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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름기 대멸종 이후 다시 꽃핀) 중생대 지구 여행

멸종과 진화가 만들어낸 꽃 피는 식물과 공생한 곤충, 땅을 지배한 공룡과 숨죽인 포유류까지


  • ISBN-13
    979-11-88569-71-7 (03470)
  • 출판사 / 임프린트
    플루토 / 플루토
  • 정가
    19,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9-26
  • 출간상태
    출간 예정
  • 저자
    조민임
  • 번역
    -
  • 메인주제어
    생물학, 생명과학
  • 추가주제어
    고생물학 , 지구과학
  • 키워드
    #생물학, 생명과학 #고생물학 #중생대 #지질시대 #멸종과진화 #지구과학 #화석 #공룡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7 * 210 mm, 256 Page

책소개

티라노사우루스, 브라키오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지질시대에서 '중생대' 하면 대부분은 공룡과 암모나이트, 시조새 정도를 떠올린다. 그런데 중생대에는 이런 생물만 살았을까? 46억 년 동안 지구에는 다양한 생물이 출현했고 다섯 번의 대멸종을 겪었다. 그중에서도 고생대 페름기 후기 대멸종은 지구상에 있던 거의 모든 생명체를 잃은, 지구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멸종 사건이다. 그러나 대멸종은 새로운 생명체가 나타나고 진화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되었다. 공룡 같은 파충류, 쥐만 한 크기의 포유류가 살아갈 수 있는 빈틈이 생겨난 것이다. 

 

《중생대 지구 여행》은 멸종과 진화를 키워드로 중생대의 다양한 동식물을 소개한다. 페름기 후기 대멸종 이후 공룡, 익룡, 어룡 같은 파충류부터 양치식물과 침엽수, 꽃 피는 식물 그리고 식물과 공생하며 번성한 곤충, 작은 몸집에서 시작해 땅의 주인으로 진화한 포유류까지 중생대에는 수많은 생물이 등장했고 살아가다 또다시 멸종했다. 중생대 지구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했고, 어떤 생물이 나타나고 진화하면서 생태계를 형성해나갔는지 살펴보는 일은 아주 흥미로울 것이다. 한편으로 인간에 의한 여섯 번째 대멸종이 예상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큰 울림을 준다.

목차

저자의 말 

들어가며 고생대 페름기 후기의 대격변 

 

1부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1장 서서히 되살아나기 시작한 지구

1 불모지에서 태어난 생명, 지의류 

2 바닷가 근처에 터를 잡은 석송류 

3 저지대 적응에 성공한 양치식물 

4 고지대에 뿌리 내린 겉씨식물 

 

2장 살아남기 위한 동물들의 처절한 몸부림

1 크기를 줄여야 사는 절지동물의 선택 

2 트라이아스기에 새롭게 등장한 곤충, 딱정벌레 

3 특이한 모습을 한 수수께끼 같은 동물

4 작은 덩치에서 시작된 공룡의 조상 

5 진정한 포유류로 거듭나기 위한 여정 

 

3장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 바다

1 숨 쉴 수 없는 바다 

 

2부 중생대 쥐라기

 

1장 산소 탱크가 된 숲

1 빈틈없이 숲의 바닥을 메운 양치식물 

2 위로 뻗어가는 침엽수 

3 물 위에 떠오른 수생식물 

4 식물과 함께 번성한 절지동물 

 

2장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 쥐라기의 대륙

1 연결된 대륙을 통해 전 지구로 뻗어나간 동물

2 천천히 땅과 하늘을 장악하기 시작한 파충류

3 작디 작은 포유류의 번성 

4 이 시기에 새도 존재했을까 

 

3장 바닷속 생물들

1 바닷속 먹이사슬의 꼭대기를 선점한 해양 파충류 

2 해양 무척추동물의 번성

 

3부 중생대 백악기

 

1장 지상 최대 변혁의 시대

1 꽃 피는 식물의 등장 

2 꽃 피는 식물과 함께 등장한 곤충들

 

2장 지각 변동으로 인한 백악기 파충류의 변화

1 고향을 가지게 된 백악기 공룡 

2 극지방에서도 발굴되는 백악기 공룡 화석 

3 깃털을 가진 공룡이 나타나다

4 새가 된 공룡 

5 앉은 키가 기린과 맞먹었던 익룡 

6 공룡을 잡아먹은 백악기 육식성 포유류 

 

