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생명과 그렇지 않은 생명
누가 무엇을 위해 생명을 구분하는가
젠더수행성이론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철학자이자 페미니즘 사상가인 주디스 버틀러가 전쟁 상황에서 자행되는 소수자들에 대한 폭력과 강요된 무관심을 분석했다. 저자는 전쟁이라는 인류의 가장 참혹한 폭력을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정서와 윤리의식을 왜곡하는 전쟁의 프레임들을 직시하고 그 너머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미국과 서구유럽 정부는 ‘자유’나 ‘성소수자에 대한 관용’이라는 가치관을 내세워 이민자(주로 무슬림)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면서 성소수자와 무슬림을 서로 적대하게 하는 프레이밍을 사용한다. 버틀러는 전쟁이 만드는 가짜 양자택일을 깨고 그 아래 진실을 볼 것을 주장한다.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 정부는, 또 팔레스타인에 대해서 이스라엘 정부는 무차별 살상, 폭격, 고문, 봉쇄 등을 실행하면서 자국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동이며 그 대상이 마치 사람이 아닌 듯, 또는 사라져도 좋은 생명인 듯 여긴다. 그리고 자국민에게도 같은 생각을 주입하려고 한다.
분단과 휴전 상태인 한국에서도 전쟁의 프레임은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 이 책으로 전쟁의 프레임들이 개인과 사회에 남기는 상처를 파악하고, 폭력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