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툭하면 눈물이 날까?
엄마 아빠와 영화를 보다가 지구가 망할까 봐 울음을 터뜨렸다. 친구에게 사과해야 할 때, 입술이 딱 달라붙고 눈물만 나왔다. 가을 저녁노을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눈물이 피잉 돌았다. 너무 재밌어서 배꼽을 쥐고 웃다가 찔끔 눈물이 쏟아졌다.
아이는 슬퍼서, 무서워서, 어색해서, 쓸쓸해서 운다. 그런데 즐거워도, 기뻐도, 감격해도 눈물을 흘린다. 친구들은 툭하면 우는 아이를 울보라고 놀려댄다.
이젠 감기에 걸려서 코만 훌쩍거려도 또 우느냐고 타박한다. 우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데, 아무도 그것을 묻지 않는다.
눈물은 매우 힘이 세다
또래보다 뛰어난 공감 능력을 갖춘 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툭하면 눈물을 쏟아서 놀림감이 된다. 친구들이 아이에게 ‘울보’ 또는 ‘여리고 나약한 친구’라는 굴레를 씌워버린다.
《또 울어?》는 주인공이 왜 툭하면 우는지를 발랄하고 익살스럽게 탐구하면서, 아이가 흘리는 눈물의 의미와 가치를 조명한다. 작가 박미경은 아이의 섬세한 감정을 따라가면서 주인공을 격려하고 응원하고 있다.
눈물은 막막하게 차오른 감정을 정화하고 안정시키는 힘이 있다. 그래서 아이는 실컷 울고 나면 가슴이 뻥 뚫린다고 말한다. 또 눈물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 있다. 슬픔이나 두려움에 휩싸였을 때, 한참 눈물을 흘리다 보면 자신이 왜 울고 있는지 그 이유를 깜빡할 때가 있다고 털어놓는다.
만약 인간이 눈물을 흘리지 못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가슴을 에는 슬픔, 아픔, 절망과 상실감 등을 지금처럼 해소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은 특히 주인공의 남다른 공감 능력을 강조하는 대목을 담았다. 즐겁거나 기쁠 때, 감격했을 때도 눈물을 흘린다는 고백이 바로 그것이다. 아이의 감정이 또래보다 얼마나 성숙한지, 얼마나 섬세하게 분화되어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아이의 감정구조는 거의 완성형에 가깝다. 인간은 사춘기에 이르러서야 긍정적 상황에서도 눈물을 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울보를 응원하는 화려한 파티
《또 울어?》는 처음부터 끝까지 슬프게 우는 아이가 등장한다. 하지만 작가 박미경은 의도적으로 책의 분위기를 더없이 발랄하고 화려하게 연출한다. 빨강, 노랑, 파랑 등의 강렬한 원색을 아낌없이 배합해 마치 총천연색 파티를 벌이는 듯하다.
울보라고? 그게 뭐 어때서?
작가 박미경은 우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라 진짜 멋지고 신나는 일이라고 응원한다. 《또 울어?》는 울보라고 놀림 받는 아이들에게 보내는 열렬한 찬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