통시적인 관점에서 서양 문명의 ‘양극성’(polarity)에 주목한다. 고딕 성당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아름다운 성자들의 형상에만 머물지 않고, 그 시대가 명확하게 '추한 것'으로 정의했던 괴물들 쪽으로 향한다. 그리고 추한 것과 아름다운 것에 대한 관념이 명확하던 시절에도 이미 예술의 시선은 양극을 오갔음을 짚어낸다. 책의 서두에서는 센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바이킹선의 기괴한 뱃머리를 보여주며 이토록 독창적이며 밀도있는 예술작품이 야만의 편협함으로 인해 탄생하기도 했음을 지적하고, 말미에서는 나치가 드러낸 문명의 취약성과 파괴적인 일탈 가운데서도 역설적으로 고갈되지 않는 문명의 자신감을 신뢰하기도 한다.

 

"클라크는 문화와 예술의 산물에 대한 무지막지한 파괴를 문명의 적으로 규정하여, 그늘이 사물의 윤곽을 드러내듯 문명의 윤곽을 드러내도록 한다. 그는 추상적인 기준보다는 구체적인 작품과 건축물, 인류가 지성과 갈망으로 쌓아온 것들을 펼쳐 보여주며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거듭 묻는다." (옮긴이 후기 중에서)

 

영국의 예술비평가 존 러스킨은 '위대한 민족은 자신의 역사를 행동의 책, 언어의 책, 예술의 책으로 말하며 그중에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예술의 책이다'라고 언급한다. 그리고 케네스 클라크는 이를 증명한다. 그는 행동과 언어를 모두 포괄하는 정신의 역사적 움직임에 대한 증거물로서 예술을 내보이며, 상시적인 외적 위협과 내적 붕괴의 위험 속에서도 중단되지 않았던 예술적 재생의 운동에 정신사적 시선을 유지한다. 위태로워서 더욱 위대한 이 운동에서 클라크는 꿈틀대는 인간 해방의 역사를 짚어낸 것이다.

 

이제 존 버거를 통하지 않고서는 케네스 클라크를 '다른 방식으로' 볼 수 없더라도, 클라크의 《문명》은 그와 동시대를 공유한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의 명성에 가려질 이유가 없다. 《문명》에서 클라크는 자신을 매료시킨 그로테스크한 것과 아름다운 것,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 추한 것과 이상적인 것의 양극성을 기꺼이 향유하며, 양차 세계대전의 폐허 위에서도 문명에 대한 믿음을 끝내 거두지 않았다. 그것이 케네스 클라크가 명확하게 답하지 않는 물음, ‘문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가진 역사적 가치이자 힘이다.

저자소개

저자 : Clark, Kenneth
영국의 미술사학자. 윈체스터와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미술사를 공부했으며, 역대 최연소인 30세의 나이에 내셔널갤러리 관장으로 발탁되었다. 전쟁 기간 동안에는 전쟁예술가제도를 조직했으며, 다메 미라 헤스와 함께 내셔널갤러리 콘서트를 담당했다. 옥스퍼드에서 교수를 지냈고, 영국 문화위원회 의장을 역임했으며, 독립 텔레비전 방송국 설립 당시 의장으로 임명되었다. 1969년에는 서구 문명의 역사를 조망한 BBC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문명Civilisation'을 제작해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1938년에 기사 작위를, 1969년에는 종신 귀족 작위를 받았다. 《고딕부활》(1928), 《레오나르도 다 빈치: 화가의 길》(1939), 《풍경에서 미술로》(1949), 《누드: 이상적형태에 대한 연구》(1956), 《명화란 무엇인가?》(1979) 등을 썼다.
번역 : 이연식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미술이론 과정을 마쳤다. 줄곧 미술사의 르네상스적 지식인 같은 열정의 끝을 놓치지 않고 미술사를 입체적으로 탐구하면서 예술의 정형성과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다양한 저술, 번역, 강연 활동을 하고있다. 지은 책으로는 《에드워드 호퍼의 시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서양 미술사》 《죽음을 그리다》 《드가》 《뒷모습》 《이연식의 서양 미술사 산책》 《미술품 속 모작과 위작 이야기》 《유혹하는그림, 우키요에》 등이 있고, 《자포니슴》 《뱅크시》 《르네상스 미술: 그 찬란함과 이면》 《그림을보는 기술》 《한국 미술: 19세기부터 현재까지》 등을 옮겼으며, 아카데미소요에서 여러 각도로 바라보는 미술사 대중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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