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대체 한국증시는 왜 이렇게 안 오르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한국 기업이 매력적이지 않아서이다. 글로벌한 시각으로 봤을 때 한국의 기업들이 과연 매력적일까? 전혀 아니다. 사실 ‘한국 기업은 매력이 별로 없다’라는 점은 한국주식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숙지해야 할 사항이다. 이걸 제대로 모르고 뛰어드니까 백전백패를 당하는 것이다.
* 좋은 기업인데 주가가 기업가치를 따라가지 못한다며 정부 정책, 공매도, 금투세 등 엉뚱하게 외부 요인만 탓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제일 잘못된 것은 본인의 기업가치 평가 방식이다. 본인이 생각하는 기업가치가 옳고 나머지 요인들은 틀렸다고 생각하는 게 맞을까, 아니면 본인이 틀리고 시장에서의 평가가 옳다고 생각하는 게 맞을까? 당연히 본인이 후자가 되어야 한다.
* 과거 유럽의 많은 기업은 최고경영자 자리도 왕위처럼 세습을 했다. 가업에서 출발하여 대를 잇는 기업이 많다 보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미국 기업은 이사회에서 능력 위주로 최고경영자를 선출하거나 해고하는 방식을 채택했고, 이는 곧바로 경쟁력의 차이로 나타났다. 회사에 손해를 끼치면 경영자가 가차 없이 쫓겨나는 미국식 기업과 아무리 잘못해도 누구 하나 경영자의 책임을 묻지 않는 유럽식 기업 중에 어느 쪽이 더 실적이 좋았을까?
* 중복상장 문제도 한국 기업의 매력을 떨어트리는 중요한 요소이다. 중복상장이란 쉽게 말해서 서로 지분 관계가 얽혀있는 그룹 계열사들이 각각 따로 상장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물적분할이다.
* 재벌이 없는 코스닥은 어떨까? 세습도 없고 중복상장도 많지 않으니 코스닥은 좋아야 하지 않을까? 코스닥의 발목을 잡는 것은 바로 지나친 고평가다. 2024년 7월 기준 코스닥의 PER(Price 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은 110배에 이른다. 이는 2021년 코스닥의 PER이었던 38배에 비해 3배 가깝게 높아진 것이다. 나스닥의 PER이 32배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닥은 이미 엄청난 고평가라는 것이다.
* 이른바 ‘단타투자’를 열심히 해서 생활비를 벌고 싶다거나, 이슈에 따라서 우르르 올라가는 흐름을 타는 유형의 투자자라면 한국주식이 훨씬 나을 것이다. 한국주식은 매우 단순해서 특정한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 트럼프 피격 이후 한국 주식시장에서 큰 반응을 보인 것이 바로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들이다. 트럼프가 당선된다는데 왜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들이 오른 것일까? 그것은 트럼프가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곧바로 끝내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한국증시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가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전쟁이 끝나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 OOOO은 2023년부터 꾸준히 현지 업체들과 MOU를 체결하며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타진해왔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일감이 줄어들자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OOOO은 2023년 5월 마리우폴 시, 코노토프 시와 재건사업 MOU를 맺었고, 6월에는 이르핀 시와 재건 관련 MOU를 맺었다. 또 2023년 6월에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서 IPGD(Industrial Park Global Development) 사와 스마트시티 건설에 관한 MOU를 맺기도 했다. 2024년 3월에는 우크라이나 빈니차 시와 재건사업 관련 업무 협약을 맺었으며, 4월에는 우크라이나 건설사 부도바와 주택사업에 관한 MOU를 맺었다.
* 세계적 명성을 가진 록히드마틴이나 보잉, 라인메탈 등은 이미 몇 년치 주문이 꽉 찬 상태지만 한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납기가 짧다.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덜 유명한 덕분에 주문이 들어오면 빨리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이다. 또 한국산 무기는 성능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정평이 나 있기도 하다. 성능은 좋지만 비싸고 생산이 오래 걸리는 무기들에 비해 확실히 차별성이 있다.
* XXXX는 방산기업이기도 하지만, 우주항공 사업도 하고 있어서 주식시장에서는 양쪽을 왔다 갔다 하던 종목이었다. 그러다가 투자자들에게 방산주로 확실히 각인된 계기는 2022년 7월 폴란드와의 계약이었다.
* 한국증시에서 통일교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OOOO와 **** 이다. 통일교는 OOOO 지분 41.32%와 **** 지분 35.99%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이다. 만약 북한과의 경협이 이루어진다면 유일한 남북합작기업을 운영해본 통일교 소유 기업들이 모종의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있다.
* 여론의 관심은 자연히 ‘누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것인가’로 쏠렸다. 0순위는 당연히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었다. 미국의 부통령은 대통령이 사고나 질병으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될 경우 대통령의 업무를 그대로 물려받아 대행하기 때문에 해리스는 가장 정당성 있는 후계자였다. 예상대로 해리스가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되었고, 해리스 대 트럼프 구도가 완성되었다.
* 해리스는 상원의원 시절부터 대마 합법화에 긍정적 입장을 취했다. 해리스는 2019년 뉴욕 라디오방송 WWPR에 출연하여 오래 전 대마초를 피운 적이 있다고 인정하며 대마초 합법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 해리스는 7월 22일 연설에서 “트럼프는 미국을 완전한 자유와 권리를 누리기 이전으로 되돌리고 싶어한다”라면서 낙태권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이 애써 침묵했던 이슈를 전면에 꺼내든 것이다. 해리스는 임기 중에 임신 중절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을 방문해서 둘러본 최초의 부통령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한국증시에서 낙태와 관련된 종목은 어떤 것이 있을까?
* 해리스만의 차별화된 정책도 있지만, 바이든의 정책을 그대로 계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책도 많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신재생 에너지다. 민주당은 탈(脫) 탄소를 중요한 정책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태양광이나 풍력 에너지를 확대하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
* 풍력발전도 해리스가 당선되면 대표적으로 수혜를 입게 될 업종 중의 하나이다. 풍력발전은 트럼프와 극명한 대비를 보이는 분야이기도 한데, 트럼프는 임기 첫날 행정명령을 통해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를 중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는 2024년 5월 11일 뉴저지 해변에서 열린 집회에서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조류와 고래에게 치명적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탈 탄소와 신재생에너지에 매우 긍정적이기 때문에,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해상풍력 산업도 계속해서 성장할 전망이다.
*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트럼프와 해리스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부분에서 반대이다. 과거 ‘바이든 대 트럼프’ 구도보다 양 진영의 차이점이 훨씬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투자자에게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방향을 반대로 예측할 경우는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은 양극단의 리스크가 있는 미국 대선 관련주들을 마냥 외면해야 할까? 인종과 성별의 차이만큼이나 추구하는 정책의 방향성도 정반대인 이들이 일치하는 지점은 없을까? 다시 말해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종목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