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초조증, 불안증, 불면증……
이 질환들의 원인은 바로 '뇌 에너지 결핍'이다!
“하버드대학 정신의학과 교수가 20년 넘는 연구로 밝힌
몸과 마음 건강에 관한 혁신적인 이론”
세계보건기구는 2017년 기준, 세계적으로 거의 8억 명의 사람들이 정신 건강 문제로 고통받는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에 따르면 정신질환 평생 유병률은 27.8퍼센트로, 살면서 정신질환을 앓을 확률이 생각보다 높다. 날이 갈수록 정신질환의 치료 필요성은 높아만 가는데 정신 건강 서비스 이용 비율은 4.5퍼센트에 불과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명쾌하지 않은 치료법 때문이다. 우울증, 강박증, 불안증, 초조증 등 각 정신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이 확실하지 않아 증세에 따라 치료법을 행하거나 약물치료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신질환 치료는 심장이 빨리 뛰는 것 같고, 기분이 저하되는 것 같고, 무서운 일이 생길 것 같다고 말하는 환자의 그때마다의 주관적인 증상에 따라 조치를 취하는 것뿐이라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존재한다고 말하긴 어렵다. 이에 《브레인 에너지》의 저자인 크리스토퍼 M. 팔머는 정신 건강 분야에서 현재의 치료 방법을 유지하는 것은 모든 질병을 타이레놀 한 알로 치료하려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20년이 넘는 연구를 통해 '뇌 에너지 이론'을 정립, 정신질환을 일으키는 하나의 원인을 찾아냈고, 그에 맞는 치료 방법을 이 책에 정리했다.
총 3부로 이루어진 이 책은 정신질환을 앓는 당사자나 정신 건강 전문가들이 왜 이 근본적인 원인을 놓치고 있는지, 그리고 정신질환이 어떻게 신체질환인 대사장애와 연결되는지 설명한다. 그다음으로 미토콘드리아가 어떤 핵심 역할을 하는지 파고든다. 저자는 자신의 '뇌 에너지 이론'을 통해 병을 치료하거나 증상을 완화시킨 사례 또한 책에 담았다. 《브레인 에너지》는 20년이 넘는 연구를 통해 밝혀낸 새롭고 놀라운 시각은 제공함과 동시에 기존의 정신질환 치료의 한계를 뛰어넘는 정신의학계의 새로운 지평은 여는 책이 될 것이다.
정신질환과 신체질환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유
“'뇌 에너지 이론'으로 밝혀낸
건강에 대한 새로운 시각”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사람들 중 다수가 두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을 동시에 앓는다. 예를 들어, ADHD를 진단받은 사람이 조울증 진단 또한 받는 경우다. 이런 예 말고도 많은 정신질환 환자가 특정한 다른 정신질환 '증상'을 겪는다. 심지어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 등의 대사장애가 발병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왜 정신질환과 신체질환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일까? 저자는 중첩되는 증상들을 거슬러 올라가 이 모든 질환을 발생시키는 하나의 공통경로가 있다고 판단했고 그것이 무엇인지 밝혀냈다.
우리는 피곤하고 기운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을 더러 게으르다고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데 핑계를 댄다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피곤하고 기운이 없다는 말이 정말 말 그대로 '피곤'하고, '기력이 없는' 상태라면 어떨까? 실제로 피곤하고 기력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하는 정신질환과 대사장애를 앓는 사람들을 연구한 결과, 이들의 뇌 에너지양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즉, 뇌 에너지 결핍이 정신질환을 야기하고 나아가 대사장애까지 일으키는 것이다. 저자는 이에 대한 연구를 20년 넘게 진행했고 정신질환과 신체의 대사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은 뇌의 대사장애라는 '뇌 에너지 이론'을 정립했다.
뇌 에너지 이론은 마침내 뿔뿔이 흩어져 있던 점들을 하나로 연결해 정신질환에 관한 보다 분명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유의미한 돌파구를 제시한다. 과학적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정신질환을 둘러싼 생물학·심리·사회적 이론들을 통합해 단일한 기틀을 마련해준다. 정신질환이 증후군이 아닌 뇌의 대사장애라는 개념을 받아들이고 나면 새로운 해결책이 분명하게 보인다. 즉, 대사와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정상화시켜 뇌 에너지를 회복해야 한다. 그러면 정신질환 증상들도 사라지기 시작할 것이다(422쪽).
그렇다면 정신과 신체에 영향을 주는 단 하나의 원인은 무엇일까? 뇌 대사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은 무엇일까? 《브레인 에너지》에서는 바로 미토콘드리아가 이 모든 대사 작용의 원인임을 주장한다. 미토콘드리아의 기능부전이 바로 정신질환과 신체질환을 일으키는 하나의 공통경로인 것이다.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건
바로 미토콘드리아다!
“미토콘드리아의 기능부전은
우리의 몸을 어떻게 좀먹는가?”
미토콘드리아는 약 10~40억 년 전 독립된 유기체에서 지금 형태로 진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세포기관이다. 과거 박테리아였을 때 단세포유기체와 결합하여 최초의 진핵세포를 형성했으며, 최초의 세포 기관인 만큼 그 후에 발달한 세포 기관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지금도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에서 에너지를 생성할 뿐만 아니라 세포 활동을 관장하고 대사를 이끄는 역할을 한다.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은 인체의 모든 세포에 영향을 미친다. 세포의 기능, 신경전달물질, 호르몬, 염증, 면역체계 기능, 유전자 발현 조절, 세포의 발달과 유지·보수와 건강관리 등의 측면에 모두 관여한 결과, 미토콘드리아는 몸과 뇌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와 대사를 제어하는 운전자다. 인체라는 공장이 제 기능을 하게 만드는 일꾼이다(197쪽).
