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름을 지으려면 먼저 해당 사물이나 개념의 본질적 가치를 파악해야 한다. 이름 안에 대상의 특징이나 개념의 핵심적 가치를 나타내야 하기 때문이다. ‘커피잔’이라는 사물의 본질은 ‘잔’이며, 잔에 담을 내용물인 커피를 붙여 ‘커피를 담는 잔’이라는 사물의 특성이 드러난다. 이름을 지을 때도 해당 사물이나 개념의 본질을 파악하고, 거기에 덧붙여진 의미를 반영해야 한다. 이름을 통해 해당 사물이나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구별하고,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다. (25쪽)
은유성이란 간접적으로 비유하는 표현을 뜻하는데, 이는 대상에 대한 보다 풍부한 해석을 유도하고, 상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또 은유성이 높은 정보는 정보 처리자에게 상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 상품 사용의 효용을 효과적으로 예측하게 한다. 그러나 너무 과도하게 모방하면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브랜드의 독자성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61쪽)
모든 명사는 이름이다. 왕가위 감독뿐 아니라 세상에는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 사람들의 관심을 원하는 수많은 사람이 수많은 이름을 만들어낸다. 그 안에서 살아남으려면 눈에 띄는 강렬한 인상을 던져야 하고, 사람들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기 위해 명료해야 하며, 본질을 드러내는 ‘의미’까지 담아내야 한다. 무심한 듯 쿨하게 지어지는 이름들을 보면 대충 지은 듯하지만, 사실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어렵게 지어낸 이름이다. (107쪽)
상징성과 함축성을 겸비해 캐주얼하고 신선하거나 상징성과 구체성으로 산뜻하고 쉽게 다가오는 이름들에 주목해 보라. 이런 조합으로 구분하면 이름 지을 때 고려해야 할 4개의 키워드가 보인다. 상징적 이름은 재미있거나 독특하거나 이야기를 품고 있다. 함축성과 구체성은 둘 다 이름의 대상이 갖는 정체성이나 본질을 의미한다. 이것들을 조합해 보라. 재미있고(fun), 독특하며(unique), 이야기가 있고(storytelling), 본질을 담은(essence) 이름이 된다. 머리글자를 따면 ‘f·u·s·e’가 된다. (123쪽)
현대의 소비 특성을 ‘리퀴드 소비(Liquid consumption)’라고 일컫는다. 주기가 짧고 단시간에 다음 소비로 이동하기 때문에 액체처럼 흐른다는 의미로 지어진 개념이다. 대중 소비가 텍스트 중심에서 짧은 동영상으로 바뀌었으며, 현실과 가상이 결합한 3차원적 콘텐츠가 파생되고 있다. 관객이 마주하는 첫인상이 제목이니 은유나 추상보다는 직접적인 방식으로 영화의 이미지나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 한마디로 돌려 말하지 않아야 한다. (142~143쪽)
‘어리’라는 말은 다양하게 해석된다. 뭔가 부족한 상태나 어린이처럼 아직 여물지 않은 상태를 뜻하기도 한다. ‘얼간이’라는 말은 조금 부족한 결핍을 지닌 멍청한 사람을 일컫는 비속어로 쓰이기도 한다. ‘어리버리’ ‘얼치기’ 등도 비슷한 의미다. ‘어리굴젓’은 그래서 얼간을 한 즉 소금을 많이 치지 않은 굴젓이라는 뜻도 있지만, ‘어리하다’는 말처럼 어수룩하거나 모자라다는 의미로 상대적으로 성장이 덜된 굴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 하나는 ‘어리’가 ‘혀가 아리다’ 같은 ‘매운’ ‘얼얼’하다는 뜻도 있다. 그래서 고운 고춧가루를 묻혀서 담갔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215쪽)
‘어그로’를 끈다는 것 자체가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인터넷 공간에서 소통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많은 사람에게 주목과 관심을 끌기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익명의 공간이다 보니 그런 현상이 더 빠르게 확산되고 휘발된다. 인터넷과 인터넷에 익숙한 세대는 소비를 이끌어 가는 중요하고 핵심적인 타깃이므로, 모든 브랜드는 이들에게 어필되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231쪽)