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국어 수업을 태어나서 처음 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이다. 생애 최초로 국어 수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봉착하는 어려움이 있다. 수업을 구상하다 보면 하나의 단원을 45분 또는 50분씩 몇 개의 차시로 나누어야 하는지, 각 차시 수업을 어떻게 시작, 전개, 마무리할지, 그 과정에서 어떻게 학생들의 흥미를 돋우고 주의집중을 유지하면서 학습 목표에 도달하게 할지, 막막함이 끊이지 않는다. 누구든 그 막막한 과정을 거치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된다. 이런 어려움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적어 초보 국어교사들은 각자도생해야 한다. 이 책은 늘 반복되는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던지는 질문을 중심으로 길잡이를 제시하고자 한 다. 1부에서 국어 수업을 디자인할 때의 고민거리를 조사하여 질문으로 열거한 뒤 2부에서 수업 디자인의 예시를 들어 응답하고 ‘질의·응답’란에서 현장교사들의 답변을 제시했다.
초보 국어교사가 마주하는 어려움은 가르쳐야 할 내용,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에 대한 이론을 수업에 적용하면 될 것이라는 기술적 합리주의 접근으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다. 교사는 가르칠 내용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학습자에게 적합한 형태로 교수학적 전환을 해야 한다. 가르칠 내용에 대해 학생이 주목하고 흥미를 느낄 장치를 마련하고, 학생의 배움이 담보되는 학습 활동을 교사의 적절한 교수 행위와 조화되도록 구안해야 하며, 수업의 말미에는 배운 내용을 정리·점검하면서 다음 차시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교육 전문가의 실천적 지식이 필요하다.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교과서를 집필하는 이들이나 교과서를 하나의 참고자료로 보면서 국어과 교육과정을 토대로 수업을 능숙하게 구상하는 교사들은 이러한 실천적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책은 교육 전문가가 교육과정을 상세화하면서 교과서를 개발하거나 수업을 설계하는 실천 작업을 복기하여, 수업 디자인을 네 개의 단계로 체계화했다. 2부와 3부의 수업 설계는 모두 이 네 단계를 밟아 완성된다.
2부에서는 국어 수업이 대체로 영역별 성취기준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 착안하고, 국어 수업에서 간과하는 영역이 없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여섯 영역의 수업 디자인을 제시했다. 3부에서는 교육현장에서 있을 수 있는 통합적 국어 수업 디자인을 예시했다. 국어과 영역 내 성취기준을 통합 하는 수업, 영역 간 성취기준을 통합하는 수업, 국어와 다른 교과의 교육 내용을 융합하는 수업, 국어와 창의적 체험활동을 연계한 수업 등 교육과정 재구성 기반의 수업 디자인을 다루었다. 2부와 3부의각 장은 ‘1. 수업 디자인하기, 2. 질의·응답, 3. 수업 디자인 실습하기’의 순서로 구조화해 독자들이 수업 디자인 방식을 확인한 뒤, 앞에서 언급한 초보 교사들의 질문에 대한 응답을 참고하여 수업 디자인을 실습해 볼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