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사과 한 알이 키운 달콤하고 믿음직한 사랑!
“살려 주세요! 아무도 없어요?” 토담이의 간절한 목소리가 깊은 구덩이 속에서 울려 퍼졌어요. 토담이는 사과와 함께 굴러가는 풀벌레를 구하려다가 구덩이 속으로 떨어지고 말았어요. 함께 떨어진 친구 풀벌레와 새는 각자의 힘으로 구덩이에서 빠져나가고, 토끼 토담이 혼자만 덩그러니 남게 되었지요. 토담이는 바닥에 떨어진 사과를 먹으며, 친구들을 기다렸어요. 가파른 벽을 기어오르려고도 했지만, 그때마다 주르륵 바닥으로 미끄러질 뿐이었지요. ‘나에게도 날개가 있다면….’이란 바람을 갖고 기다리던 토담이는 점점 외롭고 슬프게만 느껴졌어요.
“토담아, 우리가 왔어!” 드디어 친구들이 코끼리를 데리고 돌아왔어요. 토담이는 코끼리의 긴 코를 잡고 무사히 구덩이를 빠져나올 수 있었지요. 그 후로도 구덩이를 찾아온 토담이는 구덩이 안에서 고개를 쏙 내민 아주 작은 새싹 하나를 발견했어요. 바로 토담이가 구덩이 안에서 곧 나갈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갖고 땅에 심었던 사과 씨앗의 새싹이었어요. 토담이는 새싹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꾸준히 찾아와 돌보았어요. 그리고 토담이의 따스한 손길을 받은 새싹은 키가 큰 사과나무가 되었어요. 사과나무는 맛있는 사과 열매도 맺고, 토담이의 바람대로 다른 동물들이 깊은 구덩이에 빠지지 않도록 잡아 주는 나무로 자랐답니다.
《날개는 없지만》에서 토담이는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친구의 날개를 부러워해요. 하지만 자신을 구해 준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구덩이 속 사과나무를 잘 키워 내지요. 구덩이 속에서 사과나무가 쑥쑥 자라자, 토담이의 마음은 기쁨으로 훨훨 날았을 거예요. 사과나무는 날개는 없지만, 토담이가 친구들에게 선물한 달콤하고 믿음직한 사랑이었어요.
잘하는 것도, 생김새도 모두 다르지만,
서로 도우며 더불어 사는 우리는 친구!
토담이가 살고 있는 싱그러운 풀과 나무로 가득한 숲에는 풀벌레, 새, 코끼리, 곰, 고양이 등 다양한 친구들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크기도, 생김새도 모두 다르지만, 《날개는 없지만》에서 숲속 친구들은 자신의 개성에 맞게 서로 도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풀벌레는 자신이 먹고 있던 빨간 사과를 토담이에게 기꺼이 양보했고, 새는 높은 곳에 매달린 사과를 대신 따 주었어요. 그리고 토담이만 깊은 구덩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때, 새와 풀벌레는 구덩이에서 나가 각자의 방법으로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코끼리는 긴 코를 구덩이에 넣어 울고 있던 토담이에게 튼튼한 동아줄이 되어 주었고, 풀벌레는 혼자서 무섭고 서글펐을 토담이를 토닥토닥 달래 줍니다. 이렇게 여러 친구들의 도움을 받았던 토담이는 자신에게 없는 친구들의 능력을 부러워하기도 했지만, 곧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기 시작합니다. 자신처럼 깊은 구덩이에 빠져 위험에 빠지는 친구들이 없도록, 구멍을 메우기 위해 사과나무를 구덩이에서 잘 키워 낸 것이지요. 토담이는 위기의 순간에 자신을 도와준 친구들을 위해 사과나무를 오랜 시간 정성껏 키웠고, 덕분에 구덩이는 더 이상 누구에게도 위험하지 않은 곳이 된 거예요. 모두의 따뜻한 마음이 모여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과 향기 가득한 숲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백유연 작가표 다정한 이야기와
더없이 사랑스럽고 귀여운 동물 친구들을 통해
만나는 맑고 순수한 아이들 세상!
《벚꽃 팝콘》과 《연잎 부침》 등 계절을 배경으로 한 동물 친구들의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백유연 작가가 이번에는 그 어느 때보다 사랑스러우면서 다양한 개성이 넘치는 숲속 이야기를 《날개는 없지만》에서 선보입니다.
어릴 적 순정 만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는 작가는 이번 그림책에서 장면을 칸으로 나누어 그리는 방식으로,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캐릭터들의 표정과 생생한 움직임을 담아내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고 재미있게 만들었습니다. 《날개만 없지만》에서 단연 돋보이는 캐릭터는 토끼 토담이입니다. 곱슬곱슬 북실북실한 토끼 털을 표현하기 위해, 털 한 가닥 한 가닥 정성스럽게 그린 토담이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꽉 안아 주고 싶습니다. 토담이는 자신의 감정 표현을 잘하며, 숲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활동적인 성격이 돋보입니다. 풀벌레가 먹고 있는 사과가 먹고 싶어 침을 꼴깍 삼키고, 높이 매달린 사과를 따기 위해 깡충깡충 뛰고, 사과에 머리를 맞고 눈물을 글썽이고, 친구를 구하기 위해 언덕을 빠르게 달리고, 자신이 하지 못하는 것에 체념하다가도 벽을 박박 긁으며 구덩이를 나가려 안간힘을 쓰고,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는 등 토담이는 기쁘고, 슬프고, 화나는 순간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행동합니다. 이 밖에도 친구의 마음을 단박에 알아채는 섬세한 마음을 가진 풀벌레와 언제나 숲에 무슨 일이 있는지 살피는 관찰력이 뛰어난 새, 그리고 위험에 빠진 친구를 구하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온 든든한 코끼리 등 동글동글 귀여운 동물 친구들의 모습은 우리 아이들을 꼭 닮아 그림책을 보는 내내 행복한 기분을 들게 합니다.
이제 《날개는 없지만》에서 백유연 작가의 사랑스러움으로 가득 찬 토담이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더없이 순수한 아이들 세상을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