3장 바다를 점령한 해양 파충류

1 가장 긴 해양 파충류, 엘라스모사우루스 

2 동족도 먹어 치운 무시무시한 파충류, 모사사우루스 

 

나오며 대멸종, 또 다른 세계의 시작과 생물들의 세대교체 

참고문헌 

 

본문인용

대멸종은 우리가 인지하는 시간보다 훨씬 오랜 기간 동안 아주 천천히 지구에 어둠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페름기 후기 대멸종은 그저 하나의 거대한 땅으로 연결되었던 판게아가 또다시 맨틀의 대류에 의해 천천히 이동하고 부딪히고 갈라지고 솟아오르는 자연적인 현상을 겪으면서 발생한 부차적인 현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구 생물의 90퍼센트 이상 멸종되었다는 것은 지구의 모든 것을 재부팅해야 한다는 말과 마찬가지이다. 반면에 대멸종은 예상 밖의 생물이 진화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되었다. 대멸종 이후에 공룡 같은 파충류, 쥐만 한 크기의 포유류가 살아갈 수 있는 빈틈이 생겨난 것이다. - 26~27쪽

 

엽록체를 가진 조류는 더 많은 햇빛에 노출될수록 좋다. 하지만 바다에서 온 생물이라서 육지의 건조함을 버텨내야 살 수 있다. 바닷속에만 있던 조류는 어느 날 밀물에 떠밀려 육지에 도달했다. 그중 정말 작은 한 가닥의 조류가 우연히 바닷가 근처 사체 안에서 숨죽이고 있던 균류와 맞닿았다. 조류와 균류의 우연한 만남은 지상 최대의 혁신적인 사건이 되었다. 둘이 만나 탄생한 생물이 지의류Lichens이다. 지의류는 조류와 균류가 만나 공동생활을 하는 공생생물이다. 조류는 엽록체를 통해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미생물이고, 균류는 추위, 더위, 가뭄 같은 최악의 기후 조건에서도 견딜 수 있는 힘을 가진 미생물이다. 이 둘이 만나면서 어느 장소든 어느 팍팍한 환경이든 견뎌낼 수 있는 천하무적 생물이 되었다. 지금도 전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 36~38쪽

 

이런 곳에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동물이 등장한다. 파충류이다. 그런데 지금껏 보았던 파충류와는 다르게 생겼다. 악어 같은 파충류는 대부분 네 다리의 길이가 비슷하고 ㄱ자 형태로 꺾인 엉거주춤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꼬리를 땅에 끌며 돌아다닌다. 두 눈은 양측면에 있다. 반면 이 낯설기 이를 데 없는 작은 파충류는 골반에서부터 곧게 쭉 뻗은 튼튼한 뒷다리, 뒷다리에 비해 짧아서 땅에 닿지 않는 앞다리를 가지고 있다. 튼튼해 보이는 꼬리는 엉덩이와 비슷한 높이에 달려 있어 땅에 끌리지 않고 걷거나 달릴 수 있다. 두 눈은 정면을 응시할 수 있다. 바로 공룡의 조상이 등장한 것이다. - 73~74쪽

 

속씨식물이 어떤 식물에서 진화되었는가에 대한 답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는 여러 가지 가설 가운데 수생식물에서부터 기원했다는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 수생식물 기원설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있다. 우선 연못 같은 하천 주변은 생태계의 균형을 파괴하거나 해치는 생물 때문에 생태계 교란이 심하다. 이런 곳에서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여러 유전적 변이를 지닌 다양한 식물이 등장한다. 그다음으로 물속에서는 물과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기 어렵다. 물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관다발의 구조가 중요하기에 육상식물보다 수생식물이 더욱 진화된 관다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식물 분류의 바탕이 되는 분류군인 수련목, 쌍떡잎식물과 그리고 이 분류군과 자매 관계인 붕어마름목, 외떡잎식물이 모두 수생식물에서부터 출발했다. - 109쪽

 

