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 저 먼 곳과 내 식탁 위를 여행한 기분
이 책을 덮으며 독자분들이 즐거운 여행을 마친 기분이 들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 여행은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역사 책에서 만날 법한 사람을 마주하고, 인류사에 기록된 발견의 순간을 함께 하며 지구 여기저기를 다닙니다. 이 여행의 시작이 시작되는 곳은 이탈리아 로마입니다.
로마에는 인류가 인간으로서 살아온 생생한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유적이 전하는 메시지를 기대하며 전 세계 사람들이 이곳을 찾습니다. 도시가 간직한 역사만큼 변하지 문화를 품고 있는 것도 로마입니다. 이 책의 지은이가 ‘음식고고학’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에 이처럼 알맞은 도시는 지구상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음식과 맛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식재료나 가축 등의 역사를 성실히 되짚어가는 대신 음식이 놓여있는 과거 어느 순간을 묘사할 때 당시 사회와 인간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함께 전합니다. 지은이가 책을 쓰기 위해 살펴본 자료는 역사에 근거한 사실이며, 여러 양서를 인용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매 페이지마다 독자에게 끊임없이 새로움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음식에 대한 역사가 진실로 기록되기까지 숨은 조력자를 알게 되고, 튀긴 채소 한 조각이 와인 테이블을 얼마나 혼돈에 빠뜨릴 수 있는지 보여주고, 정치나 정책이 순식간에 우리 식탁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지 개탄하게 합니다. 맛있는 걸 즐기고, 요리하길 주저하지 않고, 여행지의 낯선 음식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독자라면 ‘음식고고학’이라는 세계도 꼭 맛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