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동 아동문학상 수상의 이붕 작가 신작
나무늘보 를를이는 하루 종일 나무에 매달려 있습니다. 똥은 일주일에 한 번 누지요. 참, 를를이라는 이름은 나무의 팔뚝을 잡고 빙그르르 돌 때, 꼭 ‘를’이라는 글자처럼 보인다고 굵은팔뚝나무가 지어 준 이름입니다.
어느 날, 맑은 연못에 물을 뜨러 가던 청설모가 울면서 나무 근처까지 달려왔어요. 다람쥐가 청설모를 돌보며 이야기를 들어 보니, 맑은 연못으로 가는 길목에 어떤 덩치 괴물이 있다는 거예요!
다람쥐는 도토리를 내어 주고 괴물을 비키게 해 보겠다고 나섰습니다. 토끼는 예쁜 머리띠를 주며 비키게 해 보겠다고 했지요. 하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때마다 괴물은 점점 더 커지기만 했습니다. 그때 여우가 나서서 꼬리로 살랑살랑 간지럽혀서 괴물을 비키게 하려고 했지만 역시 실패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괴물의 이름이 ‘롬롬롬’이란 걸 알게 될 뿐이었어요. 이 상황을 나무 위에서 지켜보던 를를이의 눈에 무언가 들어왔어요. 이 상황을 해결할 방법이 생각났지요. 누구보다 느린 를를이가 빨리빨리 연못가에 가서 괴물을 물리치고 숲속 마을 동물 친구들을 구할 수 있을까요?
책 제목이 왜 〈다시 합창 합시다! 롬롬롬〉이 아닌
〈다시합 창합 시다! 롬롬롬〉일까요? 그리고 ‘롬롬롬’은 무슨 뜻일까요?
굵은팔뚝나무에겐 나무늘보가 나무를 늘 보듬어 주는 존재라서 나무늘보라고 합니다. 팔뚝 가지에 매달려 빙그르르 돌 때, ‘를’이라는 글자처럼 보여서 ‘를를’이라는 이름을 붙여 줍니다. 둘은 둘도 없는 친구입니다. 하지만 숲속에서 나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를를이뿐이고, 를를이를 봐주고 함께 대화해 주는 것도 나무뿐입니다. 모두들 를를이가 느리다고 함께 놀아 주지 않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이 터졌고 동물 친구들이 그것을 해결하지 못해 전전긍긍할 때, 를를이가 나서서 사건을 해결하게 됩니다. 를를이는 거꾸로 매달려 있어서 상황을 뒤집어서 볼 수 있었던 것이지요.
이붕 작가는 한글의 재미난 특성을 살려 이 동화를 썼습니다. 롬롬롬은 과연 무엇이고, 책의 제목은 왜 《다시합 창합 시다! 롬롬롬》인 걸까요? 그리고 덩치 괴물의 정체는 무엇인지, 를를이는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했는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