프테로사우루스Pterosaurus는 날개 달린 도마뱀, 즉 익룡으로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후기에 등장해 백악기 후기까지 존재했다. 지구 역사상 유일하게 하늘을 날았던 파충류이다. 익룡은 공룡이 아니다. 공룡은 중생대 육지에 살았던 파층류만을 뜻하고, 익룡은 중생대 하늘을 지배했던 파충류만을 뜻한다. 어룡과 수장룡은 중생대 바닷속을 지배했던 파충류이다. 따라서 익룡, 어룡, 수장룡을 모두 공룡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 142쪽

 

아르케옵테릭스Archaeopteryx는 쥐라기 후기 약 1억 5,800만 년에서부터 1억 4,850만 년까지 살았다. 아르케오Archaīs는 고대, 프테릭스Ptéryx는 깃털 또는 날개라는 뜻이다. 최초로 발견된 하나의 깃털에 붙인 학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시조새'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르케옵테릭스는 얼핏 보면 새 같기도 하고, 공룡 같기도 하다. 공룡 연구자들은 19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새의 조상이라고 생각해 '새'로 분류했다. 그 뒤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지금은 수각아목 ‒아르케옵테릭과 공룡으로 분류한다. - 155쪽

 

2019년 미얀마의 호박 광산에서 백악기 중기인 약 9,900만 년 전 호박 화석이 발견되었다. 화석에서 네 종의 딱정벌레가 나왔다. 쥐라기 중기에 등장한 딱정벌레목 꽃벼룩과에 속하는 종으로 지금까지 살고 있다. 긴 시간 동안 약간의 유전적 변이는 있었을 것이다. 오늘날 이 꽃벼룩과 딱정벌레는 꽃가루를 먹고 살며, 뒷다리가 길어서 자극을 받으면 톡톡 튀는 특징 때문에 '벼룩'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벼룩은 등과 다리에 털이 많고, 머리와 가슴을 꽃에 깊이 넣을 수 있는 구조 덕분에 마디로 된 꽃의 깊은 곳에 있는 꽃가루도 잘 찾아 먹을 수 있다. 몸길이는 약 3~5.5밀리미터이며 검은색을 띤다. 약 9,900만 년 전 꽃벼룩과도 현생종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 188~189쪽

 

잘람달레스테스Zalambdalestes 역시 몽골의 고비사막에서 발굴된 화석이다.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원시 유태반류 포유류이다. 잘람달레스테스는 긴 주둥이, 긴 이빨, 작은 뇌, 큰 눈을 가졌다. 유카아테리움처럼 치골뼈도 있다. 몸길이는 약 20센티미터, 두개골의 길이는 약 5센티미터로 다른 원시 포유류에 비해 큰 편이다. 강한 앞발과 뒷발로 현생 토끼처럼 멀리 뛸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이처럼 백악기 후기부터 현생 포유류의 조상이 모두 등장하기 시작했다. 엄청난 속도로 번성하던 포유류는 그들의 영역을 점점 확장해나가기 시작했다. 작고 힘없이 숨어서 지낼 것만 같던 원시 포유류에 결코 약한 존재만 있었던 건 아니다. - 223쪽

 

후각을 담당하는 기관은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 냄새를 맡아 다른 생물을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후각이 좋지 않은 모사사우루스는 시체 청소부 역할도 할 수 없었다. 이들은 온전한 포식자로만 살았다. 포식자의 본능은 같은 종도 피해 가지 못했다. 모사사우루스코노돈Mosasaurus Conodon의 골격 화석에는 두개골과 목 뒷부분에 여러 번 물린 상처와 부러진 상처, 구멍이 나 있다. 두개골의 구멍은 누군가에게 물린 상처이며, 이 상처로 인해 그 자리에서 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모사사우루스의 두개골을 물어뜯고 구멍까지 낼 수 있는 해양 생물은 과연 누구였을까? 연구자들은 두개골에 구멍을 낸 이빨 자국과 같은 이빨을 가진 생물을 찾아냈다. 같은 모사사우루스 코노돈이었다. 같은 종끼리도 서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정도로 사나웠던 것이다. 같은 종 사이에 치열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은 짝찟기 순간이나 먹이경쟁이 아니었을까. - 236~237쪽

 

오늘날 여섯 번째 대멸종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2020년 ICUN은 매년 멸종되는 생물종 수는 약 1,000종에서 1만 종 사이로 추정되며, 하루에 한 종에서 열 종의 생물이 지구상에서 사라져가고 있다고 발표했다. 멸종에 가장 취약한 생물은 식물과 곤충이다. 이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 역할을 하는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구성원이다. 그러니 작은 식물 하나의 멸종, 작은 곤충 하나쯤의 멸종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생태계는 이 지구상의 모든 생물과 연결되어 있다. - 251쪽

 

서평

중생대의 다양한 생물을 다룬, 쉽게 접할 수 있는 일반 교양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드디어 중생대 동식물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등장했다. 

