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인생 괴로울 때 인상 쓰지 말고 글을 쓰라.’라고 한 김민식 PD님의 말씀처럼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고 아픔을 견뎌야 했을 청소년 시기, 사랑의 열병과 이별의 시간, 육아의 혼돈과 고단함, 암 투병의 외로운 순간에 글쓰기는 가장 소중한 친구이자 강력한 치유제가 되었다. 그저 힘들고 괴로울 때마다 끄적거렸던 습관이 지금은 다른 이들에게 글쓰기와 책 쓰기를 돕는 ‘맛있는 글쓰기 여행’, ‘맛있는 책 쓰기 여행’의 강사로 나를 성장시켰다.
가끔 수강생분들이 묻는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요?”
글은 근육을 키우는 일과 같다. 그저 ‘운동해야지.’ 하는 결심으로 근육이 키워지지 않는다. 꾸준히 정해진 시간에 매일 운동을 해야 한다. 글도 그렇다. 우선 완벽히 잘 쓰고자 하는 마음을 버리고,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습관처럼 운동하듯, 밥을 먹듯, 정해진 분량의 글을 매일 쓰는 것이다. 근육이 하루, 이틀, 일주일 운동한다고 갑자기 생기지 않지만, 어느 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근육이 붙고 S자 몸매가 생긴다. 물론 난 아직도 B 라인이다.
우리 아이들은 엄마는 대문자 B가 아닌 소문자 b라고 놀린다.
필요에 따라 PT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운동할 수도 있다. 주변의 글쓰기 도움이 되는 책들도 많고, 책을 쓰고 싶다면 책 쓰기 강좌도, 유튜브에도 숱한 정보가 쏟아진다. 다만 중요한 사실은 내가 꾸준히 펜을 들고 써야 한다는 사실이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신경 쓰이는 마음, 맞춤법, 띄어쓰기도 잠시 내려놓고 내 안의 떠오르는 생각들, 아침에 본 풍경들, 뭐든 꾸준히 흰 여백을 까맣게 채워가야 한다. 일기 쓰기가 최고의 글쓰기 훈련이 되지 않을까? 어느 순간 부담이 아니라 즐기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오히려 그 시간이 없으면 허전하고 불편하고 답답할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마음을 그림으로, 노래로, 운동으로, 요리로 표현한다. 글을 쓰는 사람은 글로 자신을 풀어낸다. 책을 낸 사람이 작가가 아니라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 진정한 작가다.
-본문 72~73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