'뇌 에너지 이론'을 좀 더 정확히 설명하자면 대사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부전 및 조절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에너지 불균형으로 대사장애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이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정신질환은 뇌 기능과도 직결되는데 뇌 기능의 과활성화, 저활성화, 그리고 특정 뇌 기능의 부재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작용은 미토콘드리아 기능부전에 의해 나타난다.
미토콘드리아는 우리가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모든 일을 한다. 에너지 생성뿐만 아니라 뇌세포의 발달, 다양한 유전자의 발현, 새로운 시냅스 형성 및 가지치기 등 뇌 활동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미토콘드리아에 기능 이상이 발생하면 뇌의 구조적·기능적 문제가 생기고 만다. 미토콘드리아는 다른 세포 기관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신체의 유지·보수 기능을 촉진하는데, 세포 내에서 미토콘드리아가 원활하게 이동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해당 세포의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섬망이다.
섬망은 뇌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부전이 발생했음을 알려준다. 어떤 경우에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되살아나 완전히 증상이 회복되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위와 같은 데이터는 미토콘드리아 기능부전이 지속되거나 심지어 더욱 악화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면 세포 내에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미토콘드리아의 수가 감소한다. 이로 인해 해당 세포는 계속되는 기능부전에 훨씬 취약한 상태가 된다. 그러다 보면 실제로 일부 세포가 사멸하고 새로운 세포로 대체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모두가 다양한 뇌 영역의 예비력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이렇듯 뇌 영역들의 활동 능력이 저해되면 결국 정신질환, 알츠하이머병, 발작 등으로 이어진다(233쪽).
그렇다면 대사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부전 및 조절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은 대체 무엇일까? 저자는 의외로 대부분이 이미 알려진 요인들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있었던 관련 연구들을 찬찬히 살피며 '뇌 에너지 이론'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모든 연구 결과를 포용하는지를 증명한다. 또한 성공적인 치료 사례를 제시하며 정신질환 치료에 대한 새로운 길을 보여준다.
대사와 정신 건강 문제는
뇌 에너지 이론으로 치료할 수 있다
“앞으로의 정신질환 치료를 바꿀 혁신적인 패러다임”
증상에만 의존하던 치료법을 미토콘드리아 기능부전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 과연 실제 현장에서 달라지는 점이 있을까? 그리고 정신질환과 대사장애를 일으키는 단 하나의 원인을 알게 됐으니 병원에 가지 않아도 건강해질 수 있을까? 저자는 이에 기여 원인, 즉 유전, 신경전달물질, 정신과 약, 호르몬, 염증, 생활 습관 등에 따라 미토콘드리아의 기능부전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스스로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과 병원을 다니고 있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려주고 있다.
예를 들어, 수면과 빛과 일주기 리듬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수면은 몸이 성장, 유지, 보수 등의 기능에 대사 자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빛은 일주기 리듬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빛을 감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신호가 세포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지나치게 많이 자거나, 지나치게 적게 자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 모두 대사의 부담을 주며 심각해지면 정신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식습관 역시 대사와 미토콘드리아에 큰 영향을 준다. 특정 영양소가 결핍되어 있거나 대사에 해로운 음식을 자주 먹는다면 자신의 식습관을 돌아보고 부족한 것은 채우고, 좋지 않은 것은 덜어낼 필요가 있다. 특히 비만인 사람 중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을 띠는 경우가 많은데, 인슐린은 뇌에서 미토콘드리아가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인슐린의 효율이 떨어지면 미토콘드리아의 효율 역시 떨어진다.
저자는 실제로 ADHD와 우울증을 앓던 학생에게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먹던 단 음식을 줄이고 일주기 리듬과 수면 패턴을 개선하기 위해 매일 아침에 최소 30분씩 빛을 쬐게 했는데, 몇 년 동안 나아지지 않고 악화만 되던 상태가 금방 호전된 사례를 책에 담았다. 그는 생활 습관과 식습관을 조금 바꾼 지 한 달도 되지 않아서 우울증 증상이 완화됐고 집중력이 향상됐으며, 평소 행실과 학교 성적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대부분 '결함'이 있는 것은 환경이지 사람이 아니다. 정신질환을 '고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를 규명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이 경우에는 엄연히 '환경'이 원인이다. 여기서 말하는 환경에는 식습관, 운동, 스트레스, 빛, 수면, 호르몬, 염증, 친밀한 관계, 사랑, 삶의 의미와 목적 등 대사와 미토콘드리아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인이 포함된다. 물론 일부 사람들은 마이크로RNA처럼 후생유전적 요인들을 물려받아 이것이 정신질환의 기여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충분히 바꿀 수 있다. 대사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쉽게 변화하며, 증진 방법도 무궁무진하다(408~409쪽).
저자는 이 책에서 정신질환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이며,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행하던 정신질환 치료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브레인 에너지》는 지금까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던 정신질환의 원인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혁신적인 이론을 담은 책으로, 지금도 계속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정신질환 환자와 대사장애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