- 김소영(과학전시기획자)

 

어린이들의 전유물처럼 여기는 공룡에 성인도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고, 어린이들과 함께 공룡의 다양한 특징과 공룡이 살았던 시대의 생태적 환경에 대해 함께 상상하며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 박중기(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교수, 자연사박물관 관장)

 

《중생대 지구 여행》을 읽으면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아주 먼 과거의 지구로 날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아주 오래전 고환경과 당시에 살았던 동식물을 만나는 흥미로운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될 것이다!

- 임종덕(척추고생물학자)

 

 

페름기 후기 대멸종 이후 중생대는 어땠을까

 

지구상에 생명체가 나타난 이후 화산 활동, 빙하기, 소행성 충돌, 대기 중 산소 부족 등으로 생명체가 멸종하는 사건이 열한 차례가량 발생했다. 이 멸종 사건 가운데 규모가 큰 다섯 차례의 멸종을 ‘대멸종’이라고 한다. 그중 가장 치명적이고 모든 생명체가 절멸하다시피 한 대멸종은 고생대 페름기 후기 대멸종이다. 육지와 바다 생명체의 90퍼센트 이상이 사라진다는 것은 지구의 모든 것을 재부팅해야 한다는 말과 다름없다. 대멸종은 많은 생명체를 절멸에 이르게 했지만, 어떤 생명체에게는 새로운 생명체로 진화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 했다. 

아무것도 살지 못할 것만 같은 환경에서도 생명은 탄생하고 살아가고 진화하고 멸종한다. 중생대는 최악의 대멸종을 겪고도 2억 년이 넘는 동안 서서히 원래의 모습을 회복해나갔다. 중생대는 파충류의 시대라고 할 만큼 공룡이나 익룡, 어룡 같은 다양한 파충류가 등장했다. 공룡만이 아니다. 조류와 포유류의 진화가 시작되었으며, 겉씨식물이 번성하고 꽃 피는 식물이 처음 나타난 시기이다. 《중생대 지구 여행》은 공룡과 시조새 정도만 떠올리기 쉬운 중생대의 다채로운 동식물을 삽화와 함께 풍부하게 알려준다.  

 

멸종과 진화가 만들어낸 중생대의 역동적 생태계  

 

46억 년의 지구 역사를 돌아보면 생물은 멸종과 탄생, 진화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생대 지구 여행》은 이 멸종과 진화가 어떻게 중생대의 다양하고 역동적인 생태계를 만들었는지를 흥미롭게 알려준다. 

1부에서는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생물의 진화와 멸종을 다룬다. 페름기 후기 대멸종 이후 지구는 황무지나 다름없었고 그 어떤 생명체도 품을 수 없는 상태였다. 차츰 땅에 생명을 불어넣을 균류가 살아났고 지의류와 양치식물도 등장했다. 곤충을 포함한 절지동물도 육지나 물속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기 시작한다. 트라이아스기 후기에는 드디어 공룡의 조상 격인 파충류가 등장하고, 아주 작은 포유류도 등장해 자신을 숨기며 살아갔다.

2부에서는 중생대 쥐라기에 나타난 생물과 진화를 소개한다. 당시 지구는 전반적으로 덥고 습한 열대성 기후였다. 산소 농도가 감소해 동물은 호흡 곤란을 겪고, 식물은 광합성 효율이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 시기 생물은 변화된 대기에 적응해 살아남기 위해 무수히 노력했을 것이다. 

쥐라기에는 본격적으로 공룡이 등장해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어갔다. 하늘을 나는 파충류인 익룡, 쥐라기 중기에 가장 흔한 포유류인 반수생 동물 도코돈트도 등장한다. 바다에서는 오늘날 찾아볼 수 없는 해양 파충류가 번성했는데, 현생 고래처럼 육지에 살았던 파충류 중 한 종이 바다로 되돌아갔다는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 

3부에서는 중생대 백악기의 동식물과 새로운 생물의 출현을 소개한다. 꽃 피는 속씨식물이 등장했고, 이들을 따라 식물 수정의 매개가 되는 곤충도 급속도로 늘었다. 티라노사우루스가 등장했고, 깃털 달린 공룡이 번성하면서 그중 한 무리가 진화해 현생 조류가 되었다. 

