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이 처음 등장했던 시기에는 최첨단 휴대용품 중 하나였다. 지금은 스마트폰이 우리 시대의 변화를 이야기해 주는 물건이지만, 100년 전에는 만년필이 그런 물건이었다. 따라서 만년필에는 시대의 변화를 보여 주는 요소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 이를 읽을 수 있다면 만년필만이 아니라 역사도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만년필에 빠지면 필연적으로 시대 배경과 역사에도 빠져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_인문이 녹아든 물건
만년필 덕분에 나는 ‘박목월’이라는 우리 현대 문학의 거장이 남긴 작품을 다시 읽었고, 그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선생의 삶을 풍부하게 엿들을 수 있었다. 만년필이라는 작은 물건의 힘이고, 내가 만년필을 계속 사랑하는 이유다.
_박목월 선생과 파커45의 수수께끼
1908년부터 몽블랑 본사는 함부르크의 슈테른샨체(Sternschanze)에 위치했는데, 영어로 번역하면 ‘STAR FORTIFICATION’이 된다. 즉, ‘별의 요새(要塞)’라는 의미다. 화이트 스타는 여기서 유래했다고 한다. 또 슈테른샨체 지역의 상점과 호텔 등에선 종종 하얀 육각별을 로고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_화이트 스타를 둘러싼 논란, 과연 다윗의 별일까?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대척점에 서 있지만, 펜을 고르고 선택하는 것은 닮아 있었다. 만년필이 아니어서 아쉽지만, 두 사람에게는 과시가 필요한 시대에 진하고 굵게 써지는 펠트팁 펜이 제격이었던 것이다.
_김정은과 트럼프는 다르지만 펜은 닮았다
펜 끝이 어느 정도 마모되면서 사용자에 최적화된 상태가 된다. 이렇게 사용자에게 맞춰 길든 만년필은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존재가 된다.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여우처럼 말이다. 이게 만년필의 진짜 매력이다. 오래 사용하면 언젠가는 떠나보내야 하겠지만, 소중히 다룬다면 그 이름처럼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 존재가 만년필이다.
_샛별이 이어 준 황금과 백금의 인연
허리를 세우고 고개를 들고 부드럽게 감싸듯 만년필을 잡는다. 힘을 빼고 겨드랑이에서 팔을 살짝 떼며 펜을 세우는 각도를 45~55도로 한다. 뚜껑을 꽂고 써도 되고 빼고 써도 되지만 펜촉과 일직선으로 꽂으면 마치 넥타이를 한 것처럼 멋있다. 잉크는 정통(精通)한 것을 넣고, 예민한 펜촉을 보호하기 위해 글씨를 다 쓰면 뚜껑은 바로 닫는다. 그리고 애정을 담아 매일매일 써 주면 만년필은 당신의 유일무이한 파트너가 된다.
_Shall we dance?
재클린 여사는 이 라이터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1973년 그녀는 듀퐁에 이런 요청을 했다. “이 라이터에 어울리는 볼펜을 만들어 달라.” 세기의 인플루언서인 재클린의 요청에 듀퐁도 화답했다. 듀퐁은 재클린 여사의 요청에 따라 불을 붙일 때 돌리는 라이터의 롤러roller를 볼펜의 몸통 디자인에 적용했다. 이렇게 탄생한 듀퐁의 볼펜 라인이 듀퐁 클래식(Dupont Classiques)이다.
_유행은 어디에서 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