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바뀐 선생님과 지훈이의 마음 교환 이야기
어린이들은 어른들이 자기들을 이해 못 하고 사사건건 잔소리한다고 불평한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들대로 어린이들이 자기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서로를 공감하지 못하는 데서 시작되는 불편함이다.
공감하려면 그 사람의 경험을 시뮬레이션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그와 똑같은 경험을 해 보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아예 몸이 바뀌어 서로의 입장을 몸소 경험하게 된다. 이보다 더 확실하게 공감할 방법이 있을까?
지훈이는 아침에 교문 앞에서 사탕을 나눠주는 할아버지를 보고 아이들과 함께 줄을 선다. 하지만 지훈이 차례가 되었을 때, 사탕이 떨어지고 만다. 할아버지는 사탕 대신 지훈이에게 낡은 공책을 한 권 건넨다. 그날 일기장을 가져오지 않은 지훈이는 학급 쿠폰을 받을 욕심에 할아버지가 준 공책에 일기를 써서 낸다. 내용은 선생님이 잔소리 대장이라며 자기와 몸이 바뀌어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선생님은 그것을 보자, 아이들이 하도 말썽을 부리니 정말로 몸이 바뀌어 자기 마음을 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때 지훈이가 수학익힘책을 가지러 다시 학교에 왔다가 선생님이 일기장을 검사하고 있는 것을 보고 학급 쿠폰을 미리 달라고 떼를 쓴다. 실랑이를 벌일 때,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리면서 둘은 쓰러지며 정신을 잃는다. 그리고 선생님과 지훈이는 서로 몸이 바뀐다. 선생님은 친구의 병원으로 가 보지만, 의사 선생님도 고칠 방도를 찾지 못한다. 할 수 없이 선생님은 지훈이의 집으로 가고 지훈이는 의사 선생님과 지내기로 한다. 선생님은 지훈이네 집에 갔다가 엄마에게 잔소리를 엄청나게 듣는다. 그리고 지훈이가 아빠와 일 년째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된다. 몸이 바뀐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상대편의 생활을 하게 되는데…….
상대방의 생각과 행동을 고스란히 경험하게 되었으니, 교실에 엄청나게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선생님과 지훈이가 역지사지의 심정이 되었으니 말이다. 몸이 바뀌면서 일어나는 갖가지 해프닝과, 자기 몸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원래대로 돌아왔을 때 일어나는 상황이 몰입도를 높이면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면 어린이들은 함께 지내는 주변 사람들을 한번 돌아보게 될 것이다. 다정한 친구도 있을 터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때 이 책의 선생님과 지훈이처럼 상대편의 처지나 입장이 되어 본다면 이해하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