백악기 후기에는 공룡뿐만 아니라 포유류의 다양성도 풍부해졌다. 포유류는 고생대의 단궁류에서부터 시작되어 오랜 시간에 걸쳐 점점 분화해나갔다. 또한 엘라스모사우루스나 모사사우루스 같은 해양 파충류도 치열한 먹이경쟁을 펼치며 바다를 점령했다. 

중생대 생태계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지구 환경에 적응하며, 자신만의 생존 전략을 세우고 먹이경쟁에서 살아남은 생물이 만든 삶의 현장이다.

 

지구와 생명체의 역사가 담겨 있는 화석

 

《중생대 지구 여행》에 등장하는 수많은 동식물의 기원과 수천만 년에서 수억 년 전의 모습, 진화 과정들은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 그 답은 화석에 있다. 화석이 되기 위해서는 골격, 이빨, 피부, 깃털, 똥, 발자국, 위석 등 생물의 유해나 잔해가 최소한 1만 년 이상 땅속에 묻혀 있어야 한다. 화석은 고환경, 고지질, 고생태, 고기후 등 수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중요한 고생물학적 자원이다. 어떤 연구자는 화석을 ‘수다쟁이’라고 표현했을 정도이다. 

고생물학자들은 이 화석으로 생물의 멸종과 진화를 연구하고, 생물을 분류한다. 생물이 살았던 고환경, 고생태도 연구한다. 또 화석은 현생 인류가 등장하기 전, 지구 생명체의 역사를 연구하는 고생물학의 기반이다. 고생물학은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지구의 변화를 예측하는 토대가 되는 학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그저 돌처럼 보이기도 하는 화석이 어떤 정보를 담고 있을까 궁금해질 것이다. 

 

인간의 위기이자 인간의 잘못, 

여섯 번째 대멸종

 

다섯 번의 대멸종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인류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알고 있는 약 150만 종의 생물은 없었을 수도 있다. 요즘 ‘여섯 번째 대멸종’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여섯 번째 대멸종은 인간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전의 대멸종과 다르다. 

2020년 국제자연보전연맹은 매년 멸종되는 생물종 수는 약 1,000종에서 1만 종 사이로 추정되며, 하루에 한 종에서 열 종의 생물이 지구상에서 사라져가고 있다고 발표했다. 멸종에 가장 취약한 생물은 식물과 곤충이다. 매우 작고 하찮아 보이는 이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커다란 역할을 하는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구성원이다. 생태계는 이 지구상의 모든 생물과 연결되어 있다. 꿀벌 한 종만 사라져도 꿀벌과 연결되어 있는 식물의 번식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고, 식물을 먹고 사는 인간의 생존도 보장할 수 없다. 

《중생대 지구 여행》은 오늘날 인간에게 닥친 멸종 위기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교훈을 준다. 생태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어느 하나 허투루 다룰 수 없는 존재이다. 이들과의 탄탄한 공존만이 인간의 멸종을 막을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조민임
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과학교육(생물교육)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 3학년에 재학 중 미국 캔자스대학교에서 척추고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온 선배의 강의를 듣게 되었다. 이 강의를 듣기 전까지 공룡은 그저 어릴 적 책에서만 보던 상상 속 동물이었다. 하지만 선배가 강의에 활용하기 위해 가지고 온 프시타코사우루스의 실제 화석을 본 순간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았다. '유레카'를 외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뒤 자연스럽게 직업을 정했다. 공룡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자연사박물관에서 일해야겠다고. 자연사박물관에서 학예사로서 다양한 화석 관련 업무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실제 화석을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나처럼 공룡을 상상 속 동물로만 생각하는 아이들이 없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고,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생소한 척추고생물학이라는 학문도 알리고 싶었다. 이러한 마음으로 자연사박물관에서 일하며, 수년간 학교와 지역 도서관, 지역아동센터 등을 찾아가는 박물관 교육을 했다. 지금은 국립수목원 전시교육연구과에서